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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운전 보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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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은성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역사신학) 

여성들이 요즈음 검은 안경을 쓰고 흰 장갑을 하고 운전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멋있다고 여겨진다. 60년대 여성들이 머리칼을 위로 올리고, 검은 안경을 쓰고, 흰색 긴 장갑을 하고 운전하는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나게 한다. 멋있다.

여성 운전자들 가운데 20년가량 오래 전에 운전을 배우신 분들이 계시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20년 안팎으로 운전을 배웠거나 아니면 10년 안팎으로 운전을 배우신 분들일 것이다. 과거의 여성들은 필요에 의해서 배우게 될 때 남편들이 대체적으로 가르친다.

그래서 하는 말이 부부가 운전을 가르칠 때 부부싸움하지 않은 사람들이 없다할 정도로 운전 교습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운전교습이 부부싸움으로 나아간다고 말하면, 아마 독자들 가운데 빙그레 웃으면서 과거에 들었거나 경험했던 이야기보따리들을 펼쳐 낼 것으로 여겨진다.

예를 들면, 심야에 일어나 아무도 보지 않을 듯한 공터에 가서 또는 아파트 공터현장에 가서 여기저기 표시판들을 놓아두고 큰 소리를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고래고래 지른다. “이렇게 하면 어떻게 죽고 싶은 거야!” 해도 해도 안되면, 꾸중을 하도 듣다보니 나중에는 배우는 아내가 화가 치밀어 “큰 소리는 왜 쳐요? 사람이 겁이 나서 어떻게 배우겠어요? 당신은 처음부터 운전을 잘했어요? 소리 좀 낮춰 말해요. 귀가 있으니 다 듣고 있어요. 알면서도 안되는데 난들 어떡해요?” 등등 거센 대화가 오고간다. 이렇게 되면 운전을 가르쳐주거나 배우는데 일단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초기 운전자들은 시야가 주로 앞만 보고 운전한다. 옆으로 보거나 뒤로 보게 되면 그 순간 차가 뒤뚱거리기 때문에 앞만 보고 운전한다. 운전석도 핸들에 가까이 붙여 긴장된 자세로 운전하다. 그러다가 5-6년 운전하다보면, 한 손으로 여유 있게 운전하게 된다. 창문을 열어 팔을 걸치기도 한다. 그리고 앞, 뒤, 그리고 옆 차들을 바로 보면서 여유 있게 운전한다. 요즈음은 휴대폰이 있어 운전에 노련한 사람들이 아니면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운전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두 가지 일을 하면서 운전하는 것은 실력이라기보다는 위험한 일이지만.

운전은 내가 조심하여 운전한다고 해서 안전한 것이 아니다. 초기에는 실수하여 앞차를 받는 경우, 운전 미숙으로 차 옆 부분을 그인 경우, 좁은 길에서 핸들을 돌려 방향을 틀려고 하다가 앞 범퍼나 뒤 범퍼에 상처를 주는 경우, 방향등이 깨어지는 경우, 등등 운전초기에는 많이들 실수 한다. 조금 요령이 생기거나 익숙해지면, 사고나 내 잘못이 아니라 타인의 실수로 사고가 생겨나는 경우가 있다. 운전은 결코 자랑할 수 없는 것이다.

장거리를 운전하기 좋아하시는 분, 밤 운전을 특히 좋아하시는 분, 또는 바다를 보며, 시골길을 운전하기 좋아하시는 분, 등등. 운전 습관이나 운전 취미는 다양하다.

차에 대해서 많이 아시는 분, 모든 차들이 같은 종류로 보이시는 분, 세단 형을 운전할 수 있지만 밴 종류는 하기 꺼리시는 분, 지프차 같은 유틸리티 자동차를 운전하기 좋아하시는 분, 모터사이클을 운전하기 좋아하시는 분 다양하다. 사고 현장을 보고 충격을 받아 운전을 꺼리시는 분, 사고를 내어 다시는 운전하기를 두려워하시는 분, 등등. 운전을 둘러싸고 우리 주위에 많은 이야기보따리들이 쌓여있다.

