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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안식(4) : 향연 (레 26:2,10~13; 계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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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4) - 향연
레26:2, 10~13; 계21:1~7

지난 한 주간의 삶이 어떠셨습니까?  여러분의 삶은 어디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습니까?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며 기독교 신앙을 심리학적으로 잘 풀어 설명했던 폴 추니어 박사는,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자리를 차지하는 어떤 장소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간이 이렇게 자리를 차지하고, 어느 한 곳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온전하게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그의 책에서 이야기합니다.  그는 이를 ‘당신을 위한 자리’ A Place for you라고 불렀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을 위한 자리가 있습니까?  나는 분명한 나의 뿌리를 확고한 곳에 내리고 있는 안정적인 사람입니까?  아니면 나의 자리는 늘 불안하고 나는 부초와 같다는 생각이 드십니까?

폴 추니어 박사가 말하는 것과는 좀 다른 의미지만, 우리는 어떤 장소를 소유하기를 원합니다.  자신이 이 세상에 나와서 갖는 존재감을 자신이 차지하는 자리에서 찾으려고 하기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집을 갖고 싶어 하고, 그것도 좋은 집을 갖고 싶어 합니다.  또 좋은 자리, 즉 괜찮은 지위를 갖고 싶어 합니다.  아마 우리가 이 세상에 와서 투쟁적으로 살고 있다면, 이것을 위해서라고 말해도 될 만큼 우리는 ‘우리가 차지하는 자리’를 소유하고 싶어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여러분은 얼마만큼의 자리를 차지하고 살고 있습니까?  내가 살고 있는 집은?  내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은?  나의 자리는?

그런데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보면, 공평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누구는 10평에서 다섯 식구가 살기도 하고, 누구는 50평에서 세 식구가 살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수 십 만평, 수백만평의 땅을 가지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죽어 묻힐 3평의 땅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 공평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시간입니다.  누구나 하루 24시간을 삽니다.  돈이 많아서 더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없고, 돈이 없다고 23시간, 22시간으로 줄어들지 않습니다.  요즘은 경영학이 발달해서 시간관리도 마치 재산처럼 관리하면서 살라고 하지만, 어쨌든 시간은 어느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집니다.

공간은 소유 개념이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공간,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시간은 소유 개념이라기보다는 그냥 우리가 시간 안에 살고 있을 뿐입니다.  시간을 더 차지하려고 싸우지는 않습니다.  오래 살려고는 합니다마는 그것은 사람의 뜻대로 되지는 않는 일입니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께서는 여러 가지를 거룩하게 구별하십니다.  성전을 거룩하게 구별하고, 성전의 여러 기물들을 거룩하게 하고, 또 사람을 거룩하게 구별합니다. 

그런데, 성경에서 하나님이 제일 먼저 거룩하게 구별하신 것은 성전이나 성전의 기물이 아니라,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만물을 창조하신 후에 하신 일은 “일곱째 날을 복주사 거룩하게 하셨으니...”(창2:3)였습니다.  그 날이 안식일입니다.

거룩(카도쉬)이라는 말은 ‘구별되어 하나님과 관련이 있는 것’을 가리킬 때 사용되는 특별한 단어입니다.  그러므로 시간을 거룩하게 하셨다는 말은 하나님은 자연에 거하시는 분이 아니라, 시간에 거하신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당시 다른 종교들은 신들은 어떤 특정한 사물들, 나무나 산이나 혹은 특정한 장소에 거한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은 그런 자연에 거하는 분이 아니라, 그런 자연을 만드신 분이고, 오히려 하나님은 시간 가운데 계시고, 시간을 움직이시는 분이라고 우리에게 가르칩니다.  사실, 이 세상의 모든 피조물들은 시간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만물 가운데 으뜸이라고 하는 인간도 시간의 지배를 받습니다.  이 우주의 해나 별이나 달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별들도 시간에 맞추어 생겨나기도 하고 소멸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시간의 주인이 누구냐 하면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만이 영원하십니다.

