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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나는 진짜 목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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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나는 진짜 목사인가?


이번 여름 휴가 때에 포항에 있는 동생이 출석하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100명정도 출석하는 작은 교회였는데 예배를 마치고 나올 때에 전도사님이 하시는 말씀이 "목사님이시죠? 담임목사님을 만나시고 가시죠" 해서 본의 아니게 당회장실에 들어가서 약간의 교제를 나누고 나왔습니다.

면바지와 티셔츠 그리고 운동화를 신고 갔는데 사전에 아무런 말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보고 "목사님이시죠?"  하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제 아내는 "목사님이라고 알아주니까 목사님처럼 보이나보죠? 나쁘지는 않지요?" 하고 말했지요. 그러나 그 날 저는 제가 목사님처럼 보인다는 사실이 저를상당히 우울하게 하였고 저를 각성시켰습니다.

저는 청년 시절에 [목사 티 나는 목사님]들을 경멸하였습니다. 저는 신학을 하면서 수도없이 생각하고 다짐한 것이 [목사 티나지 않는 목사]이기를 바랬습니다. 목사다운 목사 그러나 목사 티나지 않는 목사되기를 원했습니다.
거룩하게 보이지만 인간미가 없는 목사님들의 모습을 싫어하였고, 고상하게 보이지만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 그런 목사님들을 경멸하였으며,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참된 경건의 능력은 없는 목사님을 원치 않았습니다.

예수님처럼 사람들과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며 웃는 자와 함께 웃고, 우는 자와 함께 울고 경건의, 거룩의 모양은 없는 것 같으나 참된 거룩과 경건의 능력을 갖춘 목사가 되기를 원하였습니다.
경건의 모습만은 훌륭한 바리새인들은 전혀 경건치 않아(?) 죄인들과 어울려 다니고 히히닥거리는 예수님을 비웃고 흠잡고 할 때 주님은 참 인간미넘치고 사람냄새가 나는 그런 분으로 죄인들을 섬겼습니다.

그런데 나를 처음 본 타교회 교역자가 저를 보고 목사인 줄 알아보다니.....
저에게서 참된 경건의 모습과 영성과 능력이 나타나서일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저에게서 제가 그토록 싫어하고 경멸했던 [목사의 티]  [목사라는 직업의 태도]  [목사라는 이름으로 덮여진 저의 말투, 사용하는 용어, 저의 껍데기 행동거지] 즉,  직업냄새가 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미가 사라지고 사람냄새도 사라지고 엔지니어적인 성직자의 겉모습이 나에게서 풍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너무 제가 싫었습니다.

그토록 닮고싶은 예수님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경멸하고 손가락질한 바리새인의 모습이 되었단 말입니까?
성경에 나오는 바리새인들이 바로 저임을 고백했습니다.

경건의 모습은 점점 세련되어져가는데 참된 영성과 경건의 모습은 사라지고, 목사다운 목사이기보다는 목사 티 나는 목사가 되어 가는 것 같아 동생이 출석하는 교회에서의 충격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사람 냄새나고 인간미나는 목사, 목사 티나지 않지만 목사다운 목사되기를 다시 다짐합니다.

제가 수영로교회에서 사역을 3년째 하면서 늘 잊지 않으려는 생각은 내가 대접받고, 사랑받고, 인정받고, 섬김을 받으려고 이 길을 온 것이 아닌데 하는 마음을 잊지 않습니다. 교구 성도님들이 도리어 저를 섬겨주시고 대접해 주실 때마다  제 초심이 흔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못난 목사를 참아주시고 목사 티나는 역겨운 목사를 목사로 인정해주시고 기도해 주시는 성도님들께 머리숙여 감사를 드리며 기대하시는 대로 목사다운 목사가 되겠습니다.
주님의 평강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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