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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송년] 시간 청지기 (엡 5: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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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소서 5:16-21 :: 

  희랍 신화에 레테호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 여인이 스틱스강가에서 이제 영원한 나라로 강을 건너가려고 합니다. 그 때 뱃사공이 그녀에게 ‘이 강을  건너기 전에 레테호수의 물을 마시고 갈 것인지 마시지 않고 갈 것인지 둘 중에 하나를  결정해야 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 때 여인이 뱃사공에게 ‘그래 이 물을 마시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뱃사공은 ‘이 물을 마시게 되면 지난날의 괴로움을 말끔히 잊어버리게  됩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여인은 눈을 반짝이면서 ‘아, 그럼 빨리 마셔야지요. 고통스러운 일, 지난 과거들을 말끔히 잊어버리고 싶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뱃사공이 여인에게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야 될 것이 있습니다. 이 물을 마시면 동시에 기뻤던 일도 다 잊어버리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순간 여인은 고민에 빠집니다. 아프고 괴로웠던 모든 일을 잊어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아름답고, 기뻤던 일도 다 잊어버려야 한다는 데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여인은 한참 생각하고 나서 ‘마시지 않겠어요. 다 잊어버리고 아무 생각없이 사는 것보다 차라리 고민하며 걱정하면서도 기쁨과 행복을 나누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우리들은 2007년도의 마지막 날을 하루 앞두고 마지막 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면 잊어버리고 싶은 일들이 있을 것입니다. 내 생활 속에서 지워 버리고 싶은 일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잊어버린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 해 동안 있었던 힘들고 슬픈 일들 속에서, 그리고 기쁘고 감사한 일들 속에서 우리들이 무엇을 점검하고 무엇을 바로 세울 것인지를 돌아볼 수 있을 때 희망이 있는 2008년도를 맞이할 수가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연말을 맞이하면서 사용하는 ‘망년’이라는 단어를 싫어합니다. 단어의 뜻이 부정적이고, 소극적이기 때문입니다. 잊어버리고자 하는 사건과 시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송년’이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고통스러운 일, 즐거웠던 일들을 아쉬움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다시 건널 수 없는 시간의 강물이 흘러갔지만 순간 순간의 시간과 사건들 속에서 배울 것은 배우며 더 발전적인 시간을 기대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 성도님들은 한 해를 보내며 망년의 개념이 아닌 송년의 개념으로 시간을 보내고 맞이하는 은혜가 있기를 소원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은 우리들에게 지혜 없는 자 같이 살지 말고, 지혜 있는 자 같이 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어서 ‘세월을 아끼라’고 말씀함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를 보면 지혜로운 사람과 지혜롭지 못한 사람을 구분할 수가 있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시간이라는 말을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헬라 사람들은 시간을 세 가지 단어로 나누어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아이온’입니다. 시간을 표현할 때 가장 많이 쓰는 말입니다. 어느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동시에 평면적으로 주어지는 시간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모두에게 하루 스물 네 시간이 똑같이 주어졌습니다. 누구에게는 하루가 열 다섯 시간으로, 누구에게는 스무 시간으로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모두에게 똑같이 스물 네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모두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수평적인 시간을 ‘아이온’이라는 단어로 표현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크로니쿠스’입니다. 이것은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로 나뉘어 표현하는 시간입니다. 역사적이고 수직적인 시간입니다. 우리 인생이나, 시간 속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어 나열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카이로스’입니다. 특별한 시간입니다. 정해진 시간입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수능 시험을 보는 정해진 시간을 말합니다. 그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시간입니다. 우리말로는 이런 시간을 ‘기회’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에 ‘세월을 아끼라’는 말씀에서 ‘세월’이 ‘카이로스’로 쓰여져 있습니다. 그래서 새 번역 성경에서는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하십시요’라고 본문을 번역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오늘 읽은 개역성경에서는 카이로스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아끼라’고 번역하지 않고 ‘세월을 아끼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시간의 특징은 흘러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카이로스’ 의미의 시간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가수 나훈아씨와 현철씨가 부른 ‘청춘을 돌려다오’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설교를 준비하기 위해 한번 들어 봤는데 구절 구절마다 애절함이 묻어 납니다. 

청춘을 돌려다오
젊음을 다오
흐르는 내 인생에 애원이란다
못다한 그 사랑도 태산 같은데
가는 세월 막을 수는 없지 않느냐
청춘아 내 청춘아 어딜 가느냐

청춘을 돌려다오
젊음을 다오
흐르는 내 인생에 애원이란다
지나간 그 옛날이 어제 같은데
가는 세월 막을 수는 없지 않느냐
청춘아 내 청춘아 어딜 가느냐

  ‘청춘아 내 청춘아 어딜 가느냐 내 인생의 애원이니 청춘을 돌려 다오’라고 외쳐도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갑니다. 한번 흘러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이 시간입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흘러가는 시간을 낭비하거나 허비하는 어리석은 삶을 살지 말고, 시간을 아껴 발전적인 삶을 만드는 지혜로운 삶을 살라고 말씀하십니다. 특히 ‘카이로스’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 기회가 주어지면 그 기회를 놓치지 말고 선용할 수 있어야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시간속에 담겨 있는 삶의 내용을 가지고 하나님은 마지막 날에 정산하시기 때문입니다.

