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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첫 마음을 잊지 말자! (창 28: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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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마음을 잊지 말자
(창 28:16-22)

우리는 이미 야곱의 인생 이야기를 잘 알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야곱이 아버지 이삭을 속이고 자신의 형 에서 대신 장자가 받아야할 축복을 가로챈 후에 형의 보복이 두려운 나머지 멀리 하란에 있던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망했습니다. 하란까지 가는 도중에 해가 저물어서 광야에서 돌을 베개 삼아 잠을 잤습니다. 그런데 꿈에 하늘까지 닿는 사다리가 보이는데 하나님의 천사들이 그 사다리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만이 아니라 그 위에 하나님께서 서서 말씀하시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것은 야곱으로 하여금 그의 할아버지 아브라함과 아버지 이삭에서 약속하신 것을 이루는 축복의 통로가 되게 하시고, 다시 아버지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그의 길을 인도하시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꿈에서 깨어난 야곱은 비로소 하나님께서 자신과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일찍 일어난 야곱은 베개 했던 돌을 가져다가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그 곳 이름을 ‘벧엘’이라고 불렀습니다. 여기서 벧엘이란 ‘하나님의 집’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야곱은 여호와가 자신의 하나님이 되고, 자신이 세운 그 돌이 하나님의 전이 될 것이며, 모든 것에서 십일조를 하나님께 드리겠다는 서언을 하게 됩니다.

저는 오늘 본문의 사건이 유달리 파란만장했던 야곱의 인생에서 그가 겪었던 수많은 사건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다고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야곱이 그의 인생에서 가장 처음으로 하나님을 개인적으로 만난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이 있기 전까지 야곱에게 있어서 하나님은 단지 할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나님,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사건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드디어 야곱의 삶으로 들어오셨고, 드디어 아브라함과 이삭의 하나님만이 아니라 야곱의 하나님이 되셨던 것입니다. 야곱의 인생은 어머니에게서 나면서부터 시작되었지만, 벧엘에서의 하나님과의 감격적인 만남을 전환점으로 해서 야곱은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을 비로소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그것은 야곱의 인생에 있어서 참된 시작이었습니다.

세월이 한참 흘러서 야곱이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점점 부자가 되어가면서 외삼촌과의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야곱을 대하는 외삼촌의 태도가 점점 달라져 갔습니다. 야곱이 그처럼 곤경에 처해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벧엘에서 야곱에게 약속하셨던 것처럼 그의 삶에 직접 개입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네 조상의 땅,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야곱은 외삼촌의 딸들인 자신의 두 아내를 설득하면서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이렇게 지시하셨다고 진술했습니다. “나는 벧엘 하나님이라 네가 거기서 기둥에 기름을 붓고 거기서 내게 서원하였으니 지금 일어나 이 곳을 떠나서 네 출생지로 돌아가라”(창 31:13)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벧엘의 사건을 기억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야곱은 그 사건을 잊어버리고 살았다는 데 있습니다. 그 증거는 그가 외삼촌을 떠나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야곱은 형 에서와 극적으로 화해한 후에 곧장 벧엘로 가지 않고 숙곳을 거쳐서 세겜 땅에 정착했다는 것입니다. 만일 야곱이 벧엘의 사건을 기억했다면 그는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가정 먼저 벧엘로 가야했습니다.

그런데 야곱은 벧엘로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습니까? 불행히도 야곱의 딸 디나가 그 땅의 추장인 세겜에게 강간을 당하게 됩니다. 세겜은 디나와 혼인하기를 청했지만 야곱의 아들들은 복수를 위해 할례를 받아야만 혼인을 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세웠고, 세겜 남자들이 할례를 받고 고통스러워할 무렵 시므온과 레위가 세겜 남자들 모두를 살해했습니다. 야곱은 그 일로 인해 주변 족속들이 자신들에게 보복할 것을 무척이나 두려워했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야곱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서 거기 거하며 네가 네 형 에서의 낯을 피하여 도망하던 때에 네게 나타났던 하나님께 거기서 단을 쌓으라 하신지라”(창 35:1)

그 말씀을 듣고 야곱은 가족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자 나의 환난 날에 내게 응답하시며 나의 가는 길에서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께 내가 거기서 단을 쌓으려 하노라”(창 35:3) 그 길로 야곱은 가족들을 이끌고 벧엘로 갔습니다. 곧장 가야했던 길을 멀리 돌아서 상처투성이가 된 채로 야곱은 자기 인생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처음으로 경험했던 그곳 벧엘에서 하나님께 단을 쌓습니다.

