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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 죄를 보는 것이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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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재 목사(우리들교회)

주일 예배를 마치고 H집사님과 오랜만에 마주쳤다. 그동안 교회를 안 온 건 아닌데 왠지 나를 피해 다닌 눈치였다. 요즘 교회에 안 나오는 남편의 안부를 물었더니 “곧 올거예요.” 자신 없는 대답을 한다. “집사님이 더디 오는 만큼 남편도 더디 오는 거 아시죠?” 등을 토닥이며 격려인지,꾸중인지 모를 말을 해주었다. 웃으며 인사를 끝냈지만 돌아서는 집사님의 모습이 내내 마음에 남았다.

그러더니 며칠 후 홈페이지에 H집사님의 나눔의 글이 올라왔다. 그동안 경제적인 고난,남편 때문에 힘든 일들은 나누었지만 정작 자신의 죄는 고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공동체에 죄를 고백하고 주님께 용서받고 싶다고 했다.

H집사님에게는 두 아이를 데리고 부천에서 서울 대치동까지 예배를 드리러 오는 것이 고난이었다고 한다. 목장예배에 가도,양육훈련을 받을 때도 유난스러운 아이들 때문에 제대로 참석하지 못하는 것이 늘 슬프고 속이 상했다. 그래서 지치고 지쳤을 때 임신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두 아이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또 임신하다니…. 남편도 환영하기보다는 고민하는 눈치였다. 피할 길이 없다고 생각한 집사님은 남편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낙태했다. 그런데 낙태 사실을 모르고 있던 남편이 “마리아가 예수님을 낳지 않고 죽였으면 어떻게 됐겠는가. 우리도 아이를 낳자”고 하는 게 아닌가.

결국 이 일로 집사님의 남편은 교회와 목사와 부인을 원망하며 교회에 출석하지 않게 되었다. 워낙 원리원칙을 좋아하고 기성 교회에 대한 비판이 많은 사람이었는데 한순간 잘못된 결정으로 다시 교회를 떠난 것이다. 내가 의롭다고 착각하고 있을 때 주님은 H집사님에게처럼 내 믿음의 현주소를 묻는 사건을 허락하신다. 나는 열심히 교회를 섬기고 큐티하고 기도하는데 배우자는 늘 교회를 비판하고 있으니,내가 의인이고 남편이 악인인 것 같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게 하셨다는 것이다.

아들 압살롬의 반역을 겪을 때 다윗은 “주님,압살롬이 회개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지 않았다. 다윗의 간절한 기도는 “여호와여 나의 죄악이 중대하오니 주의 이름으로 인하여 사하소서”(시25:11)라는 것이었다. 내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것 같아도 주님은 ‘네 죄’가 아니라 ‘내 죄’의 중대함을 보라고 하신다.

우리 중 누구도 죄 없다고 할 사람은 없다. H집사님이 피할 수 없는 자신의 죄 앞에서 무너진 것처럼 우리는 다 장담할 수 없는 인생들이다. 그것을 인정하고 어떤 상황에도 나의 죄악이 중대함을 고백하면 주님이 나를 구해주신다. 내 죄를 보는 것이야말로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다. 요즘 남편을 섬길 때 생색이 전혀 나지 않게 됐다는 H집사님의 고백과 함께 그 가정에 구원의 소식이 앞당겨지기를 기대하며 기도드린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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