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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출 패션이 기가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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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태화 교수

낮 최고 기온이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여름에 들어섰다. 도시 분수는 시원스레 물을 뿜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은 옷이 젖어도 상관없다는 듯 물로 뛰어든다. 냉과류 판매도 급증하고 사람의 등골을 오싹하게 하여 더위를 식혀준다는 납량 공포물도 기승을 부릴 태세다. 바야흐로 더위를 식히기에 온갖 수법을 동원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7월 한여름이다.

그러는 사이 전국의 해수욕장이 개장하므로 성급한 젊은이들은 멋진 수영복과 선글라스를 구매하려 시장을 기웃거린다. 남자는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고 여자는 늘씬한 몸매를 뽐내는,생명이 출렁이는 이 계절에 그동안 옷으로 휘감았던 속내를 드러내놓고 과시한들 누가 탓하겠는가. 하지만 뭇사람들의 양심을 적잖이 불편하게 만드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으니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과다한 노출이 그것이다.

패션은 그동안 기능과 디자인에서 멋지게 봉사해 왔다. 패션이 없었다면 우리의 의상이 얼마나 단조롭고 건조했을까. 패션은 반복되는 일상으로 인해 저조해질 수 있는 기분을 한층 새롭게 해주는 분위기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해왔다. 그래서 패션의 진화는 죄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노출의 수위로 들어가면 우려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그동안 나시,탱크탑,배꼽티 등으로 노출을 위한 진화를 거듭해 온 패션은 문신을 배꼽 아래나 히프 위 아슬아슬한 위치에 새겨넣을 수 있게 점점 과격해지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바지가 흘러내리지 않을까 보는 사람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패션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여름은 노출의 계절이다. 적절한 노출은 싱싱한 생명력을 발산하는 것이기에 오히려 건강해 보인다. 그러나 노출을 위한 노출인지,유혹을 위한 노출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의 노출은 사람들을 정말 어색한 분위기에 몰아넣기도 한다. 나아가 현대에 성폭력 문제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노출이 그 한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짐짓 무시해 버리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런 경우,노출은 유죄에 속한다. 부끄러움을 유발시키고 부끄러움을 무시해 버리는 노출은 분명 지나친 것이다. 노출에도 때와 장소가 있다. 패션의 이름으로 남의 양심에 상처 주는 일은 없을진저. 뜨거운 여름 거리를 활보하는 패션 이기주의의 지나친 노출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겠다. 노출씨,오늘은 조금 자제해 보면 어떠실지….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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