우리는 잘못하면 어떤 장소를 성소로 만들고 그곳에 하나님이 임재하신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은 하나님은 시간 가운데 거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쉽게 주일날 예배당에 간다는 의미에서 ‘교회 간다’고 하고 교회에서 하나님을 발견하기를 기대합니다마는, 그러나 사실은 우리는 예배 시간에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특정한 장소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시간에 하나님을 만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때가 차매”, 시간이 무르익었을 때 우리는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여러분의 경험을 보면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우리가 물질과 공간에 우리의 온 정력을 바치고, 이것을 소유하려고 발버둥치는 그것을 잠시 그치고, 하나님이 거룩하게 하신 안식일, 주일을 온전하게 지킬 때, 우리는 하나님의 소유가 될 수 있습니다.  안식일을 지킨다는 것은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내가 물질과 공간의 주인이기를 포기하고, 시간의 주인이신 주님을 기억함으로써 내가 하나님의 소유가 된다, 나의 주인이 주 하나님이심을 깨닫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안식일을 지키라는 말을 단지 율법적이거나 교조적으로 이해해서 ‘지킨다’는 것에 목숨을 거는 식이 되서는 안될 것입니다.  여기서 지키라는 말은 오히려 ‘축하하고 기념하라’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이 축하에 대해서 사라 웬저 쉔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축하는 우리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을 높이는 것이다.  축하는 우리에게 우리가 누구인지를 말해주는 것을 기뻐하는 것이다.  축하는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축하는 팔을 벌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창조자께 돌아가는 것이다”

자신이 누군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 채, 습관과 관성에 의해 살아가던 삶에서 칠 일에 한번씩 ‘나의 일’을 그치고 나 자신과 나 자신의 참된 근원이신 하나님을 기억하는 안식일의 영성을 배우고, 안식일의 자유와 안식일의 기쁨을 누린다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하는 일들과 거기에서 오는 긴장과 염려를 그침으로서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이고 우리의 삶은 근본적으로 이 세상의 물질과 연결된 존재가 아닌 우주 만물과 시간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연결된 존재라는 사실을 이 주일을 통해 느낄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이럴 때 우리에게는 영적인 쉼이 올 수 있습니다.  깊은 데서 오는 평화를 맛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모든 삶이, 비록 내가 생각하기에는 부족하고, 상처 많고, 실수투성이라고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그런 나를 받아들이셨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도 내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으며, 이 세상과 나의 가족 나의 이웃을 받아들일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하나님께서 나를 불러주신 나의 소명, 이 땅에서 하라고 하시는 나의 일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안식일을 지킨다는 것은 “팔을 벌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창조자께 돌아가는 것입니다.  칠일에 한번씩 우리에게는 이런 축복이 주어졌습니다.  그러므로 주일은 우리의 뿌리를 확인하는 날입니다.  그 뿌리를 확인하고 기억하고(기념하고) 기뻐하며 축하하는 날입니다.  내가 그동안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스스로 실패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잎을 무성하게 만든 나무처럼, 보이는 잎들에 마음을 쓰며 살았지만, 그러나 나의 삶의 뿌리는 어떠한가를 확인하는 날이 바로 주일입니다.  그래서 나의 뿌리는 바로 하나님이심을 확인하며 기뻐하는 날이 주일입니다.  나의 뿌리는 연약한 내가 아닙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뻐할 수 있습니다.  사도바울이 말했던 기쁨은 이것입니다.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나의 무성한 이파리들을 보며 기뻐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내가 이룬 성취로 기뻐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나의 좋은 환경으로 인해 기뻐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너의 뿌리가 하나님 곧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보고 기뻐하라는 말입니다.

