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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억과 감사의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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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6·25 57주년을 맞아 새에덴교회와 W-KICA(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가 참전용사 80여명을 초청, 예배를 드렸다. 지난해 필자가 마틴 루터 킹 국제평화상을 받았을 때 로스앤젤레스 시에서 명예시민권을 줬는데 그곳에서 참전용사 한 분을 만났다. 그런데 그분이 떠듬떠듬한 말로 한국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표현하는데 나보다도 더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것 같아 큰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참전용사들을 한국에 초청하겠다고 약속, 이번 행사를 갖게 된 것이다.

우리 민족이 어찌 6·25의 비극을 잊을 수 있겠는가. 전쟁 사망자 103만541명, 납북자 8만4532명, 실종자 36만3212명, 전쟁과부 50만명, 전쟁고아가 10만명에 달했던 피와 눈물의 역사였다. 우리는 반드시 그날의 수치와 피눈물을 기억해야 한다. 거기에는 엄청난 힘과 능력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야드바셈 전시실에 이런 문구를 새겨 놓고 아직도 수치를 기억하기 위해 노력한다. “망각은 포로 상태로 이어진다. 그러나 기억함은 구원의 비밀이다.”

그렇다. 우리는 반드시 수치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망각하는 백성은 비극적 역사의 포로 상태로 이어질 뿐이다. 더 나은 내일과 창조적 역사, 진정한 평화를 위해 잔혹했던 과거의 상처를 기억해야 한다. 또한 우리 조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피 흘리며 싸워준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감사해야 한다. 감사할 줄 모른다면 어찌 인간이라 할 수 있겠는가. 월미도를 방문했을 때 한 참전용사가 “우리 부대원들이 이곳을 통해 인천에 상륙했다. 그 당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우리 부대원 중에는 유일하게 나만 살아남았다”고 말하는 것을 보았다. 이처럼 미국은 6·25전쟁 때 이 땅에 13만5000명의 피를 쏟았다. 미국과 한국은 피로 맺어진 혈맹관계라는 말이다.

이제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의 비극과 아픔이 없도록 기억과 감사의 영성을 소유하자. 기억과 감사의 영성은 우리를 과거의 어둠과 상처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힘과 능력이 있다. 그러나 망각과 불평은 비극의 전주곡일 뿐이다. 한국 교회가 먼저 기억과 감사의 영성으로 민족의 가슴을 새롭게 하자. 소모적 분열과 다툼이 아닌 창조적 비전을 제시하자. 전쟁의 먹구름이 물러나고 분단의 쇠사슬을 끊고 진정한 평화의 나라를 만들어가자. 그럴 때 지난날 참혹한 역사의 기억은 오히려 미래에 다가올 영광과 축복의 밑거름이 돼 찬란한 민족 부흥의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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