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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연단하시는 은혜 (창 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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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단하시는 은혜 (창 28-30장)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주제로 창세기를 배우면서도 성경은 언제나 그 백성을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초점을 두고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야곱의 이야기도 겉보기에는 야곱이 주인공인 것 같지만 실제 주인공은 하나님이십니다. 따라서 야곱을 중심으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사기꾼 같은 야곱을 어떻게 언약을 계승하는 믿음의 조상으로 연단하셨는지에 대해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야곱이 축복을 속여서 취한 사건 이후에 이삭은 야곱을 불러 “가나안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취하지 말고 … 밧단아람으로 가서 … 너의 외삼촌 라반의 딸 중에서 아내를 취하라”(1-2)고 했습니다. 그리고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허락하신 복을” 야곱과 그의 자손에게 주시도록 기도했습니다(3-4). 이삭은 야곱을 아브라함의 언약의 계승자로 인정하면서 여호와를 섬기는 사람들 가운데서 아내를 취하도록 도왔습니다. 결혼은 언약의 계승과 관련하여 항상 중요한 일입니다. 선택되지 못한 에서는 가나안 사람의 딸들 혹은 이스마엘의 딸과 결혼했습니다(9). 하지만 계승자인 야곱은 이삭처럼 여호와를 아는 사람과 결혼하게 됩니다.

야곱은 브엘세바를 떠나 800km정도 떨어진 하란으로 향했습니다(10). 벧엘 광야에 이르러 해가 지자 “그곳의 한 돌을 취하여 베개하고 거기 누워” 노숙했습니다(11). 형이 죽이려고 추격해 오지 않을지 불안하고 두려웠을 것입니다. 축복을 빼앗은 후 야곱의 인생은 웃으며 달려 보는 탄탄대로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는 험한 광야에서 노숙 생활을 해야 하는 처량한 도망자가 되었습니다. 아버지와 형을 속인 후로 야곱은 혹독한 시련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돌베개 외에는 의지할 것 하나 없는 서글픈 신세에 처했을 때, 하나님께서 야곱의 꿈에 나타나셨습니다.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너 누운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이 되어서 동서남북에 편만할지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을 인하여 복을 얻으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13-15)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주신 ‘자손’과 ‘땅’에 대한 언약을 야곱을 통해 실현할 것임을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야곱을 언약의 계승자로 인정하셨음을 뜻합니다.

야곱은 요즘으로 치면 인감도장을 위조하여 아버지 몰래 재산을 자기 계좌로 빼돌리려다가 형에게 발각되어 해외 도피중인 상태입니다. 그런 자에게 하나님께서 나타나 엄청난 복을 약속하셨습니다. 이것은 야곱이 이삭의 축복기도를 쟁취했기 때문이 결코 아닙니다. 이 모든 복은 하나님께서 태중에서부터 야곱을 선택하셨기 때문에 주어졌습니다. 그를 택하셨기 때문에 그에게 두신 뜻도 계시해 주셨습니다. 택하셨기 때문에 지켜 주고 인도하고 함께 하겠다고 약속 하셨습니다. 택하신 자에 대한 하나님의 은혜는 감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기이합니다.

잠에서 깨어난 야곱은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고 고백했습니다(16). 모태신자였던 그는 여호와는 이삭의 하나님이며 자기 집안에만 계시는 줄 알았던 것 같습니다. 그 집을 떠났으니 이제 어떤 보호나 도움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겠지요. 하지만 하나님께서 그를 찾아오셨습니다. 어디를 가든지 지켜 주며 인도하며 함께 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야곱이 회개하기도 전에 일방적으로 선언된 복이었습니다. “나의 길과 눕는 것을 감찰하시며 나의 모든 행위를 익히 아시오니 …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할지라도 곧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는 시인의 고백이 야곱의 고백이 되었습니다(시 139:3, 9-10).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게 된 야곱은 드디어 기도하기 시작합니다(20-22).

물론 야곱의 서원 기도는 아브라함의 언약에 대한 이해가 불충분합니다. 그의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생각은 단지 삶의 안전, 먹고 입는 것, 다시 고향에 돌아오게 되는 것 등 당면한 현실 문제들의 해결이었습니다. 여호와께서 그 문제들을 해결하시는 것을 봐 가면서 하나님으로 섬길지를 결정하겠다는 식의 저급한 기도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생애 처음으로 하나님을 체험하고 하나님께 그의 삶을 의존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여호와를 자신의 하나님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고백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단이었습니다. 또한 그의 기도는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를 위한 기도이며 탐욕스러운 기도가 아니었습니다. 사람이 헐벗고 굶주리고 불안에 떨며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상태라면 하나님을 잘 섬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야곱의 기도가 비록 성숙한 기도는 아닐지라도 진실하고 순수한 기도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야곱을 향한 하나님의 은혜는 그가 기도의 삶을 시작하게 했고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가 언약의 계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속이는 기질이 변화될 필요가 있었습니다. 공의로우신 하나님께서는 회개 생활이 없는 사람에게 계속 은혜를 베푸시지는 않습니다. ‘너는 계속 교묘하게 살아라. 그래도 내가 계속 복을 주겠다’하지는 않으십니다. 은혜로 쓰신다고 해서 수준미달의 사람을 그대로 쓰시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사람으로 죄를 회개케 하며 하나님이 쓰시기에 합당하게끔 연단하시는 은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먼저 야곱이 자신의 천박한 성품과 죄를 깨닫고 통회하도록 그의 삶을 인도하셨습니다. 그가 회개하고 새사람으로 변화되도록 그의 삶을 연단하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참 기묘합니다.

