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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부모를 경외하라 / 레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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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경외하라
레19:1-4
새문안교회 2003. 5.11 주일예배
설교 이수영 목사

오늘 본문으로 시작되는 레위기 19장은 가장 고도로 발전된 구약성경의 윤리를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지는 부분입니다.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거룩한 백성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이 레위기 19장보다 더 잘 설명하는 곳은 성경 전체에서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그 첫 두 절인 1-2절은 이 19장 전체의 서론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에게 말하여 이르라 너희는 거룩하라 이는 나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 거룩함이니라." 이 서두에서는 이스라엘이 거룩한 백성이 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거룩하라"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왜 거룩해야 하는지 그 이유도 밝히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거룩하시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너희는 거룩하라 이는 나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 거룩함이니라." 이 명령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명령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명령이기 때문입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1) 했습니다. 이 하나님의 명령은 모든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신 명령이며 따라서 모두가 지켜야 할 명령입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에게 말하여 이르라" 했습니다.

3절 이하 19장 전체는 하나님에 대한 이스라엘의 신앙적 의무와 그들의 삶에 있어서의 인간관계의 온갖 도리들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스라엘의 거룩함은 그 속에 인간의 모든 관계와 활동을 두루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이스라엘의 거룩함은 추상적인 용어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의 모든 바른 관계의 실천을 가리키는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레위기 19장은 37절의 "너희는 내 모든 규례와 내 모든 법도를 지켜 행하라 나는 여호와이니라"는 말씀으로 끝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19장을 시작하는 말씀인 "너희는 거룩하라"는 말씀에 상응하는 말씀이라 볼 수 있습니다. 즉 어떻게 하면 거룩하여질 수 있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모든 규례와 법도를 지켜 행하는 것이 거룩하여지는 길임을 가르치시는 말씀입니다.

"거룩하다"는 말의 뿌리에는 "분리"라고 하는 기본적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너희는 거룩하라 이는 나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 거룩함이니라" 하신 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타민족들과는 달라야 할 것을 요구하신 것으로 이해해야 하는 말씀입니다. "너희는 내 모든 규례와 내 모든 법도를 지켜 행하라 나는 여호와이니라" 하신 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타민족들과 다를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임을 가르치신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말씀입니다.

레위기 19장이 제시하는 모든 규례와 법도, 즉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명령대로 거룩하여지기 위하여 지켜야 할 것들 가운데 제일 먼저 언급된 것이 무엇입니까? 본문 3절에서 보듯이 "너희 각 사람은 부모를 경외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주목할만한 것입니다. 이 명령은 출20:1-17에서 보는 대로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형태의 10계명에서는 다섯 번째로 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제5계명이 오늘 본문이 들어있는 레위기 19장에서는 제일 먼저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10계명을 크게 하나님을 대하여 지켜야 할 계명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켜야 할 계명 두 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직접적으로 하나님을 향한 계명들보다도 "너희 각 사람은 부모를 경외하라"는 명령이 앞서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3절 하반절과 4절을 다시 보면 "나의 안식일을 지키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너희는 헛된 것들에게로 향하지 말며 너희를 위하여 신상들을 부어 만들지 말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했습니다. "나의 안식일을 지키라"(3)는 것은 제4계명입니다. "너희는 헛된 것들에게로 향하지 말라"(4)는 것은 제1계명에 해당됩니다. "너희를 위하여 신상들을 부어 만들지 말라"는 것은 제2계명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다 "네 부모를 경외하라"는 명령 다음에 오고 있다는 사실은 무엇을 우리에게 말해줍니까?

