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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마음을 씻으라 / 마 1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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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씻으라> 마15:12-20
새문안교회 2003. 1.26 주일예배
설교 이수영 목사


오늘 본문을 이해하려면 그 앞에 있는 1-11절의 이야기를 먼저 보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권위있는 말씀과 그의 이적 행하시는 능력이 갈릴리로부터 시작해서 점점 더 널리 알려지고 있을 때였습니다. 오늘 본문이 전하는 일 바로 앞서 있었던 세 가지 이적기사가 무엇입니까? 하나는 예수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남자들만 해도 5천 명이 배불리 먹고도 남은 조각이 열두 광주리에 찰 정도가 되게 하신 일입니다. 그 다음에는 바람이 일고 물결이 치는 호수 위를 걸어서 제자들에게 오신 일입니다. 그리고는 예수님께서 손을 대시기만 해도 모든 병자가 다 낫게 하신 일입니다. 이 일련의 행적만 해도 예수님의 명성이 어느 정도에까지 이르렀을지는 가히 짐작할 수 있는 일입니다.

사태가 여기에 이르자 예루살렘의 종교지도자들은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을 것입니다. 나사렛 예수에 대한 백성들의 존경심과 신뢰감이 그 동안 그들이 행사해오던 백성들에 대한 정신적 지배력의 붕괴나 약화를 초래할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을 예루살렘으로부터 갈릴리로 급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들은 예수님의 허물과 약점을 캐내어 그를 공격하고 그래서 예수님에 대한 백성들의 존경심과 신뢰감을 떨어뜨리도록 특명을 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와서 포착한 공격의 구실이 다름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들이 식사하기 전에 손을 씻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2절에 보는 대로 "당신의 제자들이 어찌하여 장로들의 전통을 범하나이까 떡 먹을 때에 손을 씻지 아니하나이다" 하며 싸움을 걸어왔습니다. 여기서 그들은 소위 "장로들의 전통"이라는 것을 근거로 예수님의 제자들을 비난하고 나선 것입니다. 물론 그들이 이 비난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예수님 자신을 겨냥하고 있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런데 "장로들의 전통"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경건한 유대인들은 율법을 지키는 일에 있어서 대단히 진지하고 주의 깊었습니다. 그들은 율법을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가장 위대한 선물이라고 여겼으며 그래서 그 율법을 유대민족이 받았다는 것을 놀라운 특권으로 간주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율법을 소중히 여기고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들은 율법을 바로 지키기 위해서 율법에 대한 정교한 정의와 해석에 열심을 기울였고, 그러다 보니 많은 율법선생들의 가르침이 쌓이게 되었습니다. 그 가르침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 바로 장로들의 전통입니다. 그러므로 장로들의 전통이란 하나님의 율법 그 자체가 아니고 그에 대해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해석과 준행규칙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출16:29에 보면 "일곱째 날에는 아무도 그의 처소에서 나오지 말지니라" 하는 명령이 나옵니다. 이것은 우리가 다 알다시피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께서 광야에서 받아먹게 하신 만나를 거두는 일에 관해 주신 규칙의 일부였습니다. 즉 평일에는 각 사람 당 하루 분량의 양식만 거둘 것이고, 여섯째 날 즉 안식일 전날에는 이틀 분의 양식을 거둘 것이며, 안식일에는 만나가 없을 것이니 거두러 나가지 말라는 지시였습니다. 그런데 광야생활이 끝나고 더 이상 만나가 내리지 않게 된 훗날에도 어떤 경건한 사람들은 "일곱째 날에는 아무도 그의 처소에서 나오지 말지니라" 하신 그 명령에 여전히 유효한 그 어떤 것이 있다고 보고 안식일에는 어떤 짐도 지고 외출하는 것을 금지시켰던 것입니다.

