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설교 [어버이주일] 행복한 노년 (시 71:5-21)

  • 잡초 잡초
  • 431
  • 0

첨부 1


1. 소 팔고 논밭 팔아가며 아들의 공부를 뒷바라지한 부모가 계십니다. 그 덕으로 아들은 무사히 공부를 마치고 취직을 했고, 자기에게 맞는 아내를 얻어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아들이 성공하면 그 부모를 용상(龍床)에라도 올려줄 듯, 유난스런 한국적 모성애를 쏟아 부은 어머니는 병들어 죽고, 홀로 남은 아버지는 아들집으로 올라왔습니다. 며느리에게 되도록 잘 보이려고 농사지은 것을 정리해서 갖고 와서 며느리 앞에 내놓았습니다. 조금이라도 반가워하긴 커녕, 이런 건 안 먹는다는 듯이 한 눈으로 거들떠보고는 뒤켠으로 밀어버리고 맙니다. 아들조차도, 손자도, 파출부도, 아무도 반기지 않았습니다. 시골에서 순수 말린 곶감을 손자에게 주면, 손자는 불결하다고 먹지 않고, 할아버지 얘기보다는 오락게임이나 TV를 더 좋아했습니다. 아파트가 답답해서 나갔다가 점심 때를 놓치고 들어와도, 강아지 밥은 때맞춰 챙겨주면서도, 노인의 끼니는 아무도 챙겨주지 않았습니다. 마른 빵 조각으로 어설피 식탁 틈에 끼여 앉아 아침밥을 겨우 때웠으니, 국물있는 음식이 먹고 싶어도 말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목이 말라서 부엌에라도 들어갈라치면, 파출부가 질겁을 합니다. 파출부는 제 집처럼 당당한데, 자기는 왜 그리 눈치만 살펴야 되는지?

  노인이 길도 모르는 도시에서 외출을 해도 어딜 가시느냐고 묻는 식구가 없고, 심지어는 파출부조차도 열쇠없이 문 열어달란다고 짜증을 내며, 객식구인 양 성가시다는 취급을 했습니다. 노인은 한 열흘쯤 아들집에 머무는 동안 아들집의 역학 구조를 정확히 간파할 수 있었습니다.
손자는 1번, 며느리는 2번, 돈 벌어오는 아들은 3번, 재롱 부려주는 강아지는 4번, 며느리 대신 일을 해주는 파출부는 5번인데, 군식구나 다름없는 노인 자신은 꼴찌인 6번이 아닌가?
견디다 못한 노인은 옷가지를 챙겨 가방을 쌌습니다. 키운 소를 팔고 대물림한 선산 팔아서 사준 아파트가 아닙니까? 더구나 아들집인데도 남의 집보다 못한 것입니다. 노인은 아들 집을 떠나 시골로 내려가는 길에, 그래도 내 자식인데, 자식에게는 알려야지 하고 버스터미널에서 아들 직장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얘 3번아, 6번은 그만 내려간다.”  (유안진, 바람편지, p.194-197에서 인용)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자식이 최고요, 그 다음이 자기 남편 혹은 아내요, 맨 마지막이 부모라는 시대적 현실이 우리를 슬프게 만듭니다. 연세드신 어르신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이렇게 무시당하고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잠16:31)라고 했지만,  어르신들도 백발을 싫어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젊게 보이려고 애씁니다. 염색을 하고, 보톡스를 맞고, 주름제거수술을 합니다. 젊어 보이는 옷을 입습니다.

  농경사회에서는 노인들이 공경의 대상이었습니다. 산업사회로 이행하면서, 제품을 생산하려면 힘이 있어야 했습니다. 힘없는 노인들은 생산현장에서 밀려났습니다. 경쟁사회에서는 힘있는 자만 살아남습니다. 옛날에는 지식과 세상사는 지혜를 노년층으로부터 배웠습니다. 부모와 선생님들은 지식과 지혜의 담지자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인터넷과 TV가 그 자리를 차지해버렸습니다. 더 이상 젊은이들이 어르신들을 의지하거나 그들의 지혜를 배우려 하지 않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딤후3:1-2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리니, 사람들은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긍하며, 교만하며, 훼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치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치 아니하는 것이 말세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큰 고통이라고요.
부모에게만 고통이 아니라, 불효하는 자녀에게도 큰 고통입니다. 행한대로 갚으시는 하나님께서 자기 부모에게 행한 그대로 자식으로부터 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2. 그러나, 시대를 불문하고 하나님의 말씀은 변함이 없습니다. 십계명의 다섯 번째 계명이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입니다. 인간관계에서 지켜야 할 5계명부터 10번째 계명까지 중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가장 중요하고 우선적인 것이 부모공경입니다. 부모공경은 곧 하나님 공경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하나님을 많이 닮은 사람이 부모님입니다. “신(神)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말처럼, 어머니 아버지는 하나님의 대리자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그런데도 부모를 공경하지 않는 자식에 대하여 성경은 엄중하게 벌을 내린다고 말씀합니다.
출21:15 “자기 아비나 어미를 치는 자는 반드시 죽일찌니라.”
출21:17 “그 아비나 어미를 저주하는 자는 반드시 죽일찌니라.”

