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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랑의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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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흥규(내리교회 목사)

현대인 중에는 애완동물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이들이 있다. 한 TV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룬 적이 있다. 고양이를 얼마나 사랑했던지 남편이 고양이를 아파트에서 집어던지자 따라 죽은 이도 있었다. 애완동물을 사랑하는 것 그 자체는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라면 사람보다 동물을 더 사랑하는, 사랑의 뒤집힌 질서에 있을 것이다.

사랑의 대상도 중요하지만 사랑의 방향 정위가 훨씬 더 중요하다. 더 선한 것은 덜 사랑하고, 덜 선한 것은 더 사랑하는 우리의 왜곡된 의지가 문제인 것이다. 돈과 사업이 아무리 좋기로서니 이웃 사랑보다 앞설 수 없다. 학문과 연구가 아무리 중요하기로서니 가정을 내팽개치고 거기에만 매달릴 수 없다. 권력과 명예가 아무리 귀중해도 가족관계나 이웃관계를 도외시할 정도로 전부는 아니다. 여러 자녀 가운데 어느 한 아이가 아무리 귀엽고 똑똑하기로서니 유독 그 아이만 더 사랑하는 것도 건강치 못하다.

성 어거스틴은 말한다. “의롭고 경건한 삶을 사는 사람은 사랑의 질서를 잘 잡아서 사랑하지 말아야 할 것을 사랑하지 않고, 사랑해야 할 것을 반드시 사랑하고, 보다 적게 사랑해야 할 것을 너무 많이 사랑하지 않고, 어느 한 편을 더 많이 사랑하거나 덜 사랑해야 할 경우 똑같이 사랑하지 않고, 똑같이 사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 쪽을 더 사랑하거나 덜 사랑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당연히 최고의 선이신 하나님을 비길 데 없이 최고로 사랑해야 한다. 만일 창조주보다 피조물을 더 사랑한다면 그것은 방향을 잘못 잡은 사랑이다. 존 웨슬리가 15세나 연하인 소피아 합키와 실연한 것은 유명하다. 합키를 사랑했던 웨슬리였지만 만나고 돌아설 때마다 숙망했던 인디언 선교가 걱정스러웠다. 결국 결별을 선언했는데 그 논리가 중요하다. 자신은 창조주보다 피조물을 더 사랑할 수 없기 때문에 헤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려서부터 하나님 사랑을 최고로 알아온 웨슬리 역시 자기 안에 사랑의 질서가 흐트러지는 것을 제일 두려워했던 것이다.

어거스틴은 부르짖는다. “주여, 내 안에 사랑의 질서를 세워 주소서!” 오늘 우리도 이렇게 기도해야 할 것이다. 더 좋은 선을 버리고 덜 좋은 선을 향하여 떨어지지 않도록. 무엇보다 영원하신 하나님을 제쳐놓고 덧없이 소멸되고 말 세상적인 것을 더 사랑하지 않도록. 그리하여 시들지 않는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기를.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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