오늘 신약성경 본문은 하나님이 이루실 마지막 날의 기쁨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리는 날을 마치 신랑을 맞는 신부의 모습처럼 비유합니다.  남편을 위해 단장한 신부가 하늘로부터 내려옵니다.  그때 보좌에서 주례사가 흘러나오는데, “보아라, 하나님의 집이 사람들 가운데 있다.  하나님(신랑)이 그들(신부)과 함께 계실 것이요,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나님이 친히 그들과 함께 계시고,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주실 것이니, 다시는 죽음이 없고,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은 다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또 말씀하십니다.  ”보아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목마른 사람에게는 내가 생명수 샘물을 거저 마시게 하겠다...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는 내 자녀가 될 것이다“

오늘 이 말씀은 종말에 이룰 새 하늘과 새 땅을 말씀하고 있지만, 그 날은 꼭 이 세상이 끝나는 마지막 날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가 오늘을 종말론적으로 살 때, 즉 오늘 하루를 나의 마지막 순간이라는 의식으로, 지금 여기를 살 때, 갖게 되는 우리의 기쁨을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두드러지는 말씀은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는 구절입니다.  함께 있어 나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 주고, 목마를 때 생명수 샘물을 거저 마시게 하시는 분.  바로 이 안에서 우리는 참된 기쁨을 발견합니다.  나의 뿌리가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알게 될 때 오는 기쁨을 의미합니다. 

오늘 구약성경의 말씀은 안식일을 지키는 자의 기쁨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26장 2절에서 너희는 내 안식일을 지키며 내 성소를 경외하라고 말씀한 후에 그것을 지키는 자가 누릴 복을 3절에서부터 13절까지 구체적으로 말씀하고 있습니다.  철따라 비를 내리고, 거두어들이는 곡식이 너무 많아서 배불리 먹고, 땅에서는 안전하고 평화롭게 두 다리를 뻗고 잘 것이고, 사나운 짐승이나 원수들이 해치지 못하고 자손들이 많게 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  10절 이하에도 보면, 지난 해에 거두어들인 곡식을 미처 다 먹지 못한 채, 햇곡식을 저장하게 될 것이고, 너희가 사는 곳에서 나도 같이 살겠다.  나는 너희 사이에서 거닐겠다, 나는 너희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  더 이상 너희를 노예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하십니다.

이 말씀을 안식일을 지킬 때, 기계적으로 오게 되는 축복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안식일을 지킴으로서 누리게 될 은혜요, 축복이라고 보게 됩니다.  여기서도 강조되는 것은 “내가 내 성막을 너희 중에 세우리니(너희가 사는 곳에서 나도 같이 살겠다)... 내가 너희 중에 행하여 너희의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도 결국은 하나님의 임재를 통한 기쁨을 말씀합니다.  앞에서 말한 모든 축복을 축복되게 하는 것은 결국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내 삶의 뿌리는 하나님이라는, 하나님의 임재로 인해 누리는 기쁨을 말씀합니다.  그것이 우리 현실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를 오늘 말씀하고 있습니다.

오늘 신구약 성경이 말씀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이 안식일을 지킴으로, 다시 말하면, 팔을 벌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리 창조자께 돌아감으로, 너희는 종말론적인 기쁨을 누려라, 천국에서 맛볼 기쁨을 여기서 누려라, 하는 것입니다. 

찬송가 56장은 이것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지난 이레 동안에 예수 인도 했으니/주의 전에 모여서 크신 축복 빕니다.

가장 복된 이날은 하늘 안식 표로다/ 가장 복된 이날은 하늘 안식 표로다.

하나님의 이름을 찬송하러 왔으니/모임 중에 계시고 영광 나타내소서.

기쁜 하늘 잔치에 맛을 보게 하소서/기쁜 하늘 잔치에 맛을 보게 하소서

여러분, 주일을 온전히 지키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까?  율법적으로가 아니라, 축복과 은총으로서의 주일을 온전히 지킬 때, 나의 나누임과 연약함이 그칠 것입니다.  나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안에서 참된 쉼을 가질 것입니다.  내가 그분에게 받아들여졌음을 알고, 그분이 온 세상과 시간의 주인이심을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늘 함께 하시는 그분의 임재 가운데 우리는 기쁨의 삶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런 축복을 여러분 모두가 누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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