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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성령의 우주론적 현존 (창 1:1~2, 행 2:1~4, 요 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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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성령강림절입니다. 교회는 성령 강림절에 태어난 성령 중심의 공동체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성령의 강림으로 성장했던 교회들이 불과 20-30년도 되지 않아서 큰 혼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혼란이란 성령을 잘못 믿고 잘못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입니다. 요한일서 4:1절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성령, 성령 하시는데 성령을 함부로 믿지 마십시오. 지금 거짓된 성령 예언자들이 거짓된 성령을 많이 말하고 있습니다. 그 성령이 정말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성령인지, 잘 가려서 믿으십시오.

  요한복음에서는 성령은 바람과 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바람은 어디서 불어 와서 어디로 가는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으나 바람이 있으며 불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습니다. 성령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가 볼 수는 없으나 성령은 태초에 천지만물을 창조했으며, 지금도 역사 속에서 계속 창조를 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에서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두고 싸우곤 합니다. 하나님이 창조한 것이 어떻게 진화되어 가냐고 논쟁합니다. 이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창조는 종말의 날까지 계속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독교에서 성령에 대해서 잘못 생각하는 일들이 간혹 있습니다. 잘못 믿는 성령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간략하게 몇 가지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첫째, 시간의 개념이 있습니다. 성령 강림절은 예수님이 부활하고 승천하신 후의 오순절을 말합니다. 그런데 성령 강림절에 처음으로 성령이 나타났으니 그 때의 성령을 받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오늘 읽으셨던 창세기 1:2절을 보십시오. 맨 처음 천지만물이 창조되기 전에는 아무것도 없는 카오스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천지창조가 시작되면서 물 위에 하나님의 영이 운행하였으며, 거기서부터 만물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물 위에 운행한 영’이란 말은 히브리어로 루아호라고 하는데, 천지창조 이후에 이 루아호에 대한 이야기가 구약 성경에서만 178번이 나옵니다. 그리고 신약에서는 예수님이 성령으로 잉태되신 이야기, 예수님이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았을 때 비둘기 모양으로 성령이 나타났던 이야기에서도 다시 나옵니다. 또한 예수님이 광야에서 악마의 시험을 받았을 때 성령이 예수를 인도했던 부분에서도 나옵니다. 이렇게 성령님은 우주가 생기기 전부터 오늘까지 역사하시는 분입니다. 오순절에 처음으로 임했던 것이 아닙니다.

  둘째, 공간의 개념이 있습니다. 성령은 예수님을 믿고 세례 받은 사람들이 간절하게 기도할 때에 내려온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령은 우주만물 가운데에서도 예수를 믿으면서 기도를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만 임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 또한 대단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성령은 믿는 사람의 영혼과 교회 안에서만 역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기독교는 기독교에서만, 카톨릭은 카톨릭 교회 안에서만, 오소독스(orthodox)는 오소독스에서만 성령이 역사한다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제가 우상숭배자로 몰렸던 1965년도의 일입니다. 기독교 연합회의 목사님 한 분이 성령은 기독교 안에서만 역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환경에서 역사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가 난리가 났었습니다. 저 놈이 무슨 기독교인이냐, 저 놈을 당장 내쫓아버려라 하면서 이단으로 몰렸습니다. 성령님은 물론 교회 안에서도 역사하십니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만 역사하신다고 생각하는 것은 중대한 과오를 범하는 것입니다.

