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신뢰의 끈 (마 17: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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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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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의 끈 (마 17:14-27)
오늘 말씀은 예수님께서 변화산에서 내려오신 이후의 사건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과 세 제자가 산 밑에 있던 제자들과 합류하기 위해 모여 있는 무리들에게로 갔습니다. 그 때 한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무릎을 꿇고 간청했습니다(14). “주여 내 아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저가 간질로 심히 고생하여 자주 불에도 넘어지며 물에도 넘어지는 지라 내가 주의 제자들에게 데리고 왔으나 능히 고치지 못하더이다.”(15-16) 그는 심한 간질에 걸린 아들을 둔 아버지였습니다. 발작을 시작하면 불에도 넘어지고 물에도 넘어지는 아들의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아버지는 가슴이 터지고 피가 거꾸로 흐르는 고통을 느꼈을 것입니다. 아들을 고쳐보려고 주님의 제자들에게 데리고 왔지만, 그들조차 능히 고치지 못했습니다.
이 모습을 보신 예수님은 안타까움과 탄식 가운데서 말씀하셨습니다.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여 내가 얼마나 너희와 함께 있으며 얼마나 너희를 참으리요 그를 이리로 데려오라”(17). 예수께서 귀신을 꾸짖어 나가게 하시자 아이가 그 때부터 나았습니다(18). 아이의 아버지가 돌아간 후 제자들이 예수님께 따로 나아와서 물었습니다. “우리는 어찌하여 쫓아내지 못하였나이까?”(19). 예수님은 “너희 믿음이 적은 연고니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만일 믿음이 한 겨자씨만큼만 있으면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기라 하여도 옮길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20) 하셨습니다.
이 단락에서 강조해서 다루어지고 있는 것은 ‘믿음의 문제’입니다. 산 아래 있던 제자들이 아이를 고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 어려 가지 핑계거리를 생각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의 질병이 너무 심했다, 혹은 주변에 둘러싼 사람들의 비판적인 태도 때문에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혹은 수제자 그룹에 속한 제자들이 아니어서 실력이 부족했다, 혹은 귀신이 아주 질기고 독한 놈이었다는 등의 환경적 요인이 작용한 것도 사실일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일축해서 ‘믿음이 없는’ 혹은 ‘믿음이 적은’ 문제로 보셨습니다. 믿음 없음과 믿음 적음이 주님을 탄식하게 만들었고, 제자들로 무능하게 만들었습니다.
마태복음 10:1절과 8절을 보면 예수님은 열두 제자를 불러 더러운 귀신을 쫓아내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는 권능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병든 자를 고치며 죽은 자를 살리며 문둥이를 깨끗하게 하며 귀신을 쫓아내되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고 하셨습니다. 사도들은 이미 권능을 부여받은 사람들이며 권능을 발휘하도록 명령 받은 자들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실제 문제 앞에서 무능했던 것은 권능을 행사하는데 필요한 믿음이 결핍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는 마치 코드 뽑힌 선풍기와 같습니다. 선풍기는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오직 전원에 연결 되어 있을 때만 실제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수난을 예고하신 직후부터, 제자들의 예수님에 대한 그들의 신뢰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더 이상 말씀을 듣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메시아가 수난을 당하고 죽임당해야 한다는 말이 믿기지 않았고, 믿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십자가를 지라는 말씀도 부담스럽기만 했습니다. 예수님 덕분에 한 자리 차지해보려던 욕망이 좌절되자, 낙심되었습니다. 실컷 고생해도 돌아오는 것은 십자가뿐이라고 생각하니 더 이상 헌신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신뢰가 단절된 상태였기 때문에, 그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당신님의 뜻대로 각 성도들에게 나눠주시는 독특한 은사가 있음을 말함과 동시에, 또한 모든 성도들에게 동일하게 주신 은사가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근신하는 마음이니”(딤후 1:7) 그런데 성도들 모두가 자신의 실제 삶의 문제에 직면해서는 능력과 사랑과 근신의 모습을 나타내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히려 무능력한 모습, 사랑 없는 모습, 절제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세상 사람들에게 지탄을 받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어쩌면 우리도 그 이유를 환경이나 자기 무능에서 찾기 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여전히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여”라고 평가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믿음이 없다’는 것은 자극을 받고도 믿음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진리의 말씀을 선포하셔도 외면해버리고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신뢰의 관계가 맺히지 않습니다. 주님의 말씀 앞에서 자기의 헛된 욕망을 부인하고 자기십자가를 지는 사람은 깊은 신뢰의 관계가 형성됩니다. 서로에 대해서 믿음이 돈독해집니다. 그러나 자기부인과 자기십자가를 계속 말하고 있는데도, 자기를 부인하지 않고 자기십자가를 지지 않으려고 작정한 사람은 점점 관계가 껄끄러워집니다. 서로를 향해 신뢰가 파괴됩니다. 그 결과 패역하게 됩니다. ‘패역하다’는 것은 생각과 감정과 행동이 비틀리고 왜곡되어서 정도를 벗어나 있고,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지 못하여 전적으로 잘못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을 잃어버리는 것은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탄식하고 슬퍼할 만한 일입니다.
