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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상비 속이는 것은 거짓이요 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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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환 목사 (예수비전교회)

후배 목회자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무언가 하소연할 것을 가지고 있는 듯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답답해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후에는 교회로 찾아왔기에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가장 중요한 문제는 사무총회록을 이중으로 작성하는 문제였습니다. 일년 경상비에 따라 총회비가 책정되는데 그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경상비가 축소된 사무총회록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후배 목회자는 그 교회 부교역자로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본인이 사무총회록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거짓된 것을 하나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너무 마음에 걸리고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속상했습니다. 거룩해야할 하나님의 교회가 그렇게 거짓으로 얼룩진다고 하는 것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담임목사님께 그렇게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려보라고도 했습니다.

후배 목회자는 제게 더 놀랄만한 것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 교회가 속한 지방회(노회)의 상당수 교회들이 그처럼 사무총회록을 거짓으로 작성해서 제출한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후배 목회자가 속한 지방회 말고도 지방회적으로 경상비를 축소보고 한 지방회가 있다는 말을 듣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총회비가 너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저 역시도 총회에서 날아온 지로용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6백만 원이나 되는 총회비였기 때문입니다. 선교비를 포함해서 이것저것 지출해야할 것이 많은 우리 교회 입장에서 지금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때가 많은데 6백만이나 되는 총회비를 내려면 고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재정부에 갖다 주어야 하는데 아직 갖다 주지 못한 채 목양실 서재의 책상 위에 놓아두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총회비를 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드는 것은 총회본부의 모습 때문입니다. 총회본부는 분명히 교회에서 낸 상회비로 유지됩니다. 또한 총회의 직원들은 개교회의 헌금으로 먹고 산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회나 총회본부 직원들이 개교회들을 돕기 위해 애를 쓰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개교회들을 위해 총회가 하는 일이 뭔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은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총회를 구조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며 쓸데없이 지출되는 비용들을 최소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 총회본부라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이런 생각은 저만이 아니라 이미 많은 분들이 하고 있는 것이고 그런 생각들이 경상비를 줄여보고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성도들이 정성을 다해 드린 헌금이 가치 있고 소중한 일에 쓰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면 내고 싶을 리가 없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상비를 속인 사무총회록을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명백한 거짓이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낼 것을 다 낸 후 똑바로 쓰라고 요구하며, 총회비를 줄이라고 요청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아니면 차라리 사무총회록을 제출하지 않는 것이 낫고요. 지방회 내에서 한 마디 들을 수 있지만 그래도 양심을 속이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저는 경상비를 축소보고한 교회의 목사님들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 일은 절대로 당회를 통과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장로님들은 담임목사님이 거짓으로 사무총회록을 만들어 보고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장로님들이 마음속으로 당임목사님을 존경하고 신뢰하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결국 경상비 축소보고는 목사님들이 자신의 발등을 찍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장로님들의 태도 역시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담임목사님이 아무리 경상비를 속여 보고하려 해도 장로님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하면서 정직할 것을 요구한다면 어떤 사람이 그 요구를 거절하면서까지 경상비 축소보고를 하겠습니까? 결국 담임목사님이나 장로님들이나 똑같은 것입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하는 말이 정확하게 들어맞는 것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교회는 세상보다 거룩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거룩하시기에 하나님의 백성들의 공동체인 교회는 마땅히 거룩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과 차이가 없이 똑같이 거짓과 불의를 행한다면 그것을 어찌 교회라고 할 수 있겠는지요? 정 총회비를 내기 싫다면 교단을 탈퇴하여 독립교회로 남아 있으면 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할 경우 교단이나 지방회 내에게 뭔가 한 자리 하고 싶은 야망을 가진 이들의 경우 그 기회를 가질 수 없게 될 것이기에 교단탈퇴를 하지 않는다고 하는 말도 들었습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정직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서 그것을 합리화하거나 책임 전가하는 것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힘들더라도 총회비를 속이지 말고 내야 합니다. 아니라면 아예 내지 말고 버텨야 합니다. 총회비를 다 낸 후 제다로 사용되는지 감시하는 것은 거 좋은 일일 것이고요. 다만 속이지는 맙시다. 거룩한 교회를 거짓의 오물로 뒤집어씌우는 추한 행동만큼은 더 이상 되풀이 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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