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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교회를 정죄하는 사명을 받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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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환 목사 (예수비전교회)

교회 개혁을 말하면서 마치 이 땅의 교회가 하늘 위에 떠서 존재하는 것처럼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분명히 본인 스스로가 성경의 원리대로 살아가길 원하고 교회가 성경적인 교회로 서길 원하는 마음을 가지고 말하는 것일 수 있지만 너무 현실에서 동떨어진 것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오히려 개혁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가 있는데 어느 누구도 받아들이거나 동의할 수 없는 상황을 요청하는 것으로 인해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에 대해서조차 귀를 닫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혁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어떤 분의 글을 읽었습니다(처음엔 필명을 적었었는데 혹시 누를 끼칠까 필명을 뺍니다) 그분은 [교회의 땅과 건물을 팔아라]라는 글에게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여기도 교회 저기도 교회... 예수님이 건물 짓는 것이 중요했다면 분명히 건물 지었을 것입니다. 오병이어의 기적 100번만 일으키면 교회 수없이 짓습니다. 문둥병자 중풍병자 눈먼 자 절름발이 고쳐주고 일억씩만 받았더라면 벤츠타고 다니면서 제자들에게 집한 채씩 주고 멋진 신학교에 떵떵거리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얼마전 00방 전도단체에서 신자들에게 돈 받아서 엄청난 교회 짓고 집회마다 돈을 받는 것을 보았습니다. 예수님은 하려고만 하셨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분입니다. 하지만 주님은 건물하나 짓지 않았습니다. 초대교회에도 건물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콘스탄틴이 로마의 국교로 기독교를 받아들면서 태양신전을 본떠서 지은 것이 지금의 교회건물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 지금 한국에 있는 교회 모조리 팔아야 한다고 봅니다. 땅 사고 건물 짓는 것은 절대로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교회는 사람들의 모임인데 건물을 지어서 자꾸 교회가 건물인 것처럼 오해를 합니다. 교회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수없이 늘려 있고 수술 받아야 할 환자들이 그렇게 많고 고아와 과부들이 그렇게 많은데 자꾸 땅 사서 교회만 짓습니다.

제가 평신도교회를 할때 였습니다. 헌금은 40분의 일로 하자. 왜냐하면 너무 부담을 주기때문이다. 40일조가 너무 하다면 안 해도 된다. 헌금을 전부 무기명이다. 그리고 교회에서 나오는 재정을 모두 우리 교회 나오는 가난한 사람과 전도해야할 대상자를 위해 100% 쓰자. 이런 원칙으로 했는데 교인들이 너무 좋아하는 겁니다. 내가 낸 헌금이 바로 나에게 돌아오니까요.

우리가 신나게 헌금해 봤자 거의가 목사님 손으로 들어갑니다. 교회 가난한 사람이 구제받은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제안하고 싶습니다. 이 땅의 교회를 모조리 팔아서 교회의 가난한사람을 돕고 카톨릭처럼 병원도 짓고 학교도 짓고 하지구요. 제가 하는 말이 너무 과격한가요? 제가 늘 꿈꾸는 세상과 교회입니다. 저는 그날이 분명히 오리라 믿습니다.”

윗글은 여러 가지 면에서 모순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마치 어느 누구나 능력을 나타내면 그것을 이용하여 벤츠를 타고 집을 사는 것처럼 말하는데 그것은 일반화의 오류에 빠져든 것입니다. 본인이 경험한 한 교회의 이야기로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요. 솔직히 말해서 밴츠를 타고 추종자들에게 집을 사주는 것이 목적인듯한 목회자들이 다수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름없이 빛도 없이 하나님을 위해, 맡겨진 성도들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또 하나, 한국에 있는 교회 모조리 팔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인 고려를 전혀 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땅 사고 건물 짓는 것은 절대로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다 팔아버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건물 자체가 목적이라면 잘못이지만 건물을 통해 영혼을 구원하고, 하나님께 예배하고, 사람들의 다양한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 목적이라면 건물에 대해 그렇게 펄쩍 뛸 이유도 없는 것이고요.

특별히 제가 우려하게 된 대목은 교회에서 나오는 재정을 모두 교회 나오는 가난한 사람과 전도해야할 대상자를 위해 100% 쓰자고 했더니 교인들이 너무 좋아했다는 대목인데 그 이유로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 나옵니다. “내가 낸 헌금이 바로 나에게 돌아오니까요”라는 부분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수없이 강조하면서 실상 추구하는 것은 사람들이 원하고 기뻐하는 것에 맞춘다는 점입니다. 스스로 모순에 빠진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이왕 시작한 김에 조금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우리가 신나게 헌금해 봤자 거의가 목사님 손으로 들어간다”고 하는데 이렇게 쉽게 단정 짓는 모습에 놀라게 됩니다. 제가 결혼할 때 교회에 다니지 않는 처외삼촌이 “목사 사위를 얻으니 돈 많이 벌겠네. 교회 헌금은 다 목사 것이잖아”라고 했다고 해서 놀랐는데 불신자도 아닌 분이, 그것도 교회 개혁을 열열이 외치는 분이 저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것에 당혹감을 느낍니다.

“이 땅의 교회를 모조리 팔아서 교회의 가난한사람을 돕고 카톨릭 처럼 병원도 짓고 학교도 짓고 하자”는데 카톨릭은 교회 건물을 가지고 있지 않은 모양입니다. 건물이 개신교처럼 많지 않아서 그렇지 각 지역에 있는 성당들은 그야말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데 그 부분은 지적하지 않고 교회 재산 다 팔아 카톨릭처럼 병원과 교회를 짓자고 하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윗글을 쓴 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정말 자신이 말하는 모든 내용들의 근거가 성경에 있으며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어떤 근거와 무슨 기준에 의해 자신의 주장에 힘을 더하고 자신의 주장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교회가 마치 잘못된 것인 양 말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윗글을 쓴 분뿐만 아니라 소위 개혁자라고 자처하는 많은 이들에게 묻고 싶은 내용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이 땅의 교회들이 하나님의 말씀 위에 똑 바로 서길 원합니다. 썩어버린 부분은 도려내야 하며 교회 원래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 나름대로 성경을 연구하면서 교회의 원형이 무엇인가에 대해 찾으려 애쓰는 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심하는 것은 내 기준을 절대화시켜서 하나님의 여러 교회(여럿이지만 하나인)들을 함부로 단죄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확신하는 것은 하나님은 어느 누구도 교회의 정죄자로 세우지 않았다고 하는 것입니다. 개혁과 정죄를 구분하지 모한 채 말해지고 행해지는 모든 것들은 “열심은 있으나 지식을 쫓은 것이 아닌” 모습일 수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윗글(최근에 접한 글이기에)을 언급하였지만 많은 글들 속에서 개혁의 모습 속에 숨은 무지의 형상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신중하지 못하게 휘두르는 칼날은 모두를 다치게 할 수 있음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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