이렇게 장로들의 전통은 하나님의 계명을 지나치게 확대하여 해석하거나 적용하며 하나님의 계명의 진정한 의미를 상실하기 십상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유대인들에게서는 종종 이 장로들의 전통이 율법 자체보다 더 중요하고 권위있게 여겨지곤 했던 것 같습니다. 식사하기 전에 손을 씻으라는 것도 사실 하나님께서 하신 명령이 아니라 사람들이 만든 법규의 하나였던 것입니다.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의 이러한 공격에 맞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옹호하는 소극적 대응이 아니라, 그들이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장로들의 전통 그 자체를 정면으로 공격하는 적극적 대응을 취하셨습니다. 3절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어찌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느냐" 하시며 즉각 정면으로 반격하셨습니다. 즉 그들이 예수님의 제자들을 공격하는 데에 사용한 장로의 전통은 그 자체가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는 것이라는 반격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예를 드신 것이 4-6절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이 이르셨으되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시고 또 아버지나 어머니를 비방하는 자는 반드시 죽임을 당하리라 하셨거늘/ 너희는 이르되 누구든지 아버지에게나 어머니에게 말하기를 내가 드려 유익하게 할 것이 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고 하기만 하면/ 그 부모를 공경할 것이 없다 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하는도다." 이 말씀의 뜻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계명은 부모를 공경하라는 것인데 장로의 전통은 부모를 공경할 필요가 없다고 가르치고 있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즉 어떤 부모가 자식으로부터 받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만일 자식이 드리면 그 부모에게 유익할 물질이나 돈을 그 자식이 "이것은 하나님께 드린 것입니다"라고 선언하면 그 물질이나 돈을 드려 부모를 공양하지 않아도 된다고 장로의 전통은 가르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 전통은 자식들에게 하나님께 드리지도 않으면서 부모에게 드리지 않으려고 하나님께 드려진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부모에 대한 의무를 피할 수 있는 길을 가르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따라서 부모를 공경해야 할 자식의 도리를 버리게 만드는 그 장로의 전통은 부모를 공경하라는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는 것이라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신 것입니다.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 자신은 장로의 전통보다 비교도 할 수 없이 훨씬 크고 높은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면서 사람이 만든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고 당신의 제자들을 비난할 수 있느냐고 예수님께서는 반박하고 나서신 것입니다. 7-9절에서 예수님께서는 그의 제자들을 비난하는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위선자에 불과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외식하는 자들아 이사야가 너희에 관하여 잘 예언하였도다 일렀으되/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 하였느니라."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의 비난을 일축하시고는 무리들을 향하여 말씀하셨습니다. 10-11절을 봅니다: "듣고 깨달으라/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니라."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장로의 전통에 따라 식사 전에 손을 씻는 정결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예수님의 제자들을 더러운 사람 취급했지만, 사람이 더러워지는 것은 그래서가 아니고 입에서 나오는 것 즉 마음 속에 들어있는 것에 의해서 더러워지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 말씀은 정말로 더러운 사람들은 손을 안 씻고 식사하는 제자들이 아니라 마음 속에 악한 생각을 품고 남을 비방하며 해하려고 하는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라고 그를 둘러싸고 있던 무리들에게 가르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을 비난하며 그것으로 예수님을 공격하려던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예수님에 의해 보기 좋게 면박을 당했을 뿐 아니라 수많은 무리들 앞에서 위선자들로 몰리는 뜻밖의 기습을 당하자 크게 충격을 받고 대단히 격분하여 그 앙갚음을 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그 기미를 알아챈 제자들이 조금 겁도 나고 하여 예수님께 와서 한 말이 오늘 본문의 첫 절의 내용입니다. 12절을 봅니다: "이에 제자들이 나아와 이르되 바리새인들이 이 말씀을 듣고 걸림이 된 줄 아시나이까?"

