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가정의달] 내게와서 쉬라 - 주님의 가정 (사 12:1-6, 골 3:12-17, 마..

- 설교 : 박종화 목사 (경동교회)

<구약의 말씀: 이사야서 12: 1 ~ 6>
  그 날이 오면, 너는 찬송할 것이다. "주님, 전에는 주께서 나에게 진노하셨으나, 이제는 주의 진노를 거두시고, 나를 위로하여 주시니, 주께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은 나의 구원이시다. 나는 주를 의지한다. 나에게 두려움이 없다. 주 하나님은 나의 피난처, 나의 방패, 나의 구원이시다." 너희가 구원의 우물에서 기쁨으로 물을 길을 것이다. 그 날이 오면, 너희는 또 이렇게 찬송할 것이다. "주께 감사하여라. 그의 이름을 불러라. 그가 하신 일을 만민에게 알리며, 그의 높은 이름을 선포하여라. 주께서 영광스러운 일을 하셨으니, 주를 찬송하여라. 이것을 온 세계에 알려라. 시온의 주민아! 소리를 높여서 노래하여라. 너희 가운데 계시는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은 참으로 위대하시다."

<서신서의 말씀: 골로새서 3:12 ~ 17 >
  그러므로 여러분은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은 거룩하고 사랑받는 사람답게, 동정심과 친절과 겸손과 온유와 오래 참음을 옷 입듯이 입으십시오.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용납하여 주고, 서로 용서하여 주십시오. 주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과 같이,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십시오. 사랑은 온전하게 묶는 띠입니다.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지배하게 하십시오. 이 평화를 누리게 하시려고, 여러분을 한 몸으로 부르신 것입니다. 또 여러분은 감사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 풍성히 살아 있게 하십시오. 온갖 지혜로 서로 가르치고 권고하십시오. 감사한 마음으로,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로, 여러분의 하나님께 마음을 다하여 찬양하십시오. 그리고 말을 하든지 일을 하든지, 무엇을 하든지, 모든 것을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분에게서 힘을 얻어서,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복음서의 말씀: 마태 복음서 11:25 ~ 30>
  그 때에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렇게 아뢰었다. "하늘과 땅의 주재자이신 아버지, 이 일을 지혜 있고 똑똑한 사람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 어린 아이들에게는 드러내 주셨으니,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이것이 아버지의 은혜로우신 뜻입니다. 내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내게 맡겨 주셨습니다. 아버지 밖에는 아들을 아는 이가 없으며, 아들과 또 아들이 계시하여 주고자 하는 사람 밖에는 아버지를 아는 이가 없습니다." "수고하며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은 모두 내게로 오너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내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는 마음에 쉼을 얻을 것이다.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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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버이주일이자 어린이주일입니다. 오늘 주일은 우리 어머님과 아버님의 사랑을 기리고 감사를 드리는 마음으로 지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양자 양녀로 택하시고서 말씀하십니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너희들의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다 벗겨주고, 쉬게 해주겠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냐고 묻는다면, 여러 가지 대답이 있겠지만, 저는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하나님은 두 가지를 하시는 분입니다. 그 한 가지는 일입니다. 그분은 만유의 주재이시요 우리의 주인으로서 우리가 일하는 곳에 계셔서 우리와 함께 일하시는 분입니다. 열정과 애정을 가지고 일할 때 하나님은 거기 계십니다. 다른 한 가지는 쉼입니다. 하나님은 진실로 휴식과 쉼이 필요한 사람에게 쉼의 원천이 되십니다.

오늘은 일하시는 하나님 말고 쉬시는 하나님, 우리 모두를 수고와 질고에서 벗어나게 하시고 진정한 쉼을 주시는 하나님에 관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쉼에 관한 일상적인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거의 십여 년 가까이 지난 일입니다만, 제가 우리 교단 사람들과 아프리카로 선교여행을 갔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케냐라는 나라에를 갔는데, 우리 교단 총회가 세운 교회 몇 군데를 가서 봉헌예배도 드리고 회의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목적지가 시골이었기에 시간도 많이 걸렸습니다.

