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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프간 피랍 형제들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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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살아계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지난 40여일은 한국 교회에 있어 극심한 고통의 시간이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작은 외신 보도 한 줄에 기쁨과 절망이 오가는 아슬아슬한 긴장으로 지쳐갈 즈음, 두 형제의 죽음 소식에 "아무리 기도해도 응답되지 않는 기도도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 가운데 발표된 피랍 인질 19명의 석방 합의 소식은 말로 다할 수 없는 기쁨과 함께 사랑하는 자녀의 애끊는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믿음에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지나간 교회 역사를 보면 많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려는 데도 불구하고 거짓 고소를 당하고 무고한 핍박을 받고 부당한 죽임을 당하는 경우를 왕왕 볼 수 있습니다. 복음을 위해 전생애를 처절하게 살았던 영국의 목회자 리처드 벡스터(1615∼1691)는 이에 대해 하나님의 백성들은 그들이 당장 당하는 핍박에서 구원받는 문제보다 그들 자신이 핍박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번 일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은 핍박과 고난의 시간이 믿음의 순전함을 증거하는 때요, 가장 위험한 곳이 가장 안전한 자리라는 것입니다. 바로의 감옥은 하나님 앞에 득죄하지 않겠다는 요셉의 순전한 믿음의 증거요, 보디발의 아내의 유혹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자리이자 바로를 만나게 될 가장 완전한 장소였습니다. 바울이 갇혀 있던 감옥은 바울을 죽이려던 유대인들로부터 가장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었던 장소였습니다.

사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진실로 하나되어 기도하였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지만 하나님께서 가장 순수하고 정결한 두 영혼을 한국 교회와 아프가니스탄을 향한 기도의 제물로 받으셨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다 알 수 없지만 우리의 형제 자매들이 억류되어 있던 그 고통과 시련의 자리에 하나님께서 함께 계셨음을 믿습니다. 그리고 순교의 피가 떨어진 그곳에서 하나님의 뜻이 완전하게 이루어질 것을 믿습니다.

저는 이 일련의 과정들이 지난 수년간 평양대부흥 100주년을 준비하면서 우리가 그렇게 기도하고 간구해 온 부흥의 진정한 의미를 뼛속 깊이 고민하고 점검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응답이자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믿음이 무엇인지, 고통과 시련 가운데서 신앙을 지켜나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십자가의 각오 없이 너무나 가볍게 붙여지는 '선교'에 내재된 죽음의 무게를 질 수 있는지….

이제 우리는 영적 동지 의식을 가지고 한 마음으로 모았던 기도의 손길로 더 깊은 사랑을 표현해야 할 것입니다. 그 동안 피랍 가족들 못지않게 힘든 인내와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분당샘물교회 성도와 목사님, 너무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특별히 많은 외교적 난관에도 석방 합의를 이끌어낸 정부 협상단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바라기는 피랍자와 가족들의 아픔을 주께서 친히 어루만져 주시고 믿음 안에서 흔들리지 않고 소망 가운데 잘 이겨나갈 수 있도록 붙들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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