여러분은 야곱의 인생에서 일어났던 이 일련의 사건들을 바라보시면서 어떤 것을 느끼셨습니까? 저는 이런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너의 시작을 잊지 말아라!” “너의 첫 마음을 잊으면 안 된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외삼촌 라반으로 도망하던 중, 벧엘에서의 하나님과의 만남은 야곱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으며, 그것이야말로 그의 신앙의 여정의 진정한 첫 시작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시작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셨으며, 결코 그 시작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야곱이 곤경에 처하고, 어려움을 만났을 때,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벧엘을 기억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야곱이 곁길로 나아가려 할 때, 하나님께서는 야곱에서 벧엘로 돌아갈 것을 원하셨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야곱이 그의 첫 시작과 첫 마음을 잊지 않기를 바라셨고, 또한 그 시작에서 야곱에게 주셨던 하나님의 약속과 하나님께 드렸던 야곱 자신의 약속을 잊지 않기를 원하셨으며, 그 시작에서 야곱을 만나주셨던 하나님께서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그 시작과 동일하게 변함이 없으신 분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야곱은 끈질기게 벧엘로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의 첫 마음을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후, 그는 사랑하는 딸이 강간을 당하고, 믿었던 아들들은 냉혹한 살인자가 되어서 학살을 저질렀고, 주변 족속들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에 떨어야 했던 참혹한 삶의 위기를 겪으면서 그 때서야 벧엘을 다시 기억하게 됩니다. 그는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그의 삶이 만신창이가 된 후에야 비로소 벧엘로 발걸음을 돌이키게 됩니다.

앞에서 벧엘은 ‘하나님의 집’이라는 뜻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가 인생의 위기를 겪을 때, 돌아갈 수 있었던 곳은 오직 하나님의 집 곧 벧엘, 그 곳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큰 축복입니까?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육신의 아비집은 사라집니다. 더 이상 돌아갈 곳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집인 벧엘은 언제나 야곱을 위해서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창세기 35장에 보면 야곱이 그곳을 다시 찾았을 때,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다시 한 번 하나님의 언약을 상기시켜 주셨고, 야곱은 하란으로 도망하던 그 때와 같이 돌을 세우고, 기름을 붓고, 그곳 이름을 벧엘이라 불렀습니다. 야곱은 첫 마음으로 돌아와서 다시 시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부부 관계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처음 만나서 사랑했을 때, 그 애틋하고 설레었던 첫 마음을 잊어 버렸기 때문에 살아가면서 부부 사이가 점점 무덤덤해지고 멀어지는 것 아닙니까? 처음 사랑하면서 함께 나누었던 수많은 약속과 다짐들 … 그 소중한 첫 마음을 잊어버렸기 때문이 아닙니까?

우리가 소유한 물질도 마찬가지입니다. 난생 처음으로 자기 집을 가져본 사람들은 그 감격과 감사가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그 첫 마음을 잊어버리고, 더 크고, 더 좋은 집을 동경하게 됩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결혼하고 참 어려운 목회자의 신혼살림을 살면서 교회에 출퇴근을 하기 위해 어렵사리 마련한 차가 흰색 ‘티코’였습니다. 얼마나 좋았던지 차 페인트가 벗겨질 만큼 매일매일 세차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얼마 후, 조금 더 큰 차로 바꾸고 나니까 티코는 차 같지도 않았습니다. 첫 마음을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비단 그것만이겠습니까? 우리가 가진 보이는 또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이 다 그렇습니다. 우린 너무나 첫 마음을 쉽게 잊어버립니다.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에게는 저마다 벧엘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처음 만난 곳, 신앙의 여정을 시작했던 그 감격스러웠던 시작이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변함없이 그 시작을 기억하시며, 그 시작과 동일하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변하기 쉽습니다. 그 시작을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어려움을 당하거나, 곤경에 빠지거나, 절망에 빠질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그러셨던 것처럼 우리 각자의 벧엘을 기억하기 원하십니다. 그리고 그 첫 마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기를 원하십니다.