  ‘세월을 아끼라’는 말씀에서 ‘세월’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도 중요하지만 ‘아끼라’는 단어 속에도 깊은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세월을 아끼라’는 말씀에서 ‘아끼라’는 ‘엑사그라조매노비’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엑사그라조매노비’는 단어가 좀 깁니다만 그 안에는 매우 깊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단어는 ‘속량하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들이 보내는 시간과 기회를 최선의 의미로 만들기 위해서 값을 지불하라는 것입니다. 기회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거기에 걸맞는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간을, 기회를 나에게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값을 치루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기회가 주어져도 그 기회를 붙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기회가 주어지면 그 기회를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예수님의 비유를 보면 어느 소작을 하던 농부가 밭을 갈다가 밭에서 보물 상자를 발견했습니다. 농부는 보물을 다시 묻고는 집으로 돌아가 자신의 모든 것을 팔아 주인에게서 그 밭을 샀습니다. 당시의 관습은 밭에서 발견되는 것은 밭 주인의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농부는 그 밭을 자신의 소유로 만들고 밭에서 발견한 보물을 자신이 소유했습니다. 기회가 주어지면 그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본문에서 ‘아끼라’는 말은 바로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이 오늘 본문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하는 것은 기회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무엇을 삶의 가치의 기준으로 세우느냐에 따라 기회의 개념이 달라집니다. 사기꾼들은 돈 많고 어리숙한 사람을 만나면 그것이 그에게는 사기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입니다. 쾌락을 즐기는 사람들은 연말연시가 되면 흥청망청 먹고 마시며 맘껏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입니다. 사람이 어떤 삶의 기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기회의 내용이 달라집니다.

  하나님은 오늘 본문 17절에서 ‘그러므로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오직 주의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라’고 말씀하면서 기회의 기준을 말씀하십니다. 그 기준은 ‘하나님의 뜻, 즉 하나님의 생각과 가치’입니다.

  이렇게 서로 연결되는 단어들을 중심으로 본문을 보면 두 가닥의 단어 흐름이 나옵니다. 하나는 ‘지혜가 없는 사람’, ‘때가 악하니라’, ‘술 취하지 말라’, ‘방탕한 것이니’의 단어의 연결입니다. 지혜가 없는 사람은 악한 세상에서 술에 취해 판단력이 흐려짐으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지 못하고 세상의 것에 눈이 어두워 방탕한 삶을 살게 됩니다. 그의 삶은 하나님 나라로부터 멀어지는 삶입니다. 멸망의 길로 들어서는 삶입니다.

  다른 하나는 ‘지혜로운 사람’. ‘세월을 아끼라’, ‘주의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라’, ‘성령충만하라’, ‘너희 마음으로 주께 노래하며 찬송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라’는 말입니다. 이 말들을 하나로 연결시켜 보면 지혜로운 사람은 성령 충만한 사람이 되어 악한 세상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분별합니다. 그는 악한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를 세우며 섬길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하며 섬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는 최선을 다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섬깁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섬김의 삶을 살 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로 인해 감사와 기쁨, 그리고 찬양의 삶을 살게 됩니다.

  옛날 어느 부자집에 어리석은 종이 하나 있었습니다. 주인은 그 종을 볼때마다 그의 무지를 비웃었습니다. 그 종은 어리석긴 했어도 심성이 착해서 주인은 그 종을 계속 데리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주인이 그 종에게 지팡이 하나를 주면서 ‘너보다 더 어리석은 사람을 보면 이 지팡이를 주라’고 했습니다. 종은 수년이 지나도록 기다렸으나 자신보다 더 어리석은 사람을 찾지 못했습니다. 세월이 흘렀습니다.

  평소 명랑하던 주인이 하루는 슬픈 얼굴로 종을 불렀습니다. 중병에 걸린 것입니다. 영문도 모르고 그 종도 주인을 따라 우울한 얼굴로 주인의 말을 들었습니다. 주인은 종에게 ‘아무래도 내가 이 세상을 떠날 것 같다’고 말하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종은 주인의 떠난다는 말을 듣고는 ‘주인님, 제가 주인님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라고 물었습니다. 주인은 아무것도 필요치 않다면서 낙심만 했습니다. 그 때 종은 자기 방에 둔 지팡이를 가져와서 주인에게 이 지팡이라도 가져 가라고 건네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오리를 가도 나한테 이것 저것 준비시키더니 영영 못오는 길을 떠나면서 준비 못한 당신이 나보다 어리석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시간의 주인이 아닌 시간의 청지기입니다. 시간의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시간의 청지기로서 2007년도 한 해의 시간을 하나님의 뜻을 중심으로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하며 준비하는 삶을 살았는지 점검해 봅시다. 세월을 아끼는 지혜로운 사람은 지나간 과거의 아픔과 영광에 매이지 않습니다. 또한 미래를 향한 기대만으로 부풀어 있지 않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지나간 과거의 시간과 다가오는 미래의 시간들을 현재의 시간 속에서 최선을 다해 아름답고, 의미있는 시간들로 만들어 가는 사람입니다. 2007년도가 과거의 시간으로 흘러가고, 2008년도 미래가 현재로 다가오는 2007년도 이 마지막 주일에 다시 한번 말씀을 중심으로 우리의 삶을 지혜로운 사람의 삶으로 세우는 은혜가 있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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