주님께서는 “믿음이 한 겨자씨만큼만 있으면” 사람이 상상하기 힘든 역량을 나타낼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겨자씨는 볼펜으로 점을 찍어 놓은 것만큼 작습니다. 대체로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직면하는 문제는 산을 옮기는 것보다는 쉬운 일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삶의 문제들 앞에서 우리의 믿음이 크지 못하다는 것, 혹은 오래된 믿음이 아니라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현재적으로 하나님을 바르게 신뢰하고 있는 것이 살아 있는 참 믿음입니다.
우리의 믿음을 간단하게나마 점검할 수 있는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여러분은 하나님께서 능력과 사랑과 근신의 영을 주셨음을 참으로 신뢰합니까?’ ‘여러분은 말씀이 양심을 찌를 때 슬쩍 외면하지 않고, 참으로 진실하게 그 말씀 앞에 회개합니까?’ ‘여러분은 말씀 앞에 자기의 욕망을 부인하며 하나님께서 부여해주신 자기 사명의 십자가를 집니까’ 우리가 이 질문들에 흡족하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면, 참 믿음을 가졌다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저 말씀을 흘려듣기에 익숙하고, 자기부인이나 자기십자가는 다른 성도들이나 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면, 그의 믿음 생활이 아무리 오래되었다 할지라도 그것은 신뢰의 끈이 단절된 죽은 믿음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십자가를 지고 죽으셔야 합니다. 그런데 사도들조차 믿음을 상실하고 있음을 인해 탄식하며 슬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갈릴리에 모여 있을 때에, 다시금 그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진리를 선포하셨습니다. 어쩌면 처음 갈릴리에서 그들을 부르셔서 믿음을 심어 오셨던 것처럼, 다시 처음부터 믿음을 심으시려는 심정으로 하셨는지도 모릅니다: “인자가 장차 사람들의 손에 넘기워 죽임을 당하고 제 삼 일에 살아나리라”(23) 그러나 자제들은 오히려 “심히 근심”하였습니다(24). 말씀을 받아들이면 기쁨이 될 텐데,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근심이 됩니다. 회피하고 싶은 말씀을 재차 말씀하시니까 심히 부담이 됩니다. 이처럼 말씀을 회피하며 근심했던 제자들은 점차 믿음이 떨어져서 결국 십자가 앞에서 모두 예수님을 배반하고 맙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십자가를 져야 한다는 것은, 결코 회피할 수 없는 말씀입니다. 나만 어떻게 요령껏 피해나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잠시 회피하는 것 같아도 결코 회피 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끝내 자기의 욕망을 부인하지 않았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의 헛된 욕망을 다 무너뜨리셨습니다. 산산이 부수신 후에 자기십자가를 지게 하셨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자기 욕망을 부인하지 않고 자기십자가를 지지 않았던 사람은 가룟 유다뿐이었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마귀의 자식이며 주님을 존경하는 스승정도로만 생각했던 인물입니다. 누구든지 주님을 따르는 자는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십자가를 져야만 합니다. 이것은 만고 불별의 진리입니다.