야곱은 외삼촌의 집에 머무는 동안 둘째딸 라헬을 연애했습니다. “라헬은 곱고 아리따우니 야곱이 라헬을 연애하므로 대답하되 내가 외삼촌의 작은 딸 라헬을 위하여 외삼촌에게 칠년을 봉사하리이다”(29:17-18) 곱다는 말과 아리땁다는 말 모두가 외모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단어입니다. 야곱의 배우자 선택 기준이 오직 외모였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입니다. 어쨌든 사랑의 힘은 대단했습니다. 라헬을 “연애하는 까닭에 칠년을 수일 같이” 여길 수 있었습니다(20). 결혼만 하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리라고 생각했겠지요. 하지만 이 7년은 그의 20년 훈련의 달콤한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7년 기한을 채웠을 때 라반은 라헬 대신에 레아를 야곱에게 주었습니다(21-23). 야곱은 신혼 첫날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이 돼서야 신부가 바뀐 것을 알고 따집니다. “외삼촌이 어찌하여 내게 이같이 행하셨나이까 내가 라헬을 위하여 외삼촌께 봉사하지 아니하였나이까 외삼촌이 나를 속이심은 어찜이니이까”(25) 라반은 그 고장의 풍속을 들먹이며 적당한 구실로 변명한 후 라헬을 위해 7년 더 봉사할 것을 제안했습니다(27). 야곱은 어쩔 수 없이 그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30). 야곱의 인생은 교활하고 술수에 능한 라반으로 인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로부터는 “만인이 너를 섬기고, 네가 형제들의 주가 되리라”는 축복을 받았으나 사기 치는 단수가 높은 외삼촌 때문에 전혀 계획하지 않은 삶이 전개되었습니다.

30장 25-26절을 보면 라헬이 요셉을 낳은 때에 야곱은 라반에게 “내를 보내어 내 고향 내 본토로 가게 하시되 내가 외삼촌에게서 일하고 얻은 처자를 내게 주어 나로 가게 하소서”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가게 하라는 말은 종을 해방시킬 때 사용하는 전문용어입니다. 즉, 야곱은 사위로서 처가살이 하는 심정이 아니라 억울한 신부 값을 치르기 위해 종살이 하는 심정으로 그 7년을 보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첫 7년은 수일같이 달콤하게 보냈겠지만, 두 번째 7년은 고달프고 지루한 나날들이었겠지요.

야곱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외삼촌이 죽이고 싶도록 미웠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기를 죽이려 했던 형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자기 유익을 위해서라면 조카도 속이는 외삼촌을 혐오하면서, 축복 받기 위해서 아버지도 속였던 일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형과 아버지를 속인 일로 이처럼 혹독한 대가를 지불할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입니다. 그가 속임수를 써서 얻은 것은 더 독한 놈에게 더 지독하게 속은 것뿐이었습니다. 속는다는 것이 얼마나 분하고 잠 못 들게 하는 일인지 경험하면서 야곱은 과거의 일들을 후회했을 것입니다. 죄를 깨닫고 통회할 수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그와 함께 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야곱에게는 몹시도 고통스럽게만 했을 이 기간이 하나님 편에서 보면 그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연단하는 복된 기간이었습니다.

29장 31절부터 30장 24절까지는 레아와 라헬이 서로 남편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며 아이를 낳았다는 내용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려는 거룩한 생각으로 자녀를 낳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유치한 질투심과 경쟁심 원한과 증오의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7년 더 머슴살이를 하는 기간 동안 야곱이 11명의 아들과 한 명의 딸을 얻게 하셨습니다. 레아는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불쌍한 여인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애매히 고난 받는 그녀를 불쌍히 여기셔서 많은 자녀들로 축복해 주셨습니다. 또한 형에 대한 시기심과 질투심에 사로잡혀 살았던 라헬도 긍휼히 여겨 요셉을 주셨습니다.

야곱은 전혀 계획하지도 않았고 생각지도 못했겠지만, 하나님께서는 이 모든 상황을 합력하여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던 당신님의 약속을 이루어가셨습니다. 때로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얻게 하시면서, 때로는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얻지 못하게 하시면서 훈련할 자는 훈련하시고, 위로할 자는 위로하시고, 불쌍히 여길 자는 불쌍히 여기시며, 당신님께서 약속하셨던 말씀을 성취해 가셨습니다.

하나님은 은혜로우시며 결코 공의를 무시하지 않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언제나 공의와 함께 베풀어집니다. 하나님은 결코 만홀히 여김을 받지 않으십니다. 우리의 죄 된 성품과 죄 된 습관들이 변화되어 거룩한 성품을 형성하기까지 연단하십니다. 이를 위해 과거의 죄를 기억하게 하시고 통회하도록 인도하십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가 늘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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