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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한 갈대를 끌어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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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재 목사(우리들교회)

교회의 중보기도 일꾼인 P집사님에게는 평생의 기도 제목인 오빠 한 분이 있었다. 친정 6남매의 맏이인 큰오빠는 아버지의 인감도장을 도용해 몇만평의 선산을 날리고 공동명의로 된 문중의 땅을 임의로 처분했으며 조합 빚과 농기계 대금을 갚지 못해 오십이 넘은 나이에 유치장 신세를 졌다. 술을 마시면 재산을 내놓으라며 아버지를 위협해 작은오빠가 지키러 다니기도 했다. 부인의 말도 듣지 않으니 불화가 끊이지 않았고 올케는 툭하면 이혼하겠다고 아이들을 맡기고 가버렸다. 올케와 조카들이 불쌍해 생활비를 돕기도 했지만 변하지 않는 오빠의 모습을 보며 P집사님도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가을,P집사님의 큰오빠가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회복이 어렵다고 했다. 그 때부터 오빠의 구원을 위한 중보기도에 불이 붙었다. 교회와 공동체에 기도 부탁을 하고 최선을 다해 아픈 오빠를 섬겼다. 손 한번도 잡기 싫었던 오빠를 끌어안고 볼을 비비며 눈물로 기도했다. 때마다 말씀을 전하며 예수 안에서는 죽는 것도 아름답다고 천국의 소망을 심어주었다. 하나님의 강권적인 사랑으로 큰오빠는 예수님을 영접했고 10개월 투병생활 동안 큰 고통 없이 지내다 소천했다.

하나님의 사랑은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큰오빠가 불쌍해 같이 교회에 갔던 작은오빠는 그날부터 오후 예배까지 드리며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종손인 큰오빠가 유치장 신세를 지고 암에 걸리니 아버지의 마음이 녹아내려 7대 종손의 제사를 폐하고 예배를 드렸다. 큰오빠의 평안한 임종과 장례식을 통해 친척들에게도 복음을 전하게 되었다. ‘그렇게 험하게 살던 오빠도 예수님을 믿고 천국에 갔다’고 기쁨으로 선포하게 되었다. 평생 온 가족을 괴롭힌 줄만 알았는데 그 오빠가 P집사님 집안의 구원의 통로가 된 것이다. 가장 크게 쓰임받은 것이다.

상한 갈대는 멀리서는 잘 모른다. 가까이 가면 벌레가 먹어서 가만히 둬도 곧 쓰러질 수밖에 없는 존재다. P집사님의 큰오빠처럼 도무지 회복될 것 같지 않아 그만 모른 체하고 싶은 사람이다. 내 인생에서,우리 집안에서 ‘저 사람만 없어지면 살 것 같은’ 그런 사람이다. 주님이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신다는 것은 버려두는 것이 아니고 손을 쓰신다는 것이다. 상한 부분을 철사로,줄로 싸매며 나아가 같이 묶여 있어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다. 가족과 이웃의 구원을 위해 오늘 상한 갈대와 같은 한 사람을 찾아가자. 손 잡기도 싫었던 그 사람을 끌어안고 볼을 비비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자. 예수님을 만나면 어떤 상한 갈대도 구원의 통로,축복의 통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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