그곳에 도착했는데, 총회장과 교회 지도자들이 다음날 열 시에 우리가 세운 그 교회에서 봉헌 예배를 드리자고 하면서 편안히 쉬고 자라고 했습니다. 그 다음날 열 시가 되어 교회로 갔는데, 딱 두 분밖에 안 오셨더라고요. 책임자 한 분하고 장로님하고. 그래서 언제 다 모이냐고 했더니, 여유를 가지고 좀 기다려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열두 시가 되어서야 예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으면 우리더러 열두 시에 오라고 하지 왜 일찍 오라고 했느냐고 물었더니, 그러면 한 네 시쯤 시작하게 됐을 거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아프리카 사람들은 시계라는 것이 없어서 자다가 해가 뜨는 것을 보고 일어나서 씻고 밥을 먹고, 자기 마음속의 리듬입니다만, 마음속의 시간을 따라 준비해서 오다보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서로 오는 시간이 다르게 된다는 했습니다. 그들은 말했습니다. “우리는 시간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시계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선물로 시계를 아주 많이 사갔습니다. 그런데 어떤 시계를 좋아하는가 하면, 가죽 줄로 된 시계보다는 쇠줄로 된 시계를 고급품으로 알고 좋아합니다. 많이 갖다 주었는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시계를 차고는 서로 보라고 흔들었습니다. 몇 시냐고 물었더니 하는 말 “몰라요.”

하여튼 시간은 많은데 시계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습니까? 모두들 바쁘게 움직입니다. 예배시작 시간에 일 분이라도 늦으면 난리입니다. 그리고 늦게 시작하면 왜 늦게 시작하느냐고 아우성입니다. 그리고 예정시간보다 늦게 끝나면 왜 길어지느냐고 난리입니다. 한국은, 서울은 시계는 많은데 시간은 없습니다. 세상이 참 많이 다릅니다.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게 와서 좀 쉬어라. 왜 그렇게 번잡하게 돌아만 다니느냐?”

혹시 여러분 오늘 아침에 눈을 뜨고 창밖을 보셨습니까? 창밖에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보면서, 오늘 저 비가 내 마음도 깨끗이 씻어주는구나 하고 느끼지 못하신 분, 비가 오는 줄도 모르고 교회에 오신 분들, 좀 쉬셔야 됩니다. 혹 내일 아침에 창가에 비친 밝은 햇살을 보고 희망을 느끼지 못하시는 분들, 좀 쉬셔야 합니다. 바쁘다고 우리 손자 손녀가 방글방글 웃고 있는 것을 제대로 보지 못하시는 분들, 정말 쉼이 필요합니다. 성가대의 아름다운 찬송을 들으면서 찬송 소리를 들을 뿐, 감동과 감화를 못 느끼는 분, 좀 쉬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사진첩을 오래 넘기다가 반가운 얼굴을 보고서, 전화 걸어 어떻게 지내냐고 안부 물어볼 여유가 없는 분, 미안하지만 쉼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교통질서가 험하기는 합니다만, 허리가 굽은 채 지팡이 겨우 짚고 느린 걸음으로 건널목을 지나가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같이 갈 수 있는 여유가 없는 분, 그래서 총총걸음으로 혼자 건너는 분들은 쉬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쉰다는 것은 그냥 시간을 보낸다는 뜻이 아닙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은 그 짐을 풀어주어야 쉴 수 있는 것입니다. 짐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쉼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제가 아프리카 케냐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부족이 사는 곳에를 가면, 거기에는 아프리카답게 나무도 많고, 또 물도 풍부하고, 참 살만하다 싶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산간 지역에 가면 척박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물 한 방울 구하기 어렵고, 움막 같은 집을 지어놓고서, 나뭇가지 몇 개, 풀잎 몇 개 마련해놓고 살아갑니다. 젊은 아녀자들이 물동이를 이고 저 멀리 산등성이를 넘어 물을 길어가지고 와서 밥도 해먹고 씻는 데 쓰기도 합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우리 같으면 이사 가겠다. 물도 있고 나무도 있고 이사 가면 좋을 텐데 왜 이곳에서 고생하느냐?” 그들의 대답은, 이곳은 조상의 땅, 우리가 태어난 곳이므로, 아무리 어려워도, 물을 수 십리 떨어진 곳에서 길어다 먹을망정 떠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곳에 있는 우리 조상들의 혼, 우리의 혼이 담겨 있기에 자손 대대로 그곳에서 지내겠다고 했습니다. 그 땅에 감사가 있고 찬양이 있고 의지가 있고 자기들의 뿌리가 있다고 했습니다.

오늘 읽은 성서 말씀 속에서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이 세상에 있게 했다. 나와 함께 살자. 내가 있는 곳이 척박해 보인다 하여도 사실은 척박하지 않다. 비록 내가 있는 곳이 십자가라 이름하는 어려운 곳이기는 하지만, 사실은 그 속에 생명의 샘이 있으니 함께 살자. 나는 내가 양자로, 양녀로 삼은 너희를 버리는 일이 없을 것이다.”

