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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제8계명 : 건전한 소유 (출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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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계명 : 건전한 소유 (출 20:15)

제8계명도 하나님의 백성이 최소한 넘어서지 말아야 한계선만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전 계명들처럼, 하나님께서 금하실 일을 살피는 동시에 그분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뜻까지도 함께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흉악한 범죄들이 난무하는 시대는 도적질이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도적질을 가볍게 다루지 않습니다. 하와가 선악과 따먹은 것은, 하나님과 같이 되고자 하는 교만한 마음의 문제이며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한 태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법적으로는 남의 것을 몰래 훔친 ‘절도’에 해당합니다. 계시록에는 여섯째 천사의 나팔 심판 이후에도 사람들이 회개치 않는 끈질긴 네 가지 죄(살인, 복술, 음행, 도적질) 중 하나에 도적질이 포함됩니다(계 9:21). 도적질은 인류의 최초 범죄와 함께 등장해서 세상 끝날 까지 함께 있는 셈입니다.

역사상 하와보다 더 부자는 없고 그녀보다 더 완벽한 남편을 가진 여인도 없습니다. 선악과만 빼고 온 세상이 모두 그녀의 것이었음에도, 하와는 소유하지 못했던 그 마지막 하나를 훔쳤습니다. 오늘날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가장 먼저 범하는 범죄도 도적질이 아닐까요? 도적질은 인간의 본성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이 도적질을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본질적인 악한 생각에 포함시키셨습니다(마 15:19).

초대형 목욕탕에서 한 달에 분실되는 수건의 엄청난 수량을 듣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집에 수건이 남아돌고 살림에 보탬이 되는 것 같지도 않는데도, 몰래 가져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잠언 말씀이 그 이유를 잘 말해 줍니다. “미련한 계집이 …지혜 없는 자에게 이르기를 도적질한 물이 달고 몰래 먹는 떡이 맛이 있다 하는도다”(잠 9:13-17). 굶어죽지 않으려고 도적질 하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만, 일상생활의 흔한 도적질들은 이처럼 몰래 훔치는 한 순간의 아슬아슬함과 공짜로 얻었다는 짜릿함 때문에 행해집니다. 많으니까 하나쯤 가져가도 표시 나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많이 쌓아 둔 큰 도둑놈의 것 중에 일부를 가져가는 것이라 그다지 나쁜 일이 아니라는 자기 합리화 속에서 도적질이 행해집니다.

도적질 하는 본성은 대상을 가리지도 않습니다. 하와는 감히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했고, 야곱의 아내 라헬은 아비의 우상을 훔쳤습니다. 라헬은 아주 뻔뻔하고 태연하게 우상을 되찾으러 온 아버지를 속여 넘겼습니다(창 31:32-35). 신약의 대표적인 도적 유다는 헌금조차 훔쳤습니다(요 12:6). 사람이 하나님의 것과 부모님의 것을 속여서 취할 수 있다면 누구의 것인들 속여 취하지 못하겠습니까?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한 자들에게 성경은 “너희 곧 온 나라가 나의 것을 도적질하였으므로 너희가 저주를 받았느니라”고 정죄합니다(말 3:9). “부모의 물건을 도적질하고 죄가 아니라 하는 자는 멸망케 하는 자의 동류니라”(잠 28:24)고 또한 정죄합니다. 성경이 심각하게 취급하는 것이라면 성도 역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입니다.

“도적질 하지 말라”는 계명 속에는 1차적으로 다른 사람의 재산에 대한 존중의 의미가 있습니다. 도적질은 단지 소유물만 훔친 것이 아니라 소유물의 주인의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잃어버린 것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그래서 성경은 훔친 자에게 상황에 따라 2배에서 5배를 배상하게 했습니다. 가진 것이 없으면 몸을 노예로 팔아서라도 배상해야 했습니다: “사람이 소나 양을 도적질하여 잡거나 팔면 그는 소 하나에 소 다섯으로 갚고 양 하나에 양 넷으로 갚을지니라 …도적은 반드시 배상할 것이나 배상할 것이 없으면 그 몸을 팔아 그 도적질한 것을 배상할 것이요 도적질한 것이 살아 그 손에 있으면 소나 나귀나 양을 무론하고 갑절을 배상할지니라”(출 22:1-4).

“도적질 하지 말라”는 말씀은 정당한 소유를 명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성경은 무소유나 청빈을 성도의 최고 덕목이라 말하지 않습니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부자들도 종종 발견됩니다. 정직하게 땀 흘린 결과로 소유가 증대되었다면 하나님께 감사할 일입니다. 하지만 공금을 횡령하거나 공공의 것을 개인이 착복해서 소득을 늘인다면 분명 잘못입니다. 장사꾼이 적절한 이득을 남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나 교묘하게 속이는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속이는 저울은 여호와께서 미워하셔도 공평한 추는 그가 기뻐하시느니라”(잠 11:1)고 성경은 말합니다. 속이는 저울을 가진 세상 속에서 공평한 추를 가지고 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성경은 “도적과 짝하는 자는 자기의 영혼을 미워하는 자라”(잠 29:24)고 말합니다.

