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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교회의 영원한 노래 (마 6: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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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교 : 노강국 목사

오늘은 주기도문의 맨 마지막 내용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이라는 이 구절의 말씀은 신약성경의 오래된 사본에는 나와 있지 않는 말씀입니다. 더군다나 누가복음서에 나와 있는 주기도문에는 거기에는 이 부분의 송영이 없습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이 말씀은 후대에 만들어져서 마태복음에 삽입이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을까요?

초대교회 성도들은 모일 때마다 주님께서 가르치신 기도, 곧 주기도문을 기도문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이렇게 주기도문을 예배 때 사용하던 중에 이 구절의 말씀을 마지막 부분에 송영으로 붙여 사용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세기 초(100~150년)에 나왔다고 알려진 교회규범에 보면 이 송영의 노래가 실려 있다고 합니다. 그것을 보면 이 송영의 노래는 상당히 오래 전부터 교회에서 사용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별히 이 송영이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를 마무리하면서 불렀던 내용이라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이렇게 교회 예배 시에 사용되던 이 송영의 말씀이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 주기도문이 나와 있는 이 마태복음 6:13에 덧붙여지게 되었다고 추측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이 송영의 말씀을 초대교회 공동체의 신앙과 연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즉, 이 노래를 무슨 이유에서 주님의 기도와 함께 주기도문을 마치면서 불렀는가 하는 그 이유를 말입니다.

이 송영을 부른 사람들은 물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예수님을 믿고 따르던 그 시대는 오늘날과 같은 시대 분위기와는 아주 딴판이었습니다. 이들은 로마제국의 문명이라는 거대한 틀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거대한 로마제국의 문명 속에서의 이들의 모습은 아주 미미했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들도 예수를 믿지도 않고, 하나님을 알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 우리 크리스천들보다 더 잘 살고, 더 우아하게 살고, 더 지혜롭게 사는 것을 볼 때에, 우리 스스로 위축되는 마음을 지닐 때도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들이 살던 시대는 세상 전체가 다 로마의 문화적인 배경 속에 거하던 시대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업신여김을 받거나 초라하게 여김을 받고 불이익도 당하며, 때로는 죽음까지도 당해야 하는 그런 삶을 살았습니다. 이마저도 떳떳하게 밝은 대낮에는 모이거나 만날 수 없어서 어두운 무덤에서 만나야 했으며, 물고기를 암호로 그들의 존재를 확인해야 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초대 교회 성도들이 오직 믿음으로 이 세상에서의 죽음과 칼의 위협과 기타 여러 가지 환난을 극복하고자 애쓴 흔적을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와중에서 이들이 한 입으로 간절히 부른 노래는 바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이었습니다. 이 노래는 과연 무슨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에 이들이 이렇게 모일 때마다 간절한 마음으로 불렀을까요?

이들은 하나님의 나라와 로마 제국 사이에서,
하나님의 권세와 황제의 권세 사이에서,
하나님의 영광과 이 세상의 부귀영화 사이에서 갈등했으며, 이런 와중에서 지치기도 했을 것이며, 고민에 빠지기도 하였을 것이고, 또한 두려워 떨기도 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이 세상의 현실보다 이들에게 신앙을 물려준 신앙의 선배들의 그 길을 택했습니다.

그래서 로마제국보다는 하나님의 나라,
황제의 권세보다는 하나님의 권세
그리고 이 세상의 부귀와 영화보다는 하나님의 영광을 택했던 것입니다

그 뿐만 아닙니다. 이 세상의 나라와 권세와 영광은 아버지 하나님께서 인정해 주시지 않으면 한낱 물거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무언의 권위를 이 노래에서 발견하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꿋꿋하고도 의연한 자세와 모습이 이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라는 노래에 담겨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초대 교회는 핍박과 무관심 중에서도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있기를 노래로 불렀기 때문에 힘이 있었습니다. 또 이에 대한 강한 확신으로 “아멘” 으로 결단하였기 때문에 늘 생명력 있는 교회의 모습을 간직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라는 송영은 그래서 교회의 영원한 노래가 된 것입니다. 교회는 바로 이러한 하나님으로부터 그의 나라와 권세와 영광을 부여받은 이 세상의 거룩한 모임인 것입니다. 따라서 교회는 이러한 하나님의 나라와 권세와 영광을 거스르는 모든 불의와, 악의 권세와 인간의 오만과 싸워야 하는 것입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교회는 바로 이러한 영적 싸움을 회피하고자 하는 모습으로 변질되게 된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들의 현실 속에 나타나는 진리 아닌 것과의 타협과 또 그러한 모습을 당연시 여기는 풍토 속에 안주하는 모습에서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 주님께서 가르치신 기도를 드리는 우리 교회는 질문해 보아야 합니다.

“나는 그리고 내가 다니는 이 교회에 진정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나는 그리고 내가 다니는 이 교회에 진정 하나님의 통치와 권세가 나타나며, 또 내가 거기에 전적으로 영향을 받는가?”
“나는 그리고 내가 다니는 이 교회는 진정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다른 어떤 것도 뒷전으로 돌릴 수 있는가?”를 말입니다.

우리가 성탄절로 지키는 12월 25일은 원래는 로마 제국의 태양신(sol invictus)이 탄생한 날이라고 해서 로마사람들이 경축하며 지키던 날입니다. 12월 25일은 로마달력으로 동지에 해당되어서, 이날부터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한다고 해서, 이는 태양이 어두움을 이기기 시작하는 날이라 하여 태양신의 탄생일로 여겼던 날입니다. 하지만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되고 난(313년)바로 13년 후인, 326년 니케야 회의 이후부터 12월 25일을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배경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로마제국의 문화 속에 아주 미미한 모습으로 들어가 시작된 기독교가 약 300년이 지나면서는 이 로마제국을 정신적으로 지배하게 되었기 때문인 것입니다. 이렇게 로마 제국을 영적으로 지배하게 됨으로, 로마 문명은 그들의 태양신의 생일을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헌정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가장 궁극적인 이유는 바로 이 사실에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초대교회 성도들이 모일 때마다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곧 로마제국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에, 황제의 권세가 아니라 하나님의 권세에, 그리고 이 세상의 부귀와 영화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에 있음을 확인하는 노래를 불렀기 때문인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다시 한 번 이 노래를 부르고자 하는 것입니다. 성탄의 의미를 이러한 신앙고백에 맞추어서 생각하며 부르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하나님의 나라와 그 권세와 그 영광이 스며들도록 우리 스스로를 새롭게 추스르는 기회로 삼도록 하십시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귀한 찬양으로 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베들레헴의 목자들이 들었던 하늘의 천사들의 합창인 줄 믿습니다.
이 귀한 찬양에 동참함으로 그리스도의 탄생에 동참하는 저희들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스도의 탄생에 동참함으로 그리스도의 생애에 동참하는 저희들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스도의 생애에 동참함으로 그리스도의 죽음에도 동참하는 저희들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스도의 죽음에 동참함으로 그리스도의 부활에도 동참하는 저희들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만왕의 왕으로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에도 동참하는 저희들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 하나님께만 영원히 있음을 매일 노래함으로 우리의 모습이 영원으로 이어지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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