아프리카 부족들은 아무리 어려워도 조상이 물려준 땅을 버리지 않습니다. 자손 대대로 보존하면서 어렵지만 삶의 의미를 찾으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그 사람들을 문명을 모르는 미개족속이라고 생각합니다. 문명이 발달하고 온갖 물질의 풍요와 정보 기술이 발전된 곳에서 사는 우리는 얼마나 큰 복을 받았습니까?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서는 조상이 있는 땅, 부모의 땅만이 아니라, 늙으신 부모 자체를 내다버립니다. 조금 힘들다고 버립니다. 이런저런 연유로 자기가 낳은 어린 아기들도 남의 집 앞에 버립니다. 아프리카 케냐의 미개하다고 하는 종족만도 못한 문명인들이 우리 시대 사람들입니다.

어버이날, 어린이날, 무얼 축하할 겁니까? 우리 다는 아니지만, 우리 중의 일부가 어버이를 버리고 아이를 버리는 현실에서 말입니다. 이런 문명의 시대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지었구나. 나한테 와서 그 짐 벗고 함께 쉬자꾸나.”

오늘 서신서 말씀인 골로새서에 보면 주님께는 용서가 있습니다. 거기엔 모두를 엮어주는 사랑의 끈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 사랑의 끈 안에서 진실한 평화를 누리며 살아가십시오. 그런 사람만이 자식에게 지혜를 가리킬 수 있고, 감사의 마음으로 부모를 봉양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척박한 아프리카 땅을 다니면서, 내가 혹시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가 된다면 척박한 땅 사람들에게 마구 내려서 온 땅을 기름지게 하고 물이 마르지 않는 샘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만일 옷이 된다면 헐벗은 이 지역의 사람들을 편안하게 감싸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음식이 된다면 굶어 죽어가는 이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나 자신을 내어주어 배부르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집이 된다면 거할 곳 없어 벌판을 헤매는 그 사람들에게 쉴 곳이 되어 주고 싶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아프리카 천지를 다니면서 했습니다.

아프리카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정성을 들고 폭발사고가 난 용천에 가서 많은 사람들을 치료하고 입히고 먹이고 싶습니다. 우리가 진실로 하나님의 자유를 누리는 사람들이라면 치료할 약품조차 없을 정도로 피폐한 북한의 지도자들을 변화시켜서 자유를 사랑하는 민주 지도자가 되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까 장로님 기도하신 대로. 우리가 진실로 하나님의 평화를 체현한 사람들이라면, 지금 당장 이라크로 가서 가난과 억압에 찌들고 전쟁으로 황폐하게 된 그곳 사람들을 품고 그들의 인권을 회복하고 그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세상 어디든지 우리가 있어야 할 그곳에 우리는 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누구십니까? 배고파서, 헐벗어서, 잘 곳이 없어서, 인간답게 살 수가 없어서 고달프고 맘이 힘든 사람들에게 예수를 통하여 스스로 우산이 되어주고, 스스로 음식이 되어주고, 스스로 옷이 되어주시는 분입니다. “나에게 오너라. 함께 쉬고 즐기자.”

그러므로 예수를 믿는 우리는 그분을 따라서 쉬게 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부모님들은 모든 자식들에게 이렇게 편안히 쉴 곳이 되어야 합니다. 자녀들은 부모님이 스스로를 버려서 자녀들의 쉴 곳이 되었음을 기억하고 진실한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 쉰다는 것, 짐을 벗는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쉬어야 감사가 보입니다. 쉬어야 찬양의 입이 열립니다. 쉴 줄 알아야 생명을 누릴 줄 알게 됩니다. 쉼은 내일을 위한 새로운 창조의 역사입니다. 일하는 곳에 함께 하시는 하나님은 바로 쉬는 곳에도 함께 계십니다.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를 잘 아시겠습니다만, 신문에 보도된,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지난 5월 5일, 전라남도 곡성에서 예순두 살 된 김모라 이름하는 할머니가 극약을 먹고 창고에서 신음하고 있는 걸 발견하고 병원에 옮겼는데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할머니는 그날 오전에 직접 캔 산나물을 시장에 내다팔고서 소주 세 병과 라면을 샀습니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돌아왔는데, 버스에서 내릴 때 보니까 지갑이 없어졌습니다. 그 지갑에는 3남 2녀 가운데 고생하는 둘째 아들이 모아 준 돈과 다른 자녀들이 틈틈이 준 돈을 합해서 한 30만 원쯤 들어 있었는데, 버스에서 잃어버린 것입니다. 할머니는 너무나 상심했습니다. 남편이 뭘 그리 고민하느냐고, 돈이란 또 생길 수 있지 않느냐고 위로했지만, 할머니는 그게 누가 준인데, 그게 어떤 돈인데 하는 생각에,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자기 집 창고에서 농약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병원으로 실려 갔습니다. 그런데 동네 사람들이 그 잃어버린 지갑을 찾아서 병원으로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이미 숨이 끊어진 뒤였습니다.

