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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돌아온 남편을 새 부대에 담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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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재 목사(우리들교회)

우유배달 자매의 남편이 드디어 집에 돌아왔다. 잦은 외박이 가출로 이어져 넉달 전 아예 집을 나가더니 설을 지내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듯 슬그머니 집으로 들어왔다. 와이셔츠에 화장품을 묻혀오고 지갑 속에 다른 여자와 함께 찍은 사진을 넣고 다니던 남편이 어디에서 이 겨울을 보내고 왔는지 자매는 캐어묻지 않았다. 직장도 잃고,돈 한푼 없이 돌아온 남편과의 생활이 또 다른 영적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전에는 그랬다고 한다. 툭하면 직장을 때려치우는(?) 남편이 늦잠을 잘라치면 이불을 갠다고 펄럭거리면서 일어나게 하고 들으란 듯이 크게 한숨을 몰아쉬고 노느니 아이라도 봐달라고 떼를 썼다는 것이다. 자매는 자신의 그런 모습이 상한 갈대를 꺾는 것이며 꺼져가는 심지를 끄는 것이었다고 고백했다.

추운 겨울에 아이를 데리고 우유배달을 하며 많은 눈물과 기도 끝에 남편이 돌아왔지만 하나님의 응답은 거기에만 있지 않았다. 남편이 월급을 갖다주면 기쁘고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누워있으면 열불이 치솟던 마음이 말씀 때문에 기쁜 삶으로 바뀌었다. 못나게만 보이던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고 가출까지 했어도 사랑하고 섬겨야 할 대상으로 바뀌었다. 돈이 있든 없든 남편을 섬기고 자기 형편에 순종해서 살려고 결심하니 카드빚 때문에 채무불이행자가 되었던 자매가 누구보다 지혜롭고 성실한 아내가 되어 있었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어려움이 와도 ‘어찌하여,왜’라고 원망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매의 남편이 가정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돈이 최고요 학벌이 최고인 세상의 가치관을 벗어던지고 힘든 남편이라도 섬겨야겠다며 기다렸기 때문에 남편이 없어도 많은 지체들의 사랑과 기도를 받으며 외롭지 않았다. 부어도 부어도 자꾸 늘어나는 새 부대가 되어 하나님의 축복을 넘치도록 담게 된 것이다.

집을 나간 남편이 언제든 들르면 입고 가라고 겨울옷을 꺼내어 깨끗이 다려놓았다던 자매의 나눔을 기억한다. 넉달이 지난 후에야 챙겨놓은 옷을 입고 외출을 했다는 남편. 그의 육적인 방황과 함께 하나님을 떠나 사는 영적인 방황도 빨리 끝마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겨울이 가고 있다. 몸도 마음도 병들어 떨고 있는 우리의 가족,이웃들이 자매의 남편처럼 어서 돌아오도록 기도 드린다. 나를 힘들게 한 사람이라도 사랑으로 그들을 담는 새 부대가 되어 환한 새 봄을 맞고 싶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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