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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먼저 할 일 (마 6: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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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책에서 얻은 지혜가 제게도 조금은 있어서 그것이 저의 인생을 반듯하게 하고 아름답게 하였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제 인생에 매우 중요한 인사이트를 준 글 중에 하나는 중국에 대학이라는 책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글입니다.

<만물에는 근본적인 것과 지엽적인 것이 있나니 곧 먼저 할 것과 나중할 것이라. 사람 이 먼저 할 것과 나중할 것을 바로 알면 도에 가까우니라.>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으나 그 글은 저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고, 늘 순서를 바로 지켜 살지는 못하였으나 그래도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어느 것을 먼저 해야 하고 어느 것을 나중해야 하는가를 고민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다가 라도 순서를 바꾸어 먼저 할 것을 먼저하고 나중할 것을 나중하였을 때의 결과는 제 평생에 기억이 될만한 근사한 성과를 가져오게 하였습니다.

1991년 12월 1일에 동안교회의 목사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동안교회는 장년주일 예배 출석이 약 1,300명 정도 되는 교회였고, 91년도 결산이 약 7억 여 원 정도 되는 규모의 교회였습니다. 예배당은 약 600석 정도였는데 예배당이 좁아서 예배당 신축을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예배당 신축을 위하여 약 6억 원 정도의 예산을 모아 놓고 있었습니다.

부임 첫 주일 설교를 하면서 예배당을 새로 신축하는 일이 잘못된 일은 아니나, 이렇게 큰 교회가 세 번째 예배당을 신축할 만큼 부흥하고 성장한 교회가 밤낮 자기 땅만 사고, 자기 예배당만 짓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설교를 하였습니다. 그러니 이번에 예배당을 지으려면 최소한 예배당 건축 예산의 십일조라도 떼어서 작은 개척교회 하나는 지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당시 동안교회가 생각하고 있던 예배당 건축 규모가 50억 원 정도였으니 한 5억 원 정도를 더 보태어 십일조 예배당을 짓자고 하였습니다.

교인들은 감사하게도 제 설교에 아멘 해 주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바로 그 주간 새벽기도회를 인도하다가 오늘 본문의 말씀인 마태복은 6장 32절과 33절의 말씀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 하시리라’라는 말씀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 말씀을 통하여 하나님이 제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김 목사. 참 잘 생각했다. 십일조 예배당 너무 좋다. 그러나 이왕 잘 생각한 김에 조금 더 잘 해 보거라. 십일조 예배당을 함께 건축하지 말고, 너희 예배당 보다 먼저 십일조 예배당을 지어 보거라. 그러면 너희 예배당은 내가 잘 지어주마.’

저는 오늘 본문 말씀을 그날 그렇게 해석하였습니다. 그리고는 그 다음 주일날 오늘 본문과 제목 그대로 설교를 하였습니다. 십일조 예배당을 먼저 건축하고 우리 예배당을 나중에 건축하자고, 순서를 한번 바꾸어 보자고 설교를 하였습니다. 감사하게도 당회와 교인들 모두가 다 기쁘게 이 말씀을 받아 주었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그렇게 큰일인 줄 몰랐는데 지금 십 여 년이 지난 후 생각해 보니 다시 시생하기가 쉽지 않은 큰일이었다는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동안교회는 자기 예배당을 신축하는 일은 뒤로 미루고, 자기 예배당을 건축하려고 모아두었던 6억을 다 사용하여 일산에 일산동안교회를 건축하게 되었습니다. 예배당 부지 이백 몇 십 평을 3억 8천 9백 만 원에 구입하고, 예배당 150평을 1억 8천 만 원에 건축하였습니다. 건축을 하던 동안교회 집사님이 자기 돈 몇 천 만원을 더 보태어 지금까지 본당으로 사용하고 있는 일산동안교회 예배당을 건축해 주었습니다. 목사님 사택 전세와 자그마한 자동차 한대까지 산 후 목사님 일년 사례비와 자녀 교육비를 드리기로 약속하고 1994년 2월 20일 헌당예배를 드렸습니다. 결국 예배당을 지으려고 모아 두었던 6억 원의 예산을 모두 다 쓰고 말았습니다.

일산동안교회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였습니다. 창립 일 주년이 되었을 때 장년 출석이 500명을 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 건축을 위하여 일 억원 헌금까지 해 주었습니다. 그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어떤 친구 목사가 6억 원을 주고 겨우 1억 원을 받았는데 그게 뭐 그리고 기쁘냐고 물었습니다. 다른 설명하지 않고 그냥 ‘너도 한 번 받아봐라’라고만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일산동안교회는 현재 주일 장년 출석이 1,500명 정도 되는 아주 크고 건강한 교회로 성장하였습니다.

