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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즐거운 방학을 고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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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태화 (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 교수)

방학이 무섭다. 어떤 부모들에게 방학은 두려운 존재다. 방학이 시작되는 12월 중순이 되면 언론 매체들은 앞다퉈 겨울방학을 보람있게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이른바 캠프를 소개하는 것이다. 적게는 몇 만원,많게는 수십만원에 이르는 어학 문화 과학 예능 극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소개된다. 조금 넉넉한 가정은 자녀들을 해외로 보내기도 한다. 방학은 그런 면에서 학생들에게 자기 계발과 재능을 보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그런데 이런 즐거운 방학이 무섭다는 것이다. 얼마 전 방학에 온라인 게임에 너무 몰두한다며 아이를 타이르다가 지친 엄마가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 엄마는 우울증을 앓았다고 한다. 문제는 방학을 보람있게 보낼 줄 모르는 아이들이 온라인 게임에 몰두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그런 아이들 때문에 적절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 부모들,특히 엄마들이 같은 종류의 우울증에 빠져든다는 것도 문제다. 그동안 많은 시민단체에서 온라인 게임의 중독성에 대해 누차 경고해왔다. 시민단체들은 밤 10시 이후 미성년의 접속을 제한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게임산업 활성화를 부르짖는 정부 정책과 세계 최강의 게임 강국이라는 미명 아래 지금도 대한민국의 건강한 청소년을 실험대상으로 몰아가고 있다.

방학이 아직도 한달 가까이 남아있다. 이런 안타까운 사연은 한 가정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녀들이 보람있게 방학을 보내도록 하기 위해 고심하는 부모들의 한탄이 끊이지 않는다. 게임산업을 증진시키고 세계에 온라인 게임을 수출하려는 대망은 그야말로 깊이 고뇌해봐야 한다. 왜냐하면 이 땅의 청소년들을 온라인 게임의 희생 제물로 삼기 때문이다.

이는 방학을 어떻게 보람있게 보내느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심각한 것은 알코올이나 니코틴 중독과 같이 청소년들이 온라인 게임을 통해 중독과 범죄의 길로 유혹된다는 데 있다. 더 늦기 전에 온라인 게임의 지배와 중독으로부터 방학을 해방시키고 아이들을 해방시켜야 한다. 이 땅의 현명한 기성세대들은 방학이 청소년들에게 정말 즐겁고 보람된 시간이 되도록 고뇌하고 고뇌해야 한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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