무서운 말씀입니다.
잠언 23:22 “너 낳은 아비에게 청종하고, 네 늙은 어미를 경히 여기지 말지니라.”
잠언 23:25 “네 부모를 즐겁게 하며 너 낳은 어미를 기쁘게 하라.”
골로새서 3:20 “자녀들아 모든 일에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는 주 안에서 기쁘게 하는 것이니라.”
사랑하는 청산교회 가족 여러분, 우리를 낳아 길러주신 부모님, 오늘날의 우리교회를 있게 하신 교회의 어르신들, 그리고 오늘의 경제적 풍요를 누리게 하신 이 땅의 어르신들을 진심으로 공경하는 성도들이 되기를 원합니다. 어르신들이 존경받고 행복해하는 사회가 곧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회요 하나님 나라임을 명심합시다.

3. 오늘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인 시편 71편은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행복한 노년을 위하여 하나님께 드린 기도입니다. 이 시를 지은 연로한 시인은 나이듦 때문에 세상 사람들에게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당하는 현실을 괴로워합니다.
7절 “나는 무리에게 이상함이 되었사오나 주는 나의 견고한 피난처시오니”
10-11절 “나의 원수들이 내게 대하여 말하며 나의 영혼을 엿보는 자가 서로 꾀하여 이르기를 하나님이 저를 버리셨은즉 따라 잡으라 건질 자가 없다 하오니”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습니까?
시인은 이런 환경에서도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노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정부와 사회 그리고 가정이 어르신들을 공경하고 섬김으로 아름다운 노년, 행복한 노년을 보내시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지라도, 어르신들께서는 스스로 좋지 못한 환경에서도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시편 기자처럼, 기도하며 사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에서 행복한 노년을 보내시는 세 가지 길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첫째, 주님을 찬송하며 살겠습니다.
6절 “나는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
8절 “주를 찬송함과 주를 존숭함이 종일토록 내 입에 가득하리이다.”
14절 “나는 항상 소망을 품고 주를 더욱 더욱 찬송하리이다.”
노래는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합니다. 평안하게 합니다. 연세드실수록 시간이 많습니다. 많은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지 않도록, 시간나는대로 하나님을 찬송하며 사십시오.
프로이트는 인간의 행복의 가장 중요한 두 요소는 일과 사랑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을 찬송하는 것은 일입니다. 그리고 주님을 찬송하는 것은 주님을 사랑하는 표현입니다. 찬송부르는 것은 일과 사랑, 두 가지를 동시에 해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찬송하며 사는 성도는 행복한 성도입니다. 찬송하면, 우리의 영혼이 춤을 춥니다. 찬송은 어떤 환경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감옥에서도, 질병 중에서도,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어디에서도 하나님을 찬송할 수 있습니다. 주님을 찬송할 때, 우리 마음을 짓누르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주님을 찬송할 때, 마음의 문이 열립니다. 그 열린 문으로 하나님의 빛이 들어옵니다.
연로하신 어르신 성도 여러분, 항상 찬송하심으로 행복한 노년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4. 둘째, 하나님만 의지하며 살겠습니다.
5-6절 “주 여호와여, 주는 나의 소망이시요 나의 어릴 때부터 의지시라. 내가 모태에서부터 주의 붙드신 바 되었으며, 내 어미 배에서 주의 취하여 내신바 되었사오니”
9절 “나를 늙은 때에 버리지 마시며 내 힘이 쇠약한 때에 떠나지 마소서.”
12절 “하나님이여 나를 멀리 마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속히 나를 도우소서.”
18절 “하나님이여 내가 늙어 백수가 될 때에도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가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을 장래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까지 나를 버리지 마소서.”
이런 말씀에서 느끼는 뉘앙스는 연로한 시인이 세상 사람들에게서 버림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늙었다고, 힘없다고, 병들었다고 어르신들을 무시하고 버립니다. 가까이 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멀리 하지 않으시고 버리지 않으십니다. 자식은 우리를 떠나도 하나님은 영원히 우리를 떠나지 않으십니다.

미국 전직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가 쓴 <나이 드는 것의 미덕> 이란 책을 보면, 통계적으로 65세의 사람들은 남아 있는 시간의 15% 정도를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고, 85세의 사람들은 남아 있는 인생의 절반가량을 타인의 도움에 의존한다고 합니다. 연세가 드실수록 힘이 쇠하여지고 건강이 약해지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이 의존하게 됩니다. 연세가 드실수록 남에게 의존하고 싶은 유혹이 있습니다. 그러나, 카터씨의 지론은 노인들일수록 그런 유혹과 싸우면서 가능한 한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스스로 자신을 보살필 수도 있는데,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나 편의에 지나치게 의존해 무기력해지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합니다.