또한 여호와께서는 아모스를 통해 “이스라엘의 서너 가지 죄로 인하여 내가 그 벌을 돌이키지 아니하리”라고 하셨는데, 그 이유 중에 “저희가 은을 받고 의인을 팔며 신 한 켤레를 받고 궁핍한 자를 팔며”(암 2:6)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남의 불행을 기회로 삼아 막대한 이득을 보려는 방법은 비록 합법적인 절차를 거쳤을지라도 여호와께서 진노하시는 일임을 말해줍니다. 이러한 말씀은 외국인 노동자 착취문제나 고리대금 사업에 대해서 성도들이 마땅히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안내해줍니다. 성경적 소유관을 가지게 된 성도라면 정당한 노력 없이 인생역전을 꿈꾸는 로또복권 열풍에도 휩쓸리지 않을 것입니다. 교회가 부동산에 투자해서 이득을 얻는 일이나, 경매에 들어간 집을 싸게 구입하고서 하나님의 은혜라고 자랑하는 일에 대해서도 한 번쯤 더 신중하게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경주 교동 69번지에 가면 12대 동안 만석꾼을 유지했던 최부자의 집이 있는데, 이 집안의 여섯 원칙이 참 멋집니다: ① 진사 이상의 벼슬을 하지 말라, ② 재산은 만석이 넘지 않게 하라, ③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④ 흉년에는 남의 논밭을 사지 말라, ⑤ 며느리들은 시집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⑥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재산을 만석이 넘지 않게 하기 위해 소작료를 거의 공짜에 가깝도록 대폭 줄이자 주위 소작인들은 자기들을 위해서라도 최부자의 소작지가 더 많아지기를 진심으로 바랐습니다. 쌀 3천 석의 소작 수입도 1/3은 집안을 위해서, 1/3은 나그네 대접을 위해서, 1/3은 주변 빈민들을 돕기 위해 썼습니다. 흉년이면 죽 한 그릇으로 논을 사는 사람들이 있던 시대에, 보릿고개 때는 집안 식구들이 쌀밥을 먹지 못하게 했습니다. 1만여 평의 후원과 2천여 평의 부지와 99칸의 대저택이었지만,  며느리들은 근검절약 정신이 몸에 배도록 철저하게 교육을 받았습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헌신적으로 독립자금을 지원했고, 마지막으로 영남대학재단에 재산을 희사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현행법에만 저촉되지 않는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돈을 벌 수 있다고 가르치고 그렇게 해서 번 돈을 자랑스러워 책을 출판하는 부자도 있고, 현행법에 저촉이 되어도 벌금보다 이득이 많으면 기꺼이 감수하는 재벌들도 있습니다. 돈만 된다면 다른 사람의 생명이 손상되건 인격이 파괴되건 가정이 파탄나건 상관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주민등록 번호를 도용하거나 인터넷을 이용해 사기 치는 머리 좋은 도적들도 많습니다. 정당하게 재물을 벌고 쓸 줄 알았던 최부자 집안의 원칙은 이런 사람들을 부끄럽게 합니다. 어쨌든 돈 많이 벌어서 하나님의 사업을 위해 쓰면 되지 않느냐고 합리화하는 성도들 역시 부끄럽게 만듭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생각한다면 돈 버는 과정에서도 그분께 영광이 되고 주변 사람들에게 덕이 되는지를 고려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도적질 하지 말라”는 말씀은 자기의 유익만을 생각하지 않고 이웃의 유익도 함께 생각해야 함도 뜻합니다. 바울 사도는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적질하지 말라, 탐내지 말라 한 것과 그 외에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그 말씀 가운데 다 들었느니라”(롬 13:9)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도적질 하지 말라”는 말씀은 내 몸과 같이 이웃을 사랑하는 모습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20장에는 품꾼을 포도원에 들여보내는 집주인의 비유가 있습니다. 주인은 오후 5시에 와서 겨우 1시간 일한 일군에게도 하루치 품삯을 줍니다. 주인으로 비유된 하나님은 하루 종일 일한 튼튼한 일군에게 뿐만 아니라 골골한 일군에게도 생존권을 보장하시고, 그와 그의 가족들에게도 균등하게 일용할 양식을 채워주셨습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은혜의 왕국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하나님 왕국에서 살아가는 성도들의 성품이어야 할 것입니다.

며칠 전에, 화란의 개혁교회 성도들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성숙한 모습에 감동 되었습니다. 경제적으로 힘든 성도의 가정을 도울 때, 그들은 자기들이 누리는 문화적 활동도 동등하게 누릴 수 있는 만큼의 생활수준까지 돕는다고 합니다. 도움을 주면서도 도움 받는 사람이 내 생활수준보다는 한 두 단계 아래에 있어야 배 아프지 않는 그런 계산적인 마음에 비하여 얼마나 성숙합니까? 이런 성숙한 마음이 동일한 은혜의 왕국 안에 있는 우리의 품성에도 있기를 바랍니다.

성경에는 재물이 아닌 것들에 대해서도 ‘도적질’이라 표현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백성과 다윗 왕 사이를 이간질해서 자기편을 만들었던 압살롬에 대해 “사람의 마음을 도적”했다고 말합니다(삼하 15:6). 자기 생각과 느낌이면서 하나님의 말씀처럼 예언한 자들에 대해 “내 말을 도적질 하는 선지자들”이라 하셨습니다(렘 23:30). 마땅히 하나님께 드릴 번제나 십일조와 헌물 등을 몰래 감추거나 교묘히 빼돌리는 태도 역시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한 것으로 보셨습니다(수 7:11, 말 3:8). 결국 하나님께 드려야 할 영광을 가로채는 것도 도적질이고, 그분께서 베푸신 은사들을 오용하거나 남용하는 것 역시 도적질입니다. 종교적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서 이익을 탐하는 자들과 이에 동조하는 경건을 이익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장사치들에게 성전을 ‘도적의 굴혈’ ‘강도의 굴혈’을 만들었다고 진노 하셨습니다(렘 7:11, 마 21:13, 딤전 6:5).

하나님께서는 당신님의 백성들이 이웃의 소유를 존중하기 원하시며 정당한 방법으로 소득 얻기를 원하십니다. 또한 주님의 은혜를 체험한 사람답게 은혜 가운데서 재물을 분배하며 하나님께 돌려야 할 마음가짐과 영광도 바르게 돌리며 살기 원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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