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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목에도 꽃이 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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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수(이랜드그룹 회장)

“당신은 행복합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네,무척 행복합니다”라고 자신있게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다. 언제 질문을 받더라도 나는 그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 중요한 이유가 아내에게 있다. 아내도 이 질문에 나와 똑같은 대답을 하리라 생각한다.

어떤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그것이 없을 때를 생각해 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인데 아내 없는 내 삶은 신앙 없는 인생만큼 상상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아내는 내게 주신 하나님의 가장 큰 선물이다.

나의 이 행복한 결혼생활은 오래 된 것이 아니다. 신혼초에는 다른 사람들처럼 행복했지만 그 이후 회사 일로 매우 바쁜 데다 모범을 보이는 데 초점을 맞춘 내 삶 때문에 아내에게 많은 것이 전가되었다. 결혼 이후 오랫동안 내 모범을 뒷받침하느라 아내는 작은 가게들을 운영해야 했는데 나는 이를 사역자 아내의 당연한 수고로 여겼다. 그리고 아내는 회사와 직원들에게 빠져 있는 내게 ‘미스리(이랜드)와 결혼한 사람’이라며 서운해 했다. 이러한 감정이 오래 쌓인 데다 40대의 권태기가 겹쳐 아내와의 관계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가 이 상황을 하나님께 아뢰고 도움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기도의 응답은 우리가 원하는 시간,원하는 형태로 찾아오지 않는다. 정반대로 하나님은 어려운 형태의 옷을 입혀 해결의 천사를 보내시기도 한다. 2000년 여름 가족이 한달 일정으로 외국에 갔다가 나를 곤란케 하려 했던 어떤 사람들 때문에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다. 아무런 준비나 체류자격 없이 갑자기 외국땅에 머무르게 되었을 때의 어려움은 20년간 직원들과 일하는 데 익숙해진 사람에게는 매우 큰 고통이었다. 이때 아내의 헌신적 수고는 나의 사고와 태도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했고 어려운 삶 속에서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아내의 중요한 위치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고목에도 꽃이 필 수 있는가? 나는 어렵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결혼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누군가가 내게 묻는다면 “하나님께서라면 고목에도 꽃 피우게 하실 수 있다”고 대답하겠다.

나는 요즘 신혼 때보다 뜨겁다. 3년이 넘었으니까 일시적인 감정은 아닌 것 같다. 외출해서도 손을 잡고 다니고 자다가도 손을 잡아주며 하루에 10번은 안아준다. ‘사랑한다’ ‘예쁘다’는 말은 일상어가 되었다. 어젯밤에는 손잡고 눈을 보며 이런저런 긴 이야기를 하다 둘 다 해야 할 일을 못했지만 시간을 잘못 보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나는 얼마전 아이들이 붙여준 ‘닭살부부’라는 별명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당신은 행복합니까? 이 질문에 나는 이렇게 대답하겠다. “네,나는 무척 행복합니다. 고목에 꽃 피우게 해주신 행복의 주인께 언제나 감사 드리고 있습니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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