동안교회가 일산동안교회를 건축하였을 때 하나님은 약속대로 동안교회 건축을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약속을 어기시고 50억 예배당이 아닌 꼭 곱절인 100억 예배당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해 주시니 그 100억 예배당이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재정적으로 많은 축복을 해 주셔서 우리 예배당을 지을 당시 교회 재정이 제가 부임했을 때 보다 거의 4배 가까이 늘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재정을 4배가 늘었는데, 건축은 두 배가 늘었으니 두 배 큰 예배당을 두 배 쉽게 지었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물론 동안교회 건축할 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러나 동안교회가 건축하면서 어려웠던 것은 동안교회 건축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건축 중에도 일산과 똑같은 규모로 대전동안교회를 건축하였고, 장로회신학대학 건축을 위하여 1억 5천 만 원 정도의 헌금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북한을 위하여 1억 3천 여 만 원 정도를 헌금하여 옥수수를 사 보냈었습니다. 그 때문에 조금 고생하였지만, 그것은 참 기쁜 고생이었고 자랑스러운 고생이었습니다. 동안교회는 지금의 작지 않은 예배당을 건축할 때에도 선교와 구제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열심히 하였습니다. 그래야만 100억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려도 부끄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예배당을 건축하려고 할 때 당회 앞에서 ‘예배당 건축한다고 교육비와 선교비 그리고 구제비를 동결하려고 한다면 차라리 예배당 짓는 일을 포기하겠다.’라고까지 이야기 했었습니다.

완공 후 동안교회는 약 20 억 원 정도의 빚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거의 모두 동안교회 건축을 위하여 진 빚이 아니라, 교회 개척과 선교 그리고 구제를 위하여 밖으로 쓴 돈들이었습니다. 당시가 IMF 때였기 때문에 거의 은행 이자가 20% 가까이 되던 때였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도 걱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하도 걱정을 하지 않으니까 어느 장로님 한 분이 제게 ‘목사님은 철이 없으신 것인지 믿음이 좋으신 것인지를 잘 모르겠다.’라고 농담처럼 진담을 이야기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그 엄청나 보이던 빚도 그리 어렵지 않게 다 갚아 버리고 1년 후 헌당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와 같은 일을 통하여 누구보다도 오늘 본문의 말씀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마태복음 6장 32절과 33절의 말씀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 하시리라.’는 말씀을 저보다 더 잘 이해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40일을 금식하신 후 본격적으로 사역을 시작하려고 하였을 때 사탄은 예수님에게 돌로 떡을 만들어 먹으라고 시험하였습니다. 저는 그 시험을 오늘 본문의 말씀을 뒤집는 것이었다고 이해합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위하여 일하기 이전에 먼저 네 배부터 채우라는 것이었습니다. 순서를 바꾼 것이었습니다. 사탄은 잘 알았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여도 하나님 나라와 의보다 먼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마실까 부터 생각하는 사람은 절대로 하나님의 의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에게는 원죄가 있습니다. 죄의 뿌리는 이기적인 욕심입니다. 욕심은 자기부터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그 이기적인 마음은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여야만 하는 순서를 바꾸어 놓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그 원죄 때문에 순서를 바꾸어 하나님의 도에서 멀어지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 높은 뜻 숭의교회에 있어서 가장 큰 숙제 중에 하나는 현재 주일 출석이 1,300명에 이르고 있는 청년들을 위한 교육 공간 확보입니다. 작년에 우리 청어람 맞은편에 있는 건물을 임대하려고 하였습니다. 거의 다 협상이 되었는데도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일로 미루어지다가 결국에는 다른 사람에게 임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저는 문제가 상대방에게 있는 것으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요즘 그 원인이 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동안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하였던 15년 전보다 믿음이 약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나부터 생각하지 않고 하나님과 밖을 먼저 생각할 줄 아는 믿음이 있었는데, 그새 약해져서 지금은 우선 나와 우리 교회부터 챙기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제가 다시 15년 전의 믿음으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아니 같은 것이 아니라 원하십니다. 분명히. 하나님은 저와 우리 높은 뜻 숭의교회 자신의 문제만 먼저 해결하려고 하는 교회가 되는 것을 원치 않으십니다. 우리 교회의 문제는 하나님께로 돌리고, 하나님이 더 마음 쓰시는 일들에 관심을 가지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앴는 교회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은 청년들을 위한 교육관 확보보다 더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그와 같은 부담이 있어서 예배 처소를 확장하고 쩔쩔매는 개척교회 두 곳에 5천 만 원 씩을 지원하였습니다. 사람들은 그 어려운 교회의 문제를 풀어주기 위하여 그 돈을 헌금한 줄 알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그것이 우리 높은 뜻 숭의교회의 문제를 풀어주는 해법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군선교부가 교회 예산에다가 자신들의 헌금을 합하여 열심히 활동하는 것을 보고 1억 원의 예산을 더 배당하여 우리 교회의 이름으로 예배당 하나를 건축해 주려고 합니다. 그것도 사실은 그렇게 해야만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의 문제를 풀어주시고 해결주시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다급한 마음으로 결정한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그 정도를 가지고 우리 높은 뜻 숭의교회가 자신 보다 밖을 먼저 신경 쓰는 하나님의 도에 가까운 교회가 되었다라고 할 수 없습니다.

