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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부활주일] 어찌하여 우느냐? (요 2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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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한복음 20:11~18 설교자: 강석공 목사 2006년 4월 16일 설교

  살면서 겪는 슬픔 가운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만큼 견디기 힘든 슬픔은 없을 것입니다. 그 날 막달라 마리아의 심정이 그랬을 것입니다. 그녀의 삶은 주님을 만난 후 완전히 새롭게 변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사랑해 주시는 주님 한 분만으로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입니까? 그 주님이 참으로 억울하게, 그리고 아주 비참하게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습니다. 봄을 맞은 예루살렘 거리는 온통 화사한 꽃들로 뒤덮여 있지만 그녀의 눈에는 온 세상이 잿빛이었습니다.

  돌아가신 주님을 생각하면 그녀는 울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비참하게 돌아가실 수 있습니까? 주님을 따르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주님의 은혜를 입은 사람들은 다 무엇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누구 한 사람 나서지 않는 가운데 그 흉한 십자가를 홀로 지고 돌아가신 주님을 생각하면 지금도 그녀의 가슴은 메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 날 하나님도 침묵하셨습니다. 제자들도 모두 침묵했습니다. 죄 없으신 주님이 억울하게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때 모두 주님을 외면했습니다. 다른 제자들은 다 배신할지라도 자신은 결코 주님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던 베드로도 주님을 모른다고 저주하며 부인했습니다. 주님이 친히 병을 고쳐 주신 사람들까지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지르는 것을 그녀는 봤습니다. 주님이 아니라 바라바를 석방하라고 사람들이 외치는 것을 보며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주님의 손과 발에 못을 박는 그 망치 소리는 그녀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것 같았습니다. 피투성이가 된 채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의 그 처참한 모습을 어떻게 잊을 수 있습니까? 로마 병정들이 주님을 조롱하던 것도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또 함께 십자가에 달린 강도들마저 주님을 모욕하던 것을 생각하면 그녀는 지금도 눈물을 감출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더욱 그 주님의 십자가 곁을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십자가 곁에서 그녀는 계속해서 간구했습니다. “오, 주님! 이 흉한 형틀을 벗어 던지시고 거기서 내려오세요!” 그러나 주님의 신음 소리는 점점 희미해져갔습니다. 하늘을 향해서 호소하시던 그 기도 소리조차 희미해져갔습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피맺힌 마지막 절규와 함께 그렇게 주님은 돌아가셨습니다.

  절망하며 몸을 떨었던 무서운 밤들이 지나가고 희미한 새벽이 밝아왔습니다. 주님을 뵈러 가는 길은 보기만 해도 무서운 골고다 언덕이지만 그것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군인들이 지키고 있고 무거운 돌문이 막고 있는 그 무덤에 어떻게 해야 들어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걱정이었습니다. 그냥 앉아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가기는 하지만 주님의 무덤을 향해서 가는 길은 슬픔과 근심, 그리고 눈물이 앞을 가리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의 무덤에 도착한 그녀는 기절할 뻔했습니다. 무덤을 지키던 군인들은 곁에 서서 떨고 있고 돌문은 이미 열려져 있었습니다. 이게 웬일입니까? 누가 주님의 시신을 가지고 장난을 친 것입니까? 놀란 그녀는 부리나케 마을로 뛰어가 잠든 제자들을 흔들어 깨워 함께 무덤으로 올라갔습니다. 단숨에 달려온 제자들도 빈 무덤을 보면서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날이 완전히 밝으면 어찌 된 셈인지 알아 보자면서 그들은 내려갔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주님의 시신이 사라진 그 무덤을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뜨거운 눈물, 애써 참았던 눈물이 다시 솟구쳐 올라왔습니다. 왜 이런 일들이 자꾸만 일어나는 것입니까? 왜 주님이 그렇게 십자가에서 죽으셔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왜 주님은 그 시신이 도적질 당하는 수모까지 겪으셔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녀는 아무 것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다만 홀로 눈물을 흘리며 거기 앉아 있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 때 거기 그녀만 홀로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흰 옷 입은 두 천사가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아니 천사들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주님도 거기 함께 계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그녀와 거기 함께 계셨습니다. “여자여, 어찌하여 울며 누구를 찾느냐?”(요 20:15) 눈물로 얼룩진 그녀에게 주님이 친히 말씀하셨습니다. “마리아야!”(요 20:16) 아니 이게 꿈입니까, 생시입니까? 죽으신 줄만 알았던 주님이 살아 계십니다. 거기 주님이 살아 계십니다.

  이른 새벽 주님의 무덤을 찾던 그녀의 발걸음은 무거웠습니다. 그러나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난 후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무덤을 찾아가던 그녀가 이제 세상을 향해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주님이 살아 계신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그녀는 삶의 의미를 되찾게 되었습니다. 주님과의 온전한 만남이 있기 전까지 사는 것이 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근심과 걱정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을 만난 후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그녀의 삶을 변하게 했습니까? 주님은 이른 새벽 주님을 사랑해서 주님의 무덤을 찾은 그녀에게 물으셨습니다. “어찌하여 우느냐?” 아니 몰라서 물으시는 것입니까? 그녀가 왜 울고 있는지 정말 모르시는 것입니까? 그녀의 쓰라린 가슴을 조금이라도 헤아리신다면 그렇게 물으실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렇게 물으셨습니다. “어찌하여 우느냐?”

  주님이 괜히 그렇게 물으셨던 것이 아닙니다. 다 까닭이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울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너는 지금 영광의 자리에 서 있다. 너는 놀라운 소식을 듣는 소중한 시간에 서 있다. 그런데 그렇게 울고만 있을 것이냐?” 영광스러운 주님의 부활의 소식을 들었으면 이제 일어나서 그 부활의 소식을 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 소식을 들어야 할 사람들에게 가서 이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부활을 확인한 사람은 더 이상 울지 않습니다. 더 이상 주저 앉아 있지도 않습니다. 그녀는 뛰어 내려갔습니다. 주님 부활의 첫 번 증인이 되어 달려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전했습니다. 주님도 친히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요 20:21) 주님은 그들 제자들에게 세상 만민을 향해서 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막달라 마리아가 울고 있던 그 자리에 주님은 함께 계셨습니다. 그녀가 주님의 부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 달려갔을 때 거기도 주님은 함께 계셨습니다. 주님은 그녀에게 그 사실을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도 그 사실을 확인시켜 주십니다. 주님의 음성이 들리지 않습니까? “어찌하여 우느냐?”

  그녀는 주님을 깊이 사랑했습니다. 이른 아침 주님의 무덤을 찾을 만큼 열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까지 그녀를 지배한 것은 죽음이었고 무덤이었으며 슬픔이었고 염려였습니다. 그러나 주님이 부활하신 사실을 확인한 후 그녀는 그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초대교회는 바로 이 놀라운 주님의 부활 소식을 듣고 그 주님이 부활하신 날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주님이 부활하신 자리에 서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도 빈 무덤 가에 서 있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모두 같은 자리에 서 있지만 그러나 각기 느낌이나 반응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근심하며 서서 울고 있을 것입니까? 아니면 벅찬 감격을 안고 기쁘게 찬미하며 나아갈 것입니까?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나의 사랑하는 사람아! 어찌하여 우느냐?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버려 둘 것 같으냐? 내가 너와 함께 하는데 무엇을 걱정하느냐?" 

  그렇습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근심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울고 있지도 않을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우리는 이제부터 부활의 증인으로서 끝까지 충성할 것입니다! 죽도록 충성하기로 다짐하는 여러분과 부활하신 주님이 이 세상 끝날까지 항상 함께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강석공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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