이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이 무엇이었습니까? 13-14절 말씀입니다: "심은 것마다 내 하늘 아버지께서 심으시지 않은 것은 뽑힐 것이니/ 그냥 두라 그들은 맹인이 되어 맹인을 인도하는 자로다 만일 맹인이 맹인을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 "내 하늘 아버지께서 심으시지 않은 것"이란 무엇입니까? 바로 장로들의 전통이라 하는 것들입니다. 그것들은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것이지 하나님께서 주신 계명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13절에서 "심은 것마다 내 하늘 아버지께서 심으시지 않은 것은 뽑힐 것이니" 하신 것은 그 장로의 전통이라 하는 것들은 다 내버려야 할 것들임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14절에서 "그들은 맹인이 되어 맹인을 인도하는 자로다 만일 맹인이 맹인을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 하신 것은 그 장로의 전통이라고 하는 것은 참 하나님의 계명에 대해서 눈을 멀게 하는 것이고 그것을 따르다가는 결코 바른 진리의 길을 갈 수 없으며 다 같이 구덩이에 빠질 뿐임을 가르치신 것입니다.

이렇게 다시 있을지 모르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공격에 개의치 않으시며 예수님께서는 무리들에게 하신 말씀을 다시 한 번 제자들에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본문 17-20절의 말씀입니다: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은 배로 들어가서 뒤로 내버려지는 줄 알지 못하느냐/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나니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니/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요 씻지 않은 손으로 먹는 것은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하느니라."

오늘 본문말씀과 이에 앞서는 이야기들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습니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람이 깨끗해지기 위해서는 마음을 씻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음을 씻는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19-20절 말씀 가운데서 예수님께서 그 예를 들어주셨습니다: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니/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를 더럽게 하는 우리 마음 속에 들어있는 온갖 악한 생각들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남을 죽이고 싶도록 미워하는 심정, 음란한 욕정, 남의 것을 탐하는 욕심, 거짓말로 남을 해치려는 뜻, 남이 잘 되는 것을 참지 못하고 헐뜯기를 즐기는 심사를 우리 마음에서 씻어내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가 결코 깨끗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말씀과 이에 앞서는 이야기는 이러한 본질적인 가르침 말고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진리 그 자체이신 예수님께서 일하시고 하나님나라의 복음의 진리가 선포되는데 이에 두려움을 느끼며 저항하는 세력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은 진리의 회복이고 세상을 치유하시는 역사인데 이를 거부하고 방해하는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은 사람을 변화시키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바로 세우시는 것인데 기득권층의 조직적인 반발과 음모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진리에 맞서 내세운 명분은 장로들의 전통이라는 것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께서 겪으신 이러한 저항은 오늘날의 교회에서도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교회는 진리가 선포되는 곳이며 그 진리에 따르는 변화가 요구되는 곳입니다. 심령의 회개가 있고 사고와 행동과 삶의 전환이 이루어지며 불합리한 제도나 신앙적으로 무의미한 관행의 개혁이 일어나야만 하는 곳이 교회입니다. 그것을 거부하는 교회는 이미 교회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러한 회개와 변화와 개혁을 혐오하고 방해하며 발상의 전환조차도 거부하는 세력이 교회 안에 존재하며 똘똘 뭉쳐 힘을 행사하는 것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즐겨 내세우는 것이 전통이라는 것일 때가 많습니다. 전통은 좋은 것이나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에 스스로를 비추어 돌아보며 끊임없이 고칠 줄 아는 한에서 좋은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일치하지도 않으며 복음의 진리에 근거하지도 않은 관행을 절대시하며 무작정 고수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고집에 불과하거나 그 밑바닥에는 기득권을 지키려는 탐욕과 익숙함 속에만 안주하려는 신앙적 나태가 깔려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금년에 우리는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라는 교회표어를 내걸었습니다. 진리로 거룩하게 되는 것은 우리 자신을 부지런히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세우며 우리의 마음을 씻음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진리는 끊임없이 우리의 심령과 교회 안팎에서 회개와 변화와 개혁과 전환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두려워하거나 외면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거룩하게 되는 것은 우리 마음 속에 가득찬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을 몰아내고 하나님의 말씀과 진리로 채우며 그로 말미암아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 같은 열매가 가득히 맺히게 하는 것입니다. "마음을 씻어라", 이것이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주님의 명령으로 들려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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