왜 부활하신 예수께서 가장 먼저 갈릴리로 제자들보다 먼저 가셨습니까? 그 갈릴리가 제자들에게는 벧엘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는 실의에 빠진 제자들을 그곳에서 만나시고, 그들의 첫 마음을 회복시키시며, 새로운 시작을 주시고 싶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처음 사랑을 잃어버렸다고 주님께 책망 받은 에베소 교회처럼 첫 마음을 잊어버렸을지라도 언제나 우리 각자에게 다시 돌아갈 벧엘이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사실은 우리 중에서 가장 부끄러운 사람이 한 사람 있습니다. 바로 저입니다. 제가 1998년도에 뉴질랜드에 와서 한 가정과 함께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한 가정뿐이라는 소식을 한국에서 듣고 참 많이 망설였습니다. 제 자신이 교회를 개척할만한 그릇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교회를 개척하기 위한 준비도 전혀 되어있지 못했으며, 경제적으로 아무런 보장도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도 아닌 외국에서 단 한 가정과 함께 교회를 개척해야 한다는 것을 결정하기가 어디 그리 쉬웠겠습니까? 많이 망설이고, 많이 고민하고, 아내와 이 문제로 참 많이도 다투면서 새벽에 기도하던 중에 하나님께서 약속의 말씀을 주셨는데 그것이 바로 오늘 본문인 창세기 28장입니다.

모든 여건과 상황들이 저를 뉴질랜드에 갈 수밖에 없도록 급박하게 전개되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제가 용기를 내어 이곳에 올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창세기 28장을 통해 주신 하나님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뉴질랜드로 향하는 제 첫 마음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단 한 가정이라 할지라도 목회자인 나를 필요로 한다면 그 한 가정을 위해서 그곳이 어디든 가야만 한다.’ 1998년 6월 18일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오클랜드 공항에 내리면서도 저는 마음속으로 그렇게 다짐했습니다. ‘이 땅에서 단 한 가정으로 시작해서 단 한 가정으로 내 목회를 끝내게 되더라도 나는 그 한 가정을 위해서 참된 목회자로 끝까지 서 있어야 한다.’ 그것이 저에게는 벧엘이었습니다.

그런데 만 5년이 조금 더 지난 지금의 제 마음을 들여다보면 그 때의 첫 마음을 잊어버린 것이 분명합니다. 단 한 가정을 위해서라도 내 사명을 다해야 한다는 첫 마음을 잊어버리고 지금은 왜 교회가 더 부흥하지 않는지, 왜 성도들이 더 늘어나지 않는지 고민합니다. 단 한 가정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목회자가 되겠다던 첫 마음을 잊어버리고, 내게 필요한 사람들이 누구인가를 먼저 찾고 있습니다. 단 한 가정이라도 천하와 바꿀 수 없이 귀하다는 첫 마음을 잊어버리고, 사람들이 교회에 들고 나는 일에 무감각해져서 있습니다. 상처 받은 사람들을 싸매고 돌보아야 한다는 첫 마음을 잊어버리고, 그 동안 여러 번 어려운 고비들을 이겨오면서 제가 받은 상처만 아파합니다.

저는 하나님 앞과 여러 성도들 앞에서 참으로 부끄러운 목회자입니다. 저는 처음엔 제가 유능하지 못해서, 재능이 부족해서, 능력이 없어서, 실력이 없어서, 어리석고 둔해서 부끄러운 목회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중에 오늘의 설교를 위해 기도하면서 하나님께서는 제가 첫 마음을 잊어버렸기 때문에 부끄러운 목회자라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이 시간 하나님과 성도들 앞에서 진심으로 회개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참된 교회가 어느새 창립 5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와 함께 교회를 세우는 일에 여러분 모두 참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성도 여러분 한 분 한 분에게 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러나 참된 교회로 가는 길은 이제부터가 시작일 뿐입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에게 호소합니다. 우리 첫 마음을 잊지 맙시다. 우리 각자의 첫 시작을 잊지 맙시다. 때때로 우리가 연약하여 실패하거나 곁길로 갈 수도 있지만 그 때마다 우리의 첫 시작, 첫 마음으로 돌아가서 용기 있게 다시 시작합시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벨엘의 하나님이시며, 예수께서는 언제나 갈릴리의 예수가 되어주실 것입니다. 첫 마음, 그 소중한 시작을 결코 잊지 말고, 그 마음 그대로 이제 새롭게 시작되는 참된 교회의 길을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우리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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