  셋째, 성령은 하나님께 속한 영이라는 개념입니다. 유대교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는 하늘에 계시는 아버지인 하나님과, 형상화되어서 이 세상에 오셨던 예수 그리스도와, 우리에게 생명을 부여하고 새롭게 해 가는 성령님, 이 세분이 함께 역사하는 삼위일체론을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성령파 교회들이 성부와 성자는 관계없이 성령만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대단히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바르게 믿어야 할 성령은 무엇일까요. 이것은 최근 신학자들 사이에서도 논의가 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 박목사님의 스승이시며 동료가 되시는 몰트만 박사가 하신 말씀은 이러합니다. 성령은 우주적인 현존이다. 성령은 하나님이 만든 전 우주의 피조물 안에 현존해 계시다. 이것은 매우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교회와 믿는 사람 안에서만 잘못 갇혀져 있던 성령의 역사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창조의 세계로 확장되었습니다. 우리는 그 성령을 믿고 따라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물으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우주의 모든 피조물 안에 성령이 계시다면, 모든 것이 다 잘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는 악의 영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에덴동산에서도, 예수님이 계시던 광야에서도 나타났던 악의 영은 지금 이 세상에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령과 악의 영을 구별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이에 대해서 제 스승이셨던 브라이트는 성령은 the power of reconciliation, 모든 것을 화해시키는 사랑의 영이며 악의 영은 the power of separation, 모든 것을 분열시키고 대립을 시키는 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악의 영은 더 구체적으로는 파렴치한 권력 의지와 관능적인 예술 표현 등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에베소서 6:11절에서는 이런 악의 영이 공중 전체에 권세를 잡고 있으며, 이것은 the power of darkness, 즉 암흑의 세력으로 성령과 함께 우주에 자리 잡고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이 두 가지 영 중에서 어느 쪽의 지배를 받고 있는가 하는 것은 우리의 삶 속에서 나타납니다. 로마서 7장을 보면 이 두 가지 영은 항상 우리 안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령 안에서 사는 사람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갈라디아서 5:19절 이하를 보면, 성령을 모시고 사는 사람은 사랑, 화평, 온유, 절제 등의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악의 영의 지배를 받고 사는 사람은 탐욕, 시기, 질투, 파당을 만들어가지고 싸우는 무한한 권력 의지 등의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니 내가 어느 쪽에 속해 사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스스로 자신의 생활을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우리는 나 자신의 삶뿐만이 아니라 성령의 공동체인 교회의 삶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교회가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믿지 않는 사람들을 전도해서 믿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 속에서 생명을 창조해가는 일도 중요합니다. 세계 교회 협의회에서는 공산주의에서만이 아니라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에서도 악마적인 성향이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시장경제만을 강조하면서 그저 경제에만 모든 것을 몰두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악의 영이 역사하고 있습니다. 정치에서뿐만이 아니라 기업, 사회의 문화, 방송, 인터넷, 이 모든 곳에서 죽음의 문화가 보이고 있습니다. 이 죽음의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 바꾸는 것이 오늘날 교회들이 해야 할 선교라고 생각합니다.

  인류 역사 가운데에서 오늘날처럼 죽음의 문화가 이렇게 극성스러웠던 적이 없습니다. 대량의 살상무기, 빈부의 격차가 더해져가는 사회, 어느 때보다도 심한 공해. 이렇게 절박한 상황 가운데에서 우리는 어떻게 싸워야 하겠습니까. 성령을 받아들인 우리 신자들은 이런 죽음의 세력과 싸워야 합니다. 죽음의 세력들을 몰아내는 일에 가담해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이대로라면 불과 얼마가지 않아서 이 지구의 생명은 다 없어질지도 모릅니다. 지금부터 15년 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던 독일의 폰 바이제터가 한국에 와서 했던 이야기가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급하다. 시간이 많지 않다. 전 인류가 총체적으로 멸망을 할 시간이 우리에게 닥쳐오고 있다. 15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그 때보다 더 시급한 상황에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독교가 먼저 깨닫고 회심해야 합니다. 성령의 보호를 받는 우리들이 죽음의 세력과 싸우는 선교 전선에 나서야 됩니다.

  지금은 성령이 약해보일 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성경에서는 분명히 죽음 속에서 생명을 창조하고 분쟁 속에서 화해를 창조하는 성령이 마지막 날에는 새 하늘과 새 땅을 줄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28장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성령의 힘을 빌어 악의 영을 추방하려고 하는 때에 하나님의 나라는 임한다. 이 말씀을 믿고 우리가 성령을 받아들입시다.

  진공지대가 있어야 바람이 붑니다. 우리를 비우고 새로운 사람으로 탄생하려할 때 바람과 같은 성령님이 임하십니다. 우주적으로 현존하는 성령을 모시고 마지막 날까지 죽음의 세력과 맞서서 살겠다고 하는 다짐으로 교회의 선교에 함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박종화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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