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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행복을 소망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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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훈(소설가·소달중 교사)

“돈을 사랑하지 말고 있는 바를 족한 줄로 알라 그가 친히 말씀하시기를 내가 과연 너희를 버리지 아니하고 과연 너희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히 13:5)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 생활필수품의 수가 늘어납니다. 당연한 일이지요. 한편 생각해보면 그만큼 결핍감을 가질 가능성 역시 늘어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질의 소유 정도를 곧 능력의 척도로 생각하고 나아가 행복의 조건으로 등식화하는 세태이고 보면 이는 심각하게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그러나 프아펭이라는 사람은 세 가지만 있으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지요. 첫째는 하루하루 먹을 수 있는 양식이요, 둘째는 몸과 마음의 건강이요, 셋째는 마음에 간직한 희망이라고 말입니다.

작은 일에 감사하며 자족해야만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조선 세종 때 유관(柳寬)이라는 정승이 있었습니다. 어찌나 청렴결백했던지 울타리도 없는 오두막에 살았습니다. 이를 딱하게 여긴 세종이 울타리라도 좀 치고 살라며 권해도 가난한 백성들 이야기를 하며 한사코 거절하였지요. 세종은 결국 관리를 시켜 유관 정승 몰래 갈대발로 울타리를 쳐주라고 명령했다고 합니다. 허술한 집의 방 안까지 다 들여다보여 남이 오히려 민망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해 여름, 장마가 계속되자 유관의 안방 천장에서 비가 줄줄 새어 그냥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답니다. 정승은 다 찌그러진 삿갓 하나를 챙겨들더니 머리에 쓰고 앉아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삿갓이 없는 가난한 백성들은 이 빗속에서 어떻게 지낼꼬?”

톨스토이도 그의 ‘행복론’에서 “행복은 얻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행복은 예금통장 속에 있는 것이 아니고 호화 저택에 둥지를 틀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감사하며 자족하는 마음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작고 여린 그 어떤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행복이란 겨자씨처럼 작고, 들꽃의 흔들림처럼 섬세한 것입니다. 그 작고 섬세한 것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행복을 노래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창문을 드르륵 열 때 아침 공기의 신선함 속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고, 한낮의 가벼운 졸음 속에서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는 시간 속에서도 행복의 은은한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행복은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에게 찾아옵니다. 행복은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무형의 자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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