우리 주위의 어르신들을 보면, 몸이 몹시 쇠약해지셔서 혼자 힘으로 생활하시기 힘드신 데도 자식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서 혼자 사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반대로 어떤 분들은 자식에게 의존하고 싶은데도 자식이 나 몰라라 하여 고생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어찌 되었든간에, 연세가 드실수록 사람에게 의지하기보다, 하나님을 의지하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어릴 때부터 하나님께 소망을 두었고, 하나님을 의지하여 오늘까지 살아오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들을 모태에서부터 붙들어 주셨습니다. 그분은 변함없이 오늘도 여러분을 붙드시고 계십니다. 여러분을 떠나지 아니하고 버리지 아니하고 도와주십니다.
이제 연로하신 어르신 여러분, 이렇게 기도합시다.
“하나님, 이제부터 주님만 의지하며 살겠습니다. 남은 생애 동안 저와 함께 하시고 저를 도와주소서.”

5. 셋째, 꿈을 갖고 살겠습니다.
14절 “나는 항상 소망을 품고”
여기에서 “항상” 이란 “빈번하게 반복되는”(continually) 이란 뜻입니다. 끊어졌다가 다시 소망을 품고, 쓰러질 때 다시 꿈을 갖고, 아플 때 다시 희망을 갖는 것을 말합니다. 꿈, 소망이란 단어가 젊은이들만의 전매특허품이 아닙니다. 꿈과 소망은 살아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합니다. 아무리 연세가 드셔도 다른 사람을 위하여, 교회를 위하여,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뭔가를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위하여 뭔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은 정신적으로 몹시 건강한 분들입니다. 특별히, 은퇴를 2-3년 앞두신 분들이나, 이미 은퇴하신 분들은 지미 카터가 쓴 <나이 드는것의 미덕> 이란 책을 꼭 읽어보시고 은퇴 후의 삶을 준비하시기를 바랍니다. 이 책은 57세 때, 대통령직을 그만 두고 은퇴자의 삶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지미 카터의 은퇴 후의 삶을 담고 있습니다.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15절 “내가 측량할 수 없는 주의 의와 구원을 내 입으로 종일 전하리이다.”
18절 “내가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을 장래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까지 나를 버리지 마소서.”
시인은 비록 나이가 많이 들었지만, 아직도 할 일이 있다고 합니다. 후배들에게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의 능력, 기적을 전하는 일을 하겠다고 합니다. 주님의 능력을 모든 사람에게 전하겠다고 합니다.

20절 “우리에게 많고 심한 고난을 보이신 주께서 우리를 다시 살리시며 땅 깊은 곳에서 다시 이끌어 올리시리이다.”
연로한 시인은 이제 마지막으로 부활의 소망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어르신 여러분, 소망 중의 소망은 하늘나라의 소망입니다. 부활의 소망입니다.
세상이 많이 힘들고 육체는 점점 쇠하여 가지만, 그럴수록 더욱 더 하늘나라의 소망을 갖고 사시는 어르신들이 되십시오. 하늘나라의 소망을 갖는다고 하면 종종 오해를 합니다. 빨리 죽고 싶다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 하늘나라에게 기쁘게 주님을 만나기 위해, 이 세상에서 남은 인생을 더 보람있고 의미있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21절 “나를 더욱 창대하게 하시고 돌이키사 나를 위로하소서.”
천국에 가면, 주님께서 나를 더욱 높여주실 것이고, 이 땅에서 당한 모든 고난을 위로하여 주시고 그에 합당한 영광스런 상급을 주실 줄 믿습니다.
지미 카터는 “후회가 꿈을 대신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늙기 시작한다” 고 했습니다.
어르신 여러분, 지난 날을 후회하며 노년을 보내지 마시고, 미래에 대한 아름다운 꿈을 갖고 천국을 향하여 달려가는 행복한 노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6. 한 사회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은 크게 세 세대로 나누어집니다.
오늘의 사회가 있기까지 수고하고 땀 흘린 어르신 세대, 이분들은 공경과 섬김의 대상입니다. 또, 우리의 사회를 위해 현재 수고하며 애쓰는 세대, 그들은 격려와 협조의 대상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수고하며 땀 흘릴 세대, 그들은 투자와 양육의 대상입니다. 바람직한 사회는 이 세 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서로 공경과 격려와 투자를 아끼지 않는 공생하는 사회입니다. 특별히 어버이주일을 맞이하여 이미 수고하신 어르신들에 대한 공경과 섬김이 없다면, 이 사회는 기형 사회, 병든 사회임이 분명합니다. 어르신들이 행복한 노년을 보내실 수 있도록 후배 신앙인들이 잘 공경하고 섬기는 아름다운 가정, 행복한 교회, 멋진 조국이 되도록 합시다.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