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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뜨거운 책 한권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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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태화 교수

가을은 사색과 성찰을 위한 최적의 계절이다. 그동안 땀흘리며 열심히 일해온 당신,사유를 위해 내면으로 파고들어야 할 때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그래서 그런지 요즈음 책이 더욱 그리워진다.

서점가에 진열된 책들은 저마다 북마케팅의 삼엄한 청문회를 통과한 것들이다. 하지만 상당 부분 기술서로 넘쳐난다. 현대인들에게 필수사항의 하나인 재테크를 위한 책,건강을 챙기기 위한 책,인간관계에서 성공하기 위한 리더십에 관한 책,기업이나 단체를 꾸려가기 위한 경영에 관한 책,심지어 공부에 올인해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한 책 등등 노하우를 전수하는 책들이 전면에 포진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유감스럽게도 본질을 논하기보다 목적 달성을 위한 기술로 치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본질을 논하지 않는 것은 도구화의 우상에 빠지기 쉽다. 독자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기보다 과대포장된 현상에 현혹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하여 독자들은 사물의 본질을 직시하고 쾌도난마의 직관을 훈련하기보다 임기응변에 발빠른 기회주의자로 변질당하게 된다. 어떤 이는 지금 우리나라가 구한말의 국제 상황과 유사하다고 진단한다. 이 땅의 민초들을 일깨울 책이 정말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나폴레옹이 유럽을 제패하려고 1800년대 초 독일 침공을 감행할 때의 일이다. 당시 독일 국민은 연이은 패전으로 깊은 상심에 빠져 있었다. 이때 한 권의 책이 나온다.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라는 책이었다. 철학자 피히테가 우국충정의 마음으로 절규하듯 강연한 내용을 모은 책이다. 이 책은 바로 국민 독본이 되었다. 피히테는 독일의 민족정신과 교육,문화,교양이 풍전등화 같은 독일을 재건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조국의 미래를 향한 비전을 봉홧불처럼 활활 타오르게 했던 것 같다. 후일 독일을 구원한 책이라고 평가받았으니 말이다.

위기의 시대,조국을 위해 혼신을 다하여 길어낸 선지서 같은 그런 책이 그립다. 열 권도 말고,다섯 권도 말고,다만 한 권의 책이라도 그런 책이 그립다. 이 가을 국민 모두가 밤을 지새며 읽고 또 읽어서 가슴에 부흥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게 할 그런 독본이 그립고 그립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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