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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더욱 귀하고 아름다운, 남자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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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귀하고 아름다운, 남자의 눈물

- 강선영 목사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얼마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강인한 남자의 대명사인 강호동 씨가 이른바 ‘폭풍눈물’을 흘려 시청자들의 가슴을 촉촉이 적셨다고 합니다. 방송에서 울지 않는 것이 자신이 세운 원칙인데 자신의 이미지가 손상됐을까봐 걱정했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반응은 강호동  씨의 진한 눈물이 이미지 손상은 커녕 그의 따뜻한 마음씨를 반증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히려 더욱 멋있는 남자로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눈물을 흘려야 할 상황에서 눈물을 억누르는 것이 ‘남자다움’이라고 생각하는 한, 남자들의 마음 속 깊은 외로움은 더욱 쌓여만 갈 것입니다. 남자도 눈물나면 눈물 흘려야 합니다. 울지 않는 동안 억눌러지고 응고된 눈물이 분노의 핵폭탄이 되는 것을 종종 봅니다. 그 무서운 분노가 자녀들과 가족들에게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주는 것도 많이 봅니다.

눈물이 많은 남자가 멋있습니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울지 않아야한다는 생각이 강박적으로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나라 유교적 체면문화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남자가 감정을 표현하거나 자주 눈물을 보이는 것이 남자답지 못하다고 가르침을 받으며 자라난 탓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서러운 일이 있어도, 억울한 일이 있어도, 가슴 아픈 일이 있어도 울지 못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얼마나 ‘눈물 삼키기의 달인’들이 되었던지 눈물이 자신의 내면에 강같이 흐르고 있는데도 인지하지 못하는 남성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며칠 전, 중년의 멋진 남성 한분이 처음 만나는 상담자인 내 앞에서 서러움에 북받친 울음을 토해냈습니다. 아내와 자녀들이 자신을 배척하고 원치 않던 이른 퇴직을 해야 했고, 그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극도의 외로움을 느끼며 홀로 속으로만 눈물을 삼키다 우울증을 앓게 된 남성이었습니다. 그의 슬픔이 건너편까지 얼마나 진하게 전달되어 오던지 나도 저절로 눈물이 났습니다.

남자의 우울증이 훨씬 더 위험하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감정의 억압이 여성보다 더욱 심하기 때문입니다. 수없이 죽음을 생각했고, 한강에 빠지려고 하거나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는 생각도 수없이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폭풍눈물’이 그를 살렸습니다.

“제가 이렇게 힘든 건 아무도 모를 겁니다. (한참 동안 심하게 흐느끼며) 정말 너무 힘듭니다. 죽고 싶어요…(쏟아지는 눈물을 티슈로 닦아내며 심하게 몸을 떨면서) 정말 이렇게 힘들 바엔 죽는 게 나아요….”

남자의 눈물은 가슴 아프지만 가슴 아리도록 아름답습니다. 그렇습니다. 남자의 눈물은 그 어떤 눈물보다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나는 눈물이 많은 남자가 좋습니다. 눈물이 많은 남자는 대체로 마음이 부드럽고 따뜻합니다. 분노를 눈물로 희석시켜 딱딱하고 날선 마음밭을 부드럽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남자들이여. 다른 사람에게 눈물흘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특히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에게는 더욱 더….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감동을 받아서, 마음이 아파서, 긍휼한 마음 때문에, 외로움 때문에, 슬퍼서, 그냥 눈물이 나서…. 그런 많은 이유 때문에 눈물을 흘려야 합니다.

같은 우울증이라도 울 수 있는 우울증과 울 수 없는 우울증이 있습니다. 눈물 한 방울 나지 않는 우울증이 더 무섭고 심각합니다. 소리 내어 울 수도 있습니다. 너무 억눌러진 눈물이 한꺼번에 나올 때 소리가 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소리 지르며 눈물을 흘려도 됩니다. 누가 소리내어 눈물 흘린다고 책망하면 그 사람이 문제이지 당신이 문제는 아닙니다.

요즘 유행처럼 번지는 ‘까도남’의 이미지가 어필하는 것도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따스함이 그 이면에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무턱대고 좋아했던, 눈물 한방울 흘릴 줄 몰랐던 ‘터프’한 남성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따스했던 우리의 구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눈물을 알고 있습니다. 그분이 이 땅에 계실 때 고통받는 우리를 볼 때마다 얼마나 눈물을 많이 흘리셨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분은 우리에 대한 사랑 때문에 한없이 따스한 눈물을 수없이 흘리셨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남자들은 눈물을 흘려야하고 여자들은 눈물 흘리는 남자의 눈물을 닦아주며 함께 울어야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것이 서로에게 이미 새겨진 상처를 놀랍게 치유하게 된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시더라 -요한복음 11:35-”
“예수께서 그 도시를 내려다보시고 눈물을 흘리시며 -누가복음 19:41-”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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