24-27절은 성전세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들이 가버나움으로 갔을 때, 성전세 받는 사람들이 베드로에게 말했습니다. “너의 선생이 반 세겔을 내지 아니하느냐” 반 세겔은 유대인 성인 남자라면 누구든지 내야 하는 성전세였습니다. 베드로는 “내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이 일을 주님께 알리기 전에, 예수님께서 먼저 말씀하셨습니다. “시몬아 네 생각은 어떠하뇨 세상 임금들이 뉘게 관세와 정세를 받느냐 자기 아들에게냐 타인에게냐” 베드로는 “타인에게니이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그러하면 아들들은 세를 면하리라 그러나 우리가 저희로 오해케 하지 않기 위하여 네가 바다에 가서 낚시를 던져 먼저 오르는 고기를 가져 입을 열면 돈 한 세겔을 얻을 것이니 가져다가 나와 너를 위하여 주라 하시니라”고 하셨습니다.
베드로는 일전에 예수님께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 고백했습니다. 그렇다면 성전세 거두는 자들에게 ‘내시지 않아도 된다’고 대답했어야 옳습니다. 성전 주인이 세금을 내실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사건이 말해주는 것은, 베드로의 신앙 고백과 그의 삶이 아직 일치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고백은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였으나, 삶으로는 하나님의 아들로 대우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이런 베드로에게 당신께서는 참으로 하나님의 아들로서 전지전능하심을 체험케 하셨습니다. 베드로가 말하기도 전에 이미 그가 성전세를 내겠다고 하고 온 것을 아셨고, 또한 어느 물고기의 입속에 한 세겔이 있는 것도 아셨고, 성전세 내지 않으면 오해할 것도 아셨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여 베드로의 필요까지 채우셨습니다.
참된 고백은 있으나 참된 삶이 뒤따르지 않는 제자의 모습은 우리 속에도 있습니다. 자기부인과 자기십자가가 없는 고백은 점차 주님과의 신뢰를 무너뜨립니다. 신뢰의 끈이 회복되어야, 성도의 삶은 능력과 사랑과 근신의 모습을 가지게 됩니다. 주님을 신뢰하는 끈을 참으로 굳게 붙들기를 바랍니다.
오늘 말씀은 예수님께서 변화산에서 내려오신 이후의 사건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과 세 제자가 산 밑에 있던 제자들과 합류하기 위해 모여 있는 무리들에게로 갔습니다. 그 때 한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무릎을 꿇고 간청했습니다(14). “주여 내 아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저가 간질로 심히 고생하여 자주 불에도 넘어지며 물에도 넘어지는 지라 내가 주의 제자들에게 데리고 왔으나 능히 고치지 못하더이다.”(15-16) 그는 심한 간질에 걸린 아들을 둔 아버지였습니다. 발작을 시작하면 불에도 넘어지고 물에도 넘어지는 아들의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아버지는 가슴이 터지고 피가 거꾸로 흐르는 고통을 느꼈을 것입니다. 아들을 고쳐보려고 주님의 제자들에게 데리고 왔지만, 그들조차 능히 고치지 못했습니다.
이 모습을 보신 예수님은 안타까움과 탄식 가운데서 말씀하셨습니다.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여 내가 얼마나 너희와 함께 있으며 얼마나 너희를 참으리요 그를 이리로 데려오라”(17). 예수께서 귀신을 꾸짖어 나가게 하시자 아이가 그 때부터 나았습니다(18). 아이의 아버지가 돌아간 후 제자들이 예수님께 따로 나아와서 물었습니다. “우리는 어찌하여 쫓아내지 못하였나이까?”(19). 예수님은 “너희 믿음이 적은 연고니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만일 믿음이 한 겨자씨만큼만 있으면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기라 하여도 옮길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20) 하셨습니다.
이 단락에서 강조해서 다루어지고 있는 것은 ‘믿음의 문제’입니다. 산 아래 있던 제자들이 아이를 고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 어려 가지 핑계거리를 생각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의 질병이 너무 심했다, 혹은 주변에 둘러싼 사람들의 비판적인 태도 때문에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혹은 수제자 그룹에 속한 제자들이 아니어서 실력이 부족했다, 혹은 귀신이 아주 질기고 독한 놈이었다는 등의 환경적 요인이 작용한 것도 사실일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일축해서 ‘믿음이 없는’ 혹은 ‘믿음이 적은’ 문제로 보셨습니다. 믿음 없음과 믿음 적음이 주님을 탄식하게 만들었고, 제자들로 무능하게 만들었습니다.
