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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월드컵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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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태화 교수(안양대 기독교문화학)

2006년 독일 월드컵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말도 많고 뒷이야기도 많은 월드컵이었다. 이제 세계인에게 감동과 열정을 심어주고 그 막을 내린 것이다. 개최국 독일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스포츠 축전이었다. 먼저 독일 의사들은 앞으로 심장병 환자들을 약물 외적 방법으로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속수무책이라고 한다. 월드컵에 빠져들면서 즐기는 동안 많은 심장병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약보다 더 훌륭한 효과를 월드컵이 가져다 주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치유가 이번 축구 축전을 통해 이루어졌다. 히틀러를 중심으로 한 나치당이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지만 패전하였다. 그 뒤 연합군이 독일에서 탈나치화 정책을 펴나갔다. 그 중 하나가 독일 정신을 제거하는 일이었다. 그 결과 독일 국민은 군중 집회를 회피하게 되었고,큰 소리로 독일 만세를 부르지 않았다. 또 집단적으로 독일 국기를 걸거나 환호하는 일을 기피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그런 풍경은 나치 시대의 군국주의를 기억나게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나치당은 수많은 깃발을 만들어 거리에 나부끼게 하였고,국민을 대중 집회에 몰아넣으며 이데올로기를 강요했다.

그러는 동안 네오나치(Neonazi)라는 극우파 집단이 독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모욕적인 행동을 하거나 린치를 가하는 일이 종종 일어났다. 독일 국민조차 자국의 극우파를 혐오하는 일까지 생긴 것이다. 네오나치는 대부분 일정한 직업이 없는 청년층으로 구성되었는데 근거 없이 외국인 추방을 내세우며 반사회적 행위를 일삼았다. 그들이 독일 국기를 내세우면서 만세를 부르는 것이 나치주의자들의 모습을 재현하는 것이어서 유사한 행동은 더욱 금기시됐던 것이다.

그런데 과거의 그런 행동은 독일 국민이 참여한 월드컵 응원으로 인해 의미가 전환되었다. 금기시되었던 행동과 기억이 깨끗이 해소되었다고 본다. 독일 전역에 국기가 내걸리고 만세를 환호해도 이제는 나치 시대의 악몽을 기억하는 일이 없어졌다. 축구가 과거 독일의 부담스러운 역사 체험을 치유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포츠에 심리적 역동성이 내재해 있다. 스포츠의 장점을 활용하여 문화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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