그것은 하나님의 백성의 거룩함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부모를 경외하는 것은 하나님을 향한 경건의 가장 대표적인 행위라는 것입니다. 안식일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제 부모를 경외할 줄 모르며 지키는 안식일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직 하나님만을 섬기며 그 하나님을 어떤 형상으로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도 부모를 경외함이 없이는 참된 경건이 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부모를 경외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것임을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부모를 "경외하라"는 것은 부모를 "공경하라" 또는 "존경하며 사랑하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경외한다는 말로 옮겨진 히브리어 동사는 정상적으로는 하나님을 그 대상으로 하는 말입니다. 하나님을 대상으로 하는 말이 부모에게도 사용되었다는 것은 부모에 대한 공경이 사람에게 있어서 얼마나 크고 중한 도리인지를 시사하는 것입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있어서는 부모의 존재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고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바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하나님의 방편인 것입니다. 그래서 어려서의 부모님공경은 나중에 커서 하나님을 경외하도록 이끄는 가장 자연스럽고 훌륭한 훈련입니다. 아이들이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왜 당연한 것입니까?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우리를 지으시고 지금까지 살게 하신 창조주요 섭리주이십니다. 따라서 그 창조주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은 인간의 마땅한 도리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모든 인륜의 근본일 뿐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되는 첫 걸음입니다. 이것은 결코 부모사랑이 하나님사랑보다 앞서며 더 중요하다는 말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진정 거룩해지고 정말 하나님을 경외하는 백성이 되기 위한 실제적인 길이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그래서 단지 인륜이 아니라 천륜입니다.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고 하나님 자신을 경외하는 것에 가장 가까이 가 있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부모의 존재가 이러하다면 우리는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어떠하거나, 신체적 정신적 상태가 어떠하거나에 상관없이 존경과 사랑으로 대하여야 합니다. 그것은 모든 인간적 의무와 책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제5계명에는 복주심의 약속이 덧붙여져 있습니다. 신5:16에서는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명령한 대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고 복을 누리리라" 했습니다. 잠언은 부모공경의 마땅함과 복됨을 여러 가지로 말하고 있습니다. 잠1:7-9에 보면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 내 아들아 네 아비의 훈계를 들으며 네 어미의 법을 떠나지 말라 이는 네 머리의 아름다운 관이요 네 목의 금 사슬이니라" 했습니다. 여기서도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과 "아비의 훈계를 들으며 어미의 법을 지킴"을 아주 긴밀한 관계 속에서 나란히 언급함으로써 부모공경이 하나님경외만큼이나 고귀함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모공경은 우리에게 "머리의 아름다운 관이요 목의 금 사슬" 같다는 것입니다. 잠6:20-23에서는 "내 아들아 네 아비의 명령을 지키며 네 어미의 법을 떠나지 말고 그것을 항상 네 마음에 새기며 네 목에 매라 그것이 네가 다닐 때에 너를 인도하며 네가 잘 때에 너를 보호하며 네가 깰 때에 너와 더불어 말하리니 대저 명령은 등불이요 법은 빛이요 훈계의 책망은 곧 생명의 길이라" 합니다. 부모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은 우리의 삶의 등불이고 빛이며 길이라는 것입니다. 잠10:1에서는 "지혜로운 아들은 아비를 기쁘게 하거니와 미련한 아들은 어미의 근심이니라" 하며, 잠17:25에서는 "미련한 아들은 그 아비의 근심이 되고 그 어미의 고통이 되느니라" 하고, 잠23:22에서는 "너를 낳은 아비에게 청종하고 네 늙은 어미를 경히 여기지 말지니라" 경고합니다.

그런데 레19:32의 "너는 센 머리 앞에서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며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이니라" 하신 말씀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하시기에 앞서 "너는 센 머리 앞에서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며" 하신 것입니다. 어른을 공경함이 없이 진정 하나님을 경외한다고 말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우리 각자의 부모를 가리키신 것이 아니라 무릇 머리가 세고 주름잡힌 얼굴을 지닌 모든 어른들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각각 자기 부모들만 공경할 뿐 아니라 공동체의 모든 어른들을 공경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임을 가르치신 말씀이라고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남의 부모도 내 부모처럼 공경하는 것이 하나님나라 백성의 공동체의 도리라는 것입니다. 모든 어른들을 어른으로 모실 줄 아는 사회가 거룩하고 건강한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경로사상이 복된 사회의 근본이라는 것입니다. 각 분야에서 한국사람들은 기본이 안 되어있다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그 기본을 튼튼히 하는 첫 단추가 경로사상인 것입니다. "센 머리 앞에서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할 줄 알아야 바로 된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그것 잘 행하는 사람이 다른 일도 바르게 할 수 있고 하나님도 바로 섬길 줄 알 것이라는 말입니다. 연로하신 어른들의 고충과 소외감을 잘 헤아리고 덜어드리기를 힘쓰는 공동체가 아름답고 성숙한 공동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 사회는 경로정신이 점점 죽어가고 있는 사회입니다. "부모를 공경하라"는 명령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는 이 경로정신을 되살려야 하는 책임이 주어져 있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 새문안교회와 우리 새문안의 성도들이 이 경로정신을 잘 살리고 실천함에 있어서 한국교회의 본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랜 세월을 가정을 위하여 사회를 위하여 교회를 위하여 하나님을 위하여 바친 어른들이 연로하셔서도, 비록 은퇴를 하셨어도, 우리 교회에 오시기만 하면 존경을 받으시며 품위를 지키실 수 있으며 보람을 느끼시며 기쁘게 지내실 수 있는 교회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노후가 두렵지 않고 의지가 될 수 있는 교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듯이 어른들을 공경하는 우리 교인들이 되기를 원합니다. 지금까지는 특별한 시설이나 사업이 없었으나 앞으로 그런 일을 구체화할 수 있는 시설과 사업이 생겨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어버이주일을 맞아 이러한 경로정신을 한번 생각하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 정신이 우리 교회의 특징이 되고 체질이 되도록 하는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연구와 계획이 이루어지며 머지않아 하나씩 하나씩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이 일을 위하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기도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일을 위하여 우리에게 선한 뜻과 뚜렷한 비전과 뜨거운 마음과 그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힘과 지혜를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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