마태복음 10:1절과 8절을 보면 예수님은 열두 제자를 불러 더러운 귀신을 쫓아내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는 권능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병든 자를 고치며 죽은 자를 살리며 문둥이를 깨끗하게 하며 귀신을 쫓아내되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고 하셨습니다. 사도들은 이미 권능을 부여받은 사람들이며 권능을 발휘하도록 명령 받은 자들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실제 문제 앞에서 무능했던 것은 권능을 행사하는데 필요한 믿음이 결핍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는 마치 코드 뽑힌 선풍기와 같습니다. 선풍기는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오직 전원에 연결 되어 있을 때만 실제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수난을 예고하신 직후부터, 제자들의 예수님에 대한 그들의 신뢰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더 이상 말씀을 듣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메시아가 수난을 당하고 죽임당해야 한다는 말이 믿기지 않았고, 믿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십자가를 지라는 말씀도 부담스럽기만 했습니다. 예수님 덕분에 한 자리 차지해보려던 욕망이 좌절되자, 낙심되었습니다. 실컷 고생해도 돌아오는 것은 십자가뿐이라고 생각하니 더 이상 헌신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신뢰가 단절된 상태였기 때문에, 그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당신님의 뜻대로 각 성도들에게 나눠주시는 독특한 은사가 있음을 말함과 동시에, 또한 모든 성도들에게 동일하게 주신 은사가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근신하는 마음이니”(딤후 1:7) 그런데 성도들 모두가 자신의 실제 삶의 문제에 직면해서는 능력과 사랑과 근신의 모습을 나타내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히려 무능력한 모습, 사랑 없는 모습, 절제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세상 사람들에게 지탄을 받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어쩌면 우리도 그 이유를 환경이나 자기 무능에서 찾기 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여전히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여”라고 평가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믿음이 없다’는 것은 자극을 받고도 믿음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진리의 말씀을 선포하셔도 외면해버리고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신뢰의 관계가 맺히지 않습니다. 주님의 말씀 앞에서 자기의 헛된 욕망을 부인하고 자기십자가를 지는 사람은 깊은 신뢰의 관계가 형성됩니다. 서로에 대해서 믿음이 돈독해집니다. 그러나 자기부인과 자기십자가를 계속 말하고 있는데도, 자기를 부인하지 않고 자기십자가를 지지 않으려고 작정한 사람은 점점 관계가 껄끄러워집니다. 서로를 향해 신뢰가 파괴됩니다. 그 결과 패역하게 됩니다. ‘패역하다’는 것은 생각과 감정과 행동이 비틀리고 왜곡되어서 정도를 벗어나 있고,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지 못하여 전적으로 잘못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을 잃어버리는 것은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탄식하고 슬퍼할 만한 일입니다.
주님께서는 “믿음이 한 겨자씨만큼만 있으면” 사람이 상상하기 힘든 역량을 나타낼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겨자씨는 볼펜으로 점을 찍어 놓은 것만큼 작습니다. 대체로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직면하는 문제는 산을 옮기는 것보다는 쉬운 일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삶의 문제들 앞에서 우리의 믿음이 크지 못하다는 것, 혹은 오래된 믿음이 아니라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현재적으로 하나님을 바르게 신뢰하고 있는 것이 살아 있는 참 믿음입니다.
