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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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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연(소설가)

“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다시 얻었노라 하니 저희가 즐거워하더라” (눅 15:24)

남편의 공부가 끝나 유럽에서 귀국하자, 우리는 작은 집이라도 사기 위해 돈이 필요했습니다. 어머니는 몸이 약한 오빠와 함께 시골에서 살기 위해 이사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죠. 저는 언니랑 기차를 타고 어머니 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돈을 빌리기 위해서였죠. 광주터미널에서 화순 가는 버스를 타고 한 시간쯤 갔지요. 버스에서 내린 뒤 또 한참을 산이 있는 데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먼발치에서 본 어머니 집은 새로 수리를 했지만 주위엔 적막한 산이 둘러 있고, 마을의 집들은 드문드문 떨어져 있어 을씨년스러웠어요. 우리는 반쯤 열려 있는 대문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제법 큰 텅 빈 마당이 어머니의 쓸쓸한 삶을 보여주는 듯했지요. 어머니는 마루에 홀로 앉아서 무언가 기억 속을 헤매는 얼굴로 허공 어딘가를 보고 계셨습니다. “어머니!” 하고 제가 부르자, 그때서야 어머니는 우리를 알아보셨어요.

“아침에 천장에서 큰 거미가 내려와 오늘은 무슨 좋은 일이 일어날 줄 알았어. 너희들이 올 줄 알았다.” 그때 어머니 집에는 전화가 없어 우리는 그냥 내려왔지요. 어머니의 기다림, 그 한없는 기다림… 인생이 이렇게 고독할 수가 있다니…. 거기에다 나는 어머니의 든든한 기둥 같은 돈을 빌리러 온 것이었습니다. 저는 자신이 부끄러워 눈물이 났습니다. 어머니 눈에는 반가워서 눈물이 고여 있었지만, 저는 죄인으로 어머니 품에 안겨 울었습니다.

어머니가 자식을 기다리는 마음, 하나님이 우리를 기다리는 마음일 것입니다. 부모님이 자식의 행복을 바라듯,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지요. 하나님은 죄인인 우리를 안아 주시고 새 힘을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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