자동차는 정말 편리하다. 무더운 여름에 운전을 하거나, 비오는 날 운전을 할 때 자동차의 고마움을 느낀다. 무거운 짐들을 실고 이동할 때 자동차의 고마움을 가진다. 아무리 피곤해도 버스나 전철에 복잡하며 시달리는 것보다 운전을 하며 음악을 들으며 되돌아오면, 그래도 시간을 벌 수도 있고 피곤이 덜하다고들 한다. 가족이 오랜만에 여행을 가거나 부모님을 보시고 산소를 갈 때 자동차는 정말 편리한 도구이다.

신앙을 처음 가지는 분들이나 운전을 처음 교습 받는 분들이나 유사한 것 같다. 처음 배울 때 운전대, 즉 핸들만 보인다. 눈만 감으면 운전대가 보인다. 그래서 빨리 가서 운전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남들처럼 멋있게 운전을 할 수 있으면 좋은 마음이 생긴다. 운전면허를 따는 것이 마치 세례를 받는 것처럼 정말 자랑스럽다. 친구들에게 이야기 하여 이벤트를 가지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 정말 기쁘게 소식들을 전한다. 그러고 나면, 중고차라도 사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예산을 궁리한 후, 구입한다.

주님을 처음 만났을 때는 주님만 보인다. 주위에 무엇이 있건, 누가 무슨 말을 하던 주님만 바라본다. 눈을 감아도 주님이 생각난다. 길어 걸어가도 주님이 생각난다. 교회당에 가기 전부터 흥분되고, 앉아있으면 눈물이 앞을 가로막는다. 처음 사랑을 느끼는 순간이다. 무엇을 주고서라도 교회만은 다니고 싶다. 성경을 읽을 때마다 눈물이 앞을 가려 읽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헌금을 드려도 아깝지 않고 봉사를 해도 힘들지 않다.

어떻게 하든 교회 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과 같다. 새벽이라도 일어나 운전하고 싶은 마음과 유사하다 하겠다. 자동차가 비 맞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애처로운 것처럼 처음 사랑을 갖게 되면 교회 걱정이 앞선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바람이 불면, 교회 걱정이 되는 것처럼 비에 흠뻑 젖는 자동차를 아끼게 된다.

처음 자동차를 구입할 때는 광을 내며 아끼다가도 자동차가 점점 흠이 생기면서 문제가 생기거나 나보다 더 앞선 유행의 차가 생기면 자동차를 아끼는 마음이 적어지는 것처럼, 교회생활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교회의 행정을 조금이라도 알게 되어 상처를 받으면, 교회를 옮기고 싶은 마음도 앞서서 교회 출석이 점점 줄어지고,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줄어지고, 나아가서는 교회를 옮기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타 교회를 비교하면서 교회를 제대로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자동차의 형태나 색깔이 다양한 것처럼 신앙 색깔도 다양하다. 자동차 내부를 꾸미는 취미가 다양한 것처럼 신앙생활의 형태도 다양하다.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교회를 행정 할 수 없다.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함을 받은 우리들. 정말 은혜이다. 감사할 따름이고 늘 울어도 눈물로서 다 갚을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지금까지 산다. 그런데 우리의 신앙의 형태가 마치 자동차를 다루듯이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편익을 위해 자동차는 사람이 만든 것이지만 우리의 믿음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라 위에서부터 우리에게 주신 영원하고 영구한 선물이다. 예산을 세워 구입할 수 있는 자동차가 아니라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는 믿음이다.

편익을 위해 선택한 신앙생활이 아니라 감격에 의해 교회를 봉사한다. 필요시 사용하는 기구가 아니라 절대적인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에서 이뤄지는 신앙이다. 신앙생활을 편익을 위해 행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신앙생활은 즐거운 것이다. 주님의 은혜를 받으면. 신앙생활은 감격 그 자체이다. 위에서 오는 기쁨을 받으면. 신앙생활은 삶 자체이다. 주님과 함께 하면.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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