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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언약은 죽음도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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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최근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의 언약도(言約徒) 유적지를 순례했다. 언약도는 ‘카버넌터’(Covenanter)의 역어로 ‘자발적으로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자 또는 무리’라는 말이다.

언약도들은 국왕들이 스스로 교회의 머리됨을 선언하고, 예배 의식을 간섭하고 목회자도 마음대로 임명하려던 때 국교를 탈퇴했다. 그리고 하나님과 결혼언약을 맺은 뒤 저항했다. 이들은 진정한 예배와 교회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가 붙잡혀 결국 ‘지붕 없는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

영국 북부지역, 낮에는 비바람이 불고 저녁이면 눈보라가 몰아치는 곳에서 언약도들은 살이 썩고 추위와 배고픔에 쓰러지면서도 ‘언약’을 놓지 않고 신앙의 순결을 지켰다. 감옥은 지붕이 없고 지키는 사람도 없었기에 얼마든지 도망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가 도망가서 뭐하나? 차라리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고 죽겠다”고 외치고 최후를 맞았다. 언약도의 부인들은 남편의 시체를 수습해 막달렌 교회에서 닦고 그레이프라이어스교회 뜰에 매장했다.

그렇다. 언약은 죽음도 이긴다. 필자는 런던 옥스퍼드 대학으로 가는 빗길에서 아프카니스탄에 억류되었던 배형규 목사의 순교 소식을 접했다. 순간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슬픔을 느꼈다. 연이어 또 한 형제의 순교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정말로 찢어지기라도 한 듯 가슴이 너무 아팠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그들은 평소의 신앙으로 볼 때 언약도들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하나님의 섭리와 언약을 굳게 믿으며 죽었을 것이다.

그리고 남아 있는 형제, 자매들은 비록 언약도처럼 지붕 없는 광야에서 밤을 새우며 온갖 고통스러운 억류의 삶을 산다 할지라도 아브라함이 바라보았을 중동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죽음의 공포와 시련을 이기며 하나님의 언약을 붙잡고 승리하리라 믿는다.

한국에 들어와 보니 국민의 정서가 양분되고 한국교회의 선교 정책을 두고 갖가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물론 이번 사건은 사태의 심각성으로 볼 때 분명 비판받아야 할 부분도 있다.

그러나 이미 두 사람의 젊은 형제가 꽃다운 청춘의 피를 흘렸고 아직도 21명의 아들, 딸들이 억류되어 있다. 또 앞으로도 상황이 어떻게 급변할지 예측할 수 없다. 한국교회는 그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함께 기도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희생과 고난을 한국교회 성장과 선교의 새로운 전화점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우리 모두가 붙잡는 언약은 죽음도 이긴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말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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