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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어느 예술가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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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연(소설가)

“"새 사람을 입었으니 이는 자기를 창조하신 자의 형상을 좇아 지식에까지 새롭게 하심을 받는 자니라"(골3:10)

저의 멘토 같은 L씨의 그림과 조각 작품들이 집안 여기저기에 있습니다. 거실에 걸려 있는 콜라주 작품들을 보면 L씨의 내면을 나타내는 그림들이 다가와 말을 건네는 듯합니다. '형상일기' 같은 작품에서 여자의 고통, 소망, 상처, 고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벽 한쪽에 걸려 있는 그림 속의 두 여자는 붉고 푸른 굵은 눈물을 흘리며 무엇인가 소중한 것을 가슴에 두 손으로 안고 있습니다. 한 여자는 땅을, 다른 한 여자는 하늘을 보며 무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여자들이 눈물 흘리며 가슴에 안고 있는 저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살림살이, 육아, 꿈, 탈출, 돈, 사랑…. 중압감에 싸여 있는 두 여자는 금방이라도 무거운 짐 내려놓고 어디론지 사라져버릴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L씨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작업할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과 시간과 경제적 자립을 스스로 만들어 가며 살았습니다. 명절이 다가와도 자신이 할 일만 간단하게 하고, 남들이 뭐라고 하든지 지하 작업실로 내려가 꾸준하게 작업을 했지요. 한번도 쓰지 않은 자신 속의 에너지를 형상화하기 위해 치열하게 일 중심으로 살았지요.

하나님 사랑과 용기를 갖고 목표를 향해 일관되게 나가는 삶의 태도가 저에게 힘이 되곤 했습니다. 여자가 또 다른 여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이 일어섬, 자신만의 창조적 열매라고 합니다. 한때 된장 고추장을 주고받는 따뜻한 관계를 원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제 L씨의 뛰어난 많은 작품들이 냉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부모들은 딸들을 학업, 운동,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한 알파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키웁니다. 알파걸들이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은 뒤엔 지각변동이 일어납니다. 자기만의 일로써, 자기 세계로 버티고 싶은 여자들에게는 산 너머 또 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재능이 있는 여자들은 남녀의 본질적인 차이와 아이들 교육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행복감, 희망, 믿음입니다. 꿈이 있는 자에게 따라오는 고통을 극복하며,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며 살아가는 지혜가 무엇보다 필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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