동안교회가 일산동안교회를 위하여 사용한 당시의 6억 원은 거의 동안교회의 일년 예산에 가까운 돈이었습니다. 만일 그와 같은 마음으로, 그와 같은 수준으로 우리 높은 뜻 숭의교회가 생각한다면 우리도 최소한 우리 일년 예산 정도는 우리 아닌 밖을 위하여 먼저 쓸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그래야만 하나님께서 필요한 교육관도 허락해 주시고 천안 땅에 건축도 허락해 주실 것 같습니다.

희년재단을 한시 바삐 세워 본격적으로 구제와 선교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주 청량리에 있는 다일공동체를 방문했었습니다. 거기서 하고 있는 새로운 프로잭트 하나를 보았습니다. 그것은 베트남과 동남아시아에 있는 빈민층의 자녀 중 언청이가 된 아이들을 한국으로 데려와 수술을 해 주는 일이었습니다. 옛날 한국의 난지도와 같은 쓰레기 장에서 쓰레기를 뒤지며 사는 아이들 중에 언청이가 많답니다. 그 들 중에는 출생신고도 되어 있지 않아 호적도 없는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호적을 다시 만들고, 그것으로 여권을 만들어 한국까지 데리고 와서 그 아이들을 수술해 주었습니다.

아름다운 변화 (beautiful change)라는 이름으로 사역하고 있었는데 얼마나 마음에 감동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희년 재단이 설립되어 우리 교회도 그런 식의 사역을 마음껏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교회를 개척하고 최선을 다하는 목회자를 찾아 저들의 비빌 언덕이 되어주는 일도 열심히 핑계하지 않고 담당하고, 해마다 선교의 황금어장이라고 할 수 있는 군대에 예배당을 세워주는 일도 담당하고, 북한의 어려운 우리 동포를 위하여서도 감당해야 할 몫을 제대로 감당하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교회 재정이 풍족해 지면서 저 자신부터 씀씀이가 좀 헤퍼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염려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교회의 살림을 옹색하게 할 것 까지는 없지만 그래도 조금만 긴장하여 할 수 있는 대로 교회 안의 예산을 절약하여 조금이라도 밖으로 더 낼 수 있는 교회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도 도와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교회가 순서를 바꾸어 우리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하여 먼저 돈을 쓰는 것 때문에 잠시 당하게 되는 불편함이 있다면 이해해 주시고 참아 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 힘써서 한번 지금 현재 우리 높은 뜻 숭의교회가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보십시다.

그것을 교회 안에서 찾지 말고, 물론 교회 안에도 해야만 할 시급한 일들이 있지만, 그것을 믿음으로 뒤로 미루고 교회 밖에서 한번 먼저 할 일을 찾아보십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하여 그 일들을 한번 해 보십시다.

우리 교회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예배당을 건축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예배당을 지을 계획이 없다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러나 한번 정직하게 생각해 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그것을 좋아하시는 까닭은 예배당을 건축하는 것이 옳지 않아서 입니까 아니면 건축헌금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입니까?

저는 언젠가 우리 높은 뜻 숭의교회가 한번 예배당 건축하는 것만큼의 힘을 모아 예배당 건축이 아닌 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을 위해 헌금을 해 보았으면 합니다. 예배당 건축이 아닌 일을 위해 예배당 건축만큼의 힘을 쏟아 부을 수 있는 교회가 한번 되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밤낮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마실까만 염려하는 교회가 되지 아니하고 정말 크고 높은 뜻을 가지고 하나님의 나라를 생각하고 하나님의 의를 생각하는 그런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교회를 세워가기 위하여 늘 기도하시고 협력하시는 저와 여러분들이 다 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멘.
(김동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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