사랑에 빠진 로미오와 줄리엣이 부모로부터 결혼 승낙을 못 받았습니다. 줄리엣이 잠시 죽는 약을 먹고 일단 자살을 합니다. 그러자 뒤쫓아 온 로미오가 사랑하는 줄리엣이 죽은 줄 알고 칼로 자결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약 기운에서 벗어나 눈을 뜬 줄리엣이 죽은 로미오를 보고서 자기도 자살을 하고 맙니다. 비극입니다. 혹시 셰익스피어가 오늘날 한국에서 살았다면, 곡성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소재로 해서 비극 작품을 하나 만들어서 혹시 오페라로도 공연할 수 있다면, 전 세계 사람들이 어버이날, 어린이날의 뜻을 함께 새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두 이야기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고 참았더라면, 내 방식으로 시간을 계산하지 않고 하늘의 방식으로, 아니면 하다못해 여유 있는 아프리카 방식으로만 계산했더라면, 로미오 줄리엣의 비극도, 이 곡성군의 비극도 없었을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조급한 내 시간계산 방식을 벗어날 수 있습니까? 제가 답을 하나 찾아 봤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유월절이 되면 이집트 땅에서 고통당했던 일을 기억하고 그리고 출애굽 사건을 통해 해방시켜주신 것을 기념하며 기뻐합니다. 그런데 제2차 세계대전이 지난 이후에는 유월절에 부르는 노래 중에 한 가지 노래가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추가된 노래 이름이 ‘아니마민,’ 우리말로 번역하면 “나는 믿습니다.”입니다. 이 노래가 어디서 나왔느냐? 이 노래는 수용소에서 나왔습니다. 나치 정권의 학정이 극심하던 시절,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에 있던 유대인들은 매일 오후가 되면 연약한 사람들, 늙은이, 젊은이 가릴 것 없이 밥 먹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들, 식충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선별되어서 가스실로 끌려갔습니다.

한 외과 의사가 그 가운데서 이 광경을 봅니다. 자신이 언제 순번이 될지를 몰라 조바심하면서 하루 하루 지내는 그 마음이 오죽했겠습니까? 그때 어느 사람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이런 노래였습니다. “우리는 구세주가 오시리라는 것을 확실히 믿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조금 늦게 오신답니다. 참고 기도하십시다.” 그 노래를 부르면서 가스실로 향하는 자기 동족들을 보면서 그 젊은 외과 의사는 자기도 언젠가 이런 죽음의 행렬에 들어가겠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강제 노역을 하다가, 깨진 유리조각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이걸 주머니에 넣고 감방으로 돌아와서는 아침마다 그 유리조각으로 면도를 합니다. 히틀러 나치 정권은 수용소에 있는 유대인들 중에서 연약한 사람들부터 가스실로 보냈습니다. 조금이라도 힘이 있는 사람은 노동력이 아직도 있기 때문에 살려두었습니다. 그런데 아침마다 일어나서 깨진 유리조각이긴 합니다만, 면도를 했으니 훨씬 건강해 보이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히틀러가 자살하고 독일이 패망할 때까지 이 사람은 살아남았습니다.

그 사람이 살아나서 한 고백입니다. “하나님의 도움은 결코 늦는 법이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너무 성급할 뿐입니다.” 저는 이 고백을 생각하면서 여러분에게 말씀드립니다. 하나님이 도우러 오시는 시간이 늦는 법이 없는데, 인간이 측정한 설정한 시간과 안 맞아서 인간이 느끼기에 좀 늦다보니, 목숨도 버리고 죄도 범하고 온갖 불행한 일을 스스로 저지릅니다. 조금 기다리는 습관을 길러봅시다. 기다림 속에 있는 하나님의 쉼을 얻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우리는 유대인보다 행복합니다. 구세주가 오셨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짐을 벗고 쉼을 얻고 찬양할 수 있는 여유를 한번 누려보십시다. 특별히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 시간이 벌써 이렇게 지나갔느냐고 한탄하지 말고, 우리의 시계를 잠깐 멈추고서 하나님이 주시는 쉼을 한번 누려보십시다. 그 쉼 속에서 하나님의 창조의 신비를 깨달을 수 있게 된다면, 하얗게 변한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의 흰 머리는 인생의 지혜가 될 것이며, 새까만 머리칼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전해줄 복이 될 것입니다.

어버이날, 어린이날, 쉼을 얻을 수 있는 지혜, 쉼의 샘, 생명의 샘, 그걸 찾는 주일이 되길 바랍니다. 하나님이 그곳에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