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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동원 목사의 시사포커스] 선거 참여와 투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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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

5월은 지방의회 선거가 있는 달이다. 우리는 또 한번 선거 참여를 통해 정치권에 우리의 민의를 전달하고 지방정부 살림을 운영할 일꾼을 선출하게 된다.

어느 사회,어느 공동체나 진보와 보수 세력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이것은 기독교를 포함한 종교권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신앙적으로 보수 성향을 가진 이들이 정치나 사회 참여에는 매우 미온적이라는 사실이다. 왜 그런 의식구조를 갖게 됐는지 궁금하다.

일찍 루터는 2개의 왕국설을 통해 하나님은 교회와 국가 지도자를 따로 세우신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하나님은 교회를 통해 국가의 지도자를 세우시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국가를 통해 교회의 지도자를 세우시는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국가를 통제하던 교황 중심의 세계나 근대에 경험한 교회를 통제하던 전제국가의 상처는 다 같이 인류가 경험한 불유쾌한 비극이었다. 이런 불유쾌한 경험이 교회와 국가의 기능적 분리를 주장하는 이론적 배경이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 중요한 과제는 어떻게 교회와 국가가 각각의 기능적 분리 토대 위에서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서로에게 기여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우선 우리가 종종 사용하는 정교분리라는 개념부터 수정할 필요가 있다. 이 개념의 정확한 오리지널은 교회와 국가의 분리이다. 분명히 교회와 국가는 행정적으로 기능적으로 분리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광의의 정치와 종교는 서로가 서로를 보호하고 도움을 주면서 또한 비판과 감시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종교인도 국가의 시민인 이상 국가의 향방에 결코 무관심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스도교에는 국경이 없지만 그리스도인에게는 국가가 있다는 것은 새삼스런 말이 아니다. 문제는 어떻게 그리스도인들도 정치에 참여할 것인가라는 것이다. 사실상 그동안 보수적 그리스도인의 사회 참여는 사회 봉사 차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까지 여리고 길에서 강도 맞은 사람을 주막으로 데리고 가서 치료하는 일로만 만족할 것인가? 여리고 길에서 계속 강도사건이 일어난다면 이 길의 환경을 바꾸고 여리고 길에 파출소라도 세워야 할 것이 아닌가?

종교인이 평화적으로 정치에 참여하여 나라를 섬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의 하나는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래서 확실한 민의를 정치권에 전달하고 나라의 향방을 결정하는 일에 참여해야 한다. 그래서 일찍부터 우리는 선거혁명이라는 말을 사용해왔다. 선거는 가장 평화로운 방법으로 정권을 바꾸고 정책을 바꿀 수 있는 우리의 주권행사인 것이다. 그러나 선거에 참여하여 우리의 투표권을 행사할 때 우리의 투표 기준은 무엇이어야 하는가는 보다 심각한 질문이다. 만일 그리스도인의 주권 행사에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이 반영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결코 그리스도인다운 주권 행사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리스도인의 투표 기준으로 고려할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첫째는 자유의 신장이다. 하나님은 자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자유로 인한 인간의 반역을 예지하셨으면서도 당신의 형상을 따라 우리를 자유로운 존재로 지으셨다. 우리는 후보들이 종교 교육 등의 자유가 신장되는 정책을 지향하느냐를 반드시 눈여겨보아야 한다.

둘째는 정의의 확장이다. 하나님 나라의 보편적 정의가 사회 모든 영역에 골고루 확산되도록 정책을 펴고 있느냐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그 나라를 바라보면서 말이다.

셋째는 평화의 증진이다. 그리스도인들은 평화의 하나님을 섬기고 평화의 나라를 갈망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투표해야 할 후보가 우리 사회를 그런 평화의 길로 이끌어갈 사람인지를 반드시 짚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 기쁨으로 살아갈 내일을 지향하는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 하나님의 나라는 희락으로 충만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투표하며 이렇게 기도해야 한다. “나라이 임하옵소서”라고 말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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