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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스포츠로 역사교육을 대신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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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태화 교수

2006년 6월 한국은 또다시 월드컵에 열광한다. 2002년의 4강 신화 재현을 목표로 하면서 ‘대∼한민국’을 다시 외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축구를 향한 열정만 내재해 있는 것은 아니다. 외신은 열광에 가까운 이 현상을 두고 종교적 신드롬의 차원으로까지 표현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민족주의와 깊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월드컵과 민족주의라는 면에서 몇 가지 고민해 보자.

첫째,2002년 4강 진출 결과는 한국인들에게 집단 무의식이 되었다. 당시 우리 국민들은 ‘꿈은 이루어진다’ ‘우리는 할 수 있다’ 등의 응원 구호로 민족적 자존감,단합심을 표출했었다. 이를 역사적 억압과 해방의 한 기제인 역사적 한풀이로 체험했던 것이다.

둘째,스포츠가 민족주의를 선양하는 경우는 오랜 역사를 갖는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단적인 예다. 월드컵 때문에 남미에서는 축구전쟁도 일어났었다. 태극기를 응원 도구로 사용한 젊은 세대들은 애국가를 부르며 눈물을 짓기까지 했었다. 이 얼마나 가슴 뭉클한 사건이었는가.

셋째,먼지 앉은 정보와 암기 위주의 교육에 싫증을 느낀 신세대에게 문화를 통한 체험학습이 중요한 것처럼 스포츠를 통해 민족애와 조국애를 느끼게 한 것은 역사에 대한 훌륭한 감성교육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느 역사 수업시간에 그렇게 가슴깊은 감동이 물결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역사교육은 감성으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지금도 민족의 정체성에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다. 우리의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과제는 아직도 좌우,진보와 보수,공권력에 의한 인권 탄압,친일문제 청산,외세의 새로운 이해 등 구체적인 역사를 분석하고 성찰해가고 있지 않은가. 이런 심각한 상황에 국사가 선택과목으로 바뀌어가고 있으니 말문을 잊게 한다. 이러다간 국어까지 선택과목에 속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스포츠는 역동적이고 힘이 있다. 하지만 축구 야구 골프 등 스포츠를 통해서 민족주의를 고취시키려 하는 의도는 단편적인 효과만 나타낼 뿐이다. 감정에 빠지는 역사 교육은 맹목적 우월주의를 부추길 수 있다. 우리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성찰하고 세계 속에 존재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본질적이고 심도 있는 역사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지금 그 시기를 놓쳐선 안될 것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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