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암흑기에 필요한 인물

첨부 1


-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

엘리야의 활약상이 그려진 열왕기상 18장을 읽다 보면 오바댜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악한 아합 정권에서 궁내 대신이라는 요직을 맡았다.

아합이 어떤 인물인가? 열왕기상 16장 30절은 아합을 이렇게 악평한다. “오므리의 아들 아합이 그의 이전의 모든 사람보다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더욱 행하여…” 더군다나 아합은 우상을 숭배하던 부인 이세벨의 영향을 받아 나라 전체를 도탄에 빠뜨렸던 구제불능의 인간이었다.

이런 못된 왕 아래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으니 오바댜는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아합에게 빌붙어 사는 기생충 같은 존재라고 손가락질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나님께서는 다르게 평가하신다. 성경은 “아합이 왕궁 맡은 자 오바댜를 불렀으니 이 오바댜는 여호와를 지극히 경외하는 자”(왕상 18:3)라고 말씀한다. 하나님을 그냥 경외하는 정도가 아니라 ‘지극히’ 경외했다고 말씀하시니 얼마나 대단한 칭찬인가? 오바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1983년 대통령 동남아 순방 때 미얀마 아웅산 묘소에서 숨진 김재익 청와대경제수석이 그 사람이다. 그 역시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군사쿠데타에 의해 집권한 독재정권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어느 글에 보니까 당시 대학교수이던 처남과 심각한 논쟁을 벌일 때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나는 전두환 대통령을 위해 일하기보다 대한민국 경제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대통령을 설득하는 것이다. 목표는 대통령이 아니고 우리 경제이다. 우리 경제가 민주화만 된다면 그것은 정치적 민주화의 토대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나의 목표다.”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5공화국 경제가 나름대로 잘 굴러갔던 배경에는 이런 애국적인 경제 전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람을 평가할 때 항상 조심해야 한다. 겉으로는 악한 정권의 하수인처럼 보이는 오바댜 같은 사람도 하나님께 극찬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시대가 어두워서 정직하게 살 수 없다는 핑계도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시대가 어두울수록 조용히 각자에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오바댜와 같은 인물, 김재익 경제수석과 같은 인물이 많이 그리운 요즘이다.

- 출처 : 국민일보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