우리의 믿음을 간단하게나마 점검할 수 있는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여러분은 하나님께서 능력과 사랑과 근신의 영을 주셨음을 참으로 신뢰합니까?’ ‘여러분은 말씀이 양심을 찌를 때 슬쩍 외면하지 않고, 참으로 진실하게 그 말씀 앞에 회개합니까?’ ‘여러분은 말씀 앞에 자기의 욕망을 부인하며 하나님께서 부여해주신 자기 사명의 십자가를 집니까’ 우리가 이 질문들에 흡족하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면, 참 믿음을 가졌다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저 말씀을 흘려듣기에 익숙하고, 자기부인이나 자기십자가는 다른 성도들이나 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면, 그의 믿음 생활이 아무리 오래되었다 할지라도 그것은 신뢰의 끈이 단절된 죽은 믿음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십자가를 지고 죽으셔야 합니다. 그런데 사도들조차 믿음을 상실하고 있음을 인해 탄식하며 슬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갈릴리에 모여 있을 때에, 다시금 그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진리를 선포하셨습니다. 어쩌면 처음 갈릴리에서 그들을 부르셔서 믿음을 심어 오셨던 것처럼, 다시 처음부터 믿음을 심으시려는 심정으로 하셨는지도 모릅니다: “인자가 장차 사람들의 손에 넘기워 죽임을 당하고 제 삼 일에 살아나리라”(23) 그러나 자제들은 오히려 “심히 근심”하였습니다(24). 말씀을 받아들이면 기쁨이 될 텐데,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근심이 됩니다. 회피하고 싶은 말씀을 재차 말씀하시니까 심히 부담이 됩니다. 이처럼 말씀을 회피하며 근심했던 제자들은 점차 믿음이 떨어져서 결국 십자가 앞에서 모두 예수님을 배반하고 맙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십자가를 져야 한다는 것은, 결코 회피할 수 없는 말씀입니다. 나만 어떻게 요령껏 피해나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잠시 회피하는 것 같아도 결코 회피 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끝내 자기의 욕망을 부인하지 않았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의 헛된 욕망을 다 무너뜨리셨습니다. 산산이 부수신 후에 자기십자가를 지게 하셨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자기 욕망을 부인하지 않고 자기십자가를 지지 않았던 사람은 가룟 유다뿐이었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마귀의 자식이며 주님을 존경하는 스승정도로만 생각했던 인물입니다. 누구든지 주님을 따르는 자는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십자가를 져야만 합니다. 이것은 만고 불별의 진리입니다.
24-27절은 성전세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들이 가버나움으로 갔을 때, 성전세 받는 사람들이 베드로에게 말했습니다. “너의 선생이 반 세겔을 내지 아니하느냐” 반 세겔은 유대인 성인 남자라면 누구든지 내야 하는 성전세였습니다. 베드로는 “내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이 일을 주님께 알리기 전에, 예수님께서 먼저 말씀하셨습니다. “시몬아 네 생각은 어떠하뇨 세상 임금들이 뉘게 관세와 정세를 받느냐 자기 아들에게냐 타인에게냐” 베드로는 “타인에게니이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그러하면 아들들은 세를 면하리라 그러나 우리가 저희로 오해케 하지 않기 위하여 네가 바다에 가서 낚시를 던져 먼저 오르는 고기를 가져 입을 열면 돈 한 세겔을 얻을 것이니 가져다가 나와 너를 위하여 주라 하시니라”고 하셨습니다.
베드로는 일전에 예수님께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 고백했습니다. 그렇다면 성전세 거두는 자들에게 ‘내시지 않아도 된다’고 대답했어야 옳습니다. 성전 주인이 세금을 내실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사건이 말해주는 것은, 베드로의 신앙 고백과 그의 삶이 아직 일치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고백은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였으나, 삶으로는 하나님의 아들로 대우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이런 베드로에게 당신께서는 참으로 하나님의 아들로서 전지전능하심을 체험케 하셨습니다. 베드로가 말하기도 전에 이미 그가 성전세를 내겠다고 하고 온 것을 아셨고, 또한 어느 물고기의 입속에 한 세겔이 있는 것도 아셨고, 성전세 내지 않으면 오해할 것도 아셨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여 베드로의 필요까지 채우셨습니다.
참된 고백은 있으나 참된 삶이 뒤따르지 않는 제자의 모습은 우리 속에도 있습니다. 자기부인과 자기십자가가 없는 고백은 점차 주님과의 신뢰를 무너뜨립니다. 신뢰의 끈이 회복되어야, 성도의 삶은 능력과 사랑과 근신의 모습을 가지게 됩니다. 주님을 신뢰하는 끈을 참으로 굳게 붙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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