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마음으로 입으로 (롬 10:5~10)

마음으로 입으로 (롬 10:5~10)

로마서 10장은 사도 바울이 자신의 민족 유대인을 위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쓴 글입니다.
사도 바울 당시 유대교는 자신들이 선택 받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우월의식과 자신들에게 주어진 율법에 대한 형식주의적 태도만 고집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원래 이스라엘의 신앙은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출애굽기 20장을 비롯한 수많은 구약의 현장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역사와 거기에 반응하는 하나님 백성들의 체험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랬던 유대인들이 이제는 딱딱한 껍질만 움켜쥔 채 하나님의 구원 밖에 서 있는 모습을 보며 사도 바울은 안타깝게 그들의 구원을 소망하며 말씀합니다.

그런데 이런 화석화된 신앙행태는 단지 초대교회 당시 이스라엘의 문제만이 아니라 오늘 우리의 신앙에서도 고민되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예수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생명의 능력인 진리를 형식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 오늘 우리의 문제들은 아닙니까?

1. 믿음의 말씀

유대인도 그리스도인도 신앙의 가장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것은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에 대한 태도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보입니다.

오늘 본문 5절 말씀은 유대인들의 입장을 정리합니다. 이것은 레18장 5절 말씀을 인용한 것인데, 이 말씀을 근거로 율법의 조항들을 지키는 것이 구원 얻는 길이라고 주장합니다.
사도 바울은 유대인들의 이런 태도를 열심은 있으나 올바른 지식을 따르지 못해서 그렇다고 말하면서(10:3) 신명기30장 12-14절 말씀을 미드라쉬적으로 인용하며 반박합니다.

본문의 6-8절 말씀이 신명기 말씀을 인용해 온 구절입니다. 신명기 말씀에서 모세는 하나님이 주신 말씀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에 두고 입에 두어서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교훈합니다. 바울에 의하면 이 말씀은 율법의 조항대로 지켜서 구원에 이른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예수님은 하늘에서 내려오셔서 이 땅 가운데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고 죽음 가운데로 내려가셔서 그 죽음을 이기시고 궁극적인 승리를 완성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당신의 말씀이 마음에 있고 입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것이 소유되도록 하셨다는 것입니다.
바울은 이것을 믿음의 말씀이라고 표현합니다. 결국 하나님의 백성들의 삶의 핵심은 이 믿음의 말씀입니다. 이 믿음의 말씀의 내용은 예수님을 통해 완성되신 구원의 복음을 포함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해 주신 모든 약속과 이 땅 가운데 이루신 하나님의 모든 행하심입니다. 이제 그것이 마음에 있고 입에 있는 자들이 하나님의 백성들로서의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2. 마음에 있는 말씀

먼저 하나님의 말씀이 마음에 있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본질입니다. 우리는 제일 처음 그리스도인이 될 때, 이 말씀을 믿음으로 우리 마음에 받아들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지적 동의와는 다릅니다. 복음의 내용을 비롯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진 모든 말씀의 내용을 우리 마음에 받아들이고 그 분께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것입니다.

말씀이 마음에 있다는 것은 이제 그 말씀 가운데 이루어진 일이 나의 것이 되었다는 말입니다.(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 그로인한 구원, 나의 힘이 되신 하나님, 우리를 제사장 나라로 삼으심 등)

오늘 본문 10절은 마음으로 믿는 것이 사람을 의에 이르게 한다고 합니다. 말씀이 우리의 마음에 있다는 것은 말씀 가운데 이루어진 일이 우리의 것이 되어 우리 안에 머물게 된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모든 율법의 요구를 이루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다시 사심으로 구원을 이루셨습니다. 이제 그 말씀이 마음에 있는 사람들은 그 일들이 우리 안에서 나의 것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증거하고 있는 수많은 하나님의 역사가 모든 믿는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의 것으로 이미 이루어졌습니다. 말씀이 마음에 있다고 하는 것은 바로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공동체는 하나님 안에 있을 때 이 일이 계속되었습니다. 이스라엘 역사 곳곳에서 출애굽의 사건은 자신들의 ‘마음에 있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말씀들이 그들의 마음에 확인되고 두어질 때, 그 안에는 회복이 있었고 하나님의 복이 임했습니다. 우리 안에도 ‘마음에 있는 말씀’이 확인되시길 바랍니다. 이미 우리 마음에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제 매일 새롭게 그것들을 확인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 마음에 있는 말씀이 확인되면서 더 큰 확신으로 내 영혼의 회복과 은혜로 채워지게 될 것입니다.


3. 입에 있는 말씀

‘마음에 있는 말씀’은 입으로 옮겨져야 합니다. 우리 입에 있는 말씀은 말씀을 우리의 입술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본문의 ‘시인하다’는 단어는 ‘동의하다. 똑같은 것을 말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내 마음에 있는 말씀을 이제는 나의 입으로 똑 같은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1) 말의 창조하는 능력

말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세상에서도 많이 강조합니다. 그렇지만 성경은 중요한 정도가 아니라, 우리 입술의 말에는 이루어지는 힘이 있다고 증거 합니다. (잠12:14, 잠18:20)
이것은 마인드 콘트롤 같은 것과는 이치가 다릅니다. 하나님 안에서 하는 말은 창조의 힘을 가집니다. 태초부터 하나님의 말씀은 창조의 능력을 가졌습니다. 이제 우리 안에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영이 계십니다. 우리가 성령 충만함으로 선포하는 고백은 그 분의 창조하는 힘을 가지게 됩니다. 이것은 우리의 능력과 힘이 아니라 우리 안에 계신 그 분의 선포의 능력입니다.

2) 믿음의 고백은 믿음을 누리게 합니다.

오늘 본문은 “입술로 시인하여 구원을 얻는다.”고 말합니다. 이 말씀에 따르면 구원의 효력이 입술의 고백을 통해 누려지게 됩니다.
마음에 있는 말씀은 우리의 입술의 고백을 통해 내 삶 가운데 체험되고 누려지게 됩니다. 내가 하나님의 구원을 입술로 고백하면 이미 이루어진 나의 구원이 지금 내게 감격으로 확신으로 또 다른 힘으로 체험됩니다.
하나님의 동행의 약속을 나의 믿음으로 나의 입술이 고백할 때, 실제 내 삶 가운데서 그 분의 동행을 경험하며 누리게 됩니다.

3) 말씀으로 고백합시다.

따라서 나의 마음에 들어온 말씀이 나의 입술을 통해 고백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편119편 97절에서 시편 기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해서 종일 읊조린다고 고백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말씀을 우리의 고백으로 사용하셔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의 삶에는 그 고백대로 이루어지는 체험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하나님의 말씀이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이시라 여호와께서 네 오른쪽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시121:5)라고 약속합니다. 이제 이 말씀이 내 마음에 있어서 하나님의 약속을 확신하고 나를 향한 약속으로 믿습니다. 그리고 이 말씀을 나의 고백으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나를 지키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께서 항상 나와 함께 계시며 나의 보호자가 되십니다.” 내가 곤고할 때, 문제에 부딪힐 때, 어려움 속에 있을 때 이 믿음의 고백은 하나님의 보호를 누리게 하는 통로가 됩니다.

나오는 말

마태복음 15장 18절에서는 입에서 나오는 것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을 떠난 사람들은 악한 생각과 온갖 이기적이고 더러운 것이 마음에 있어서 결국 입으로 나오는 것도 더러운 것, 아프게 하는 것, 약하게 하는 것이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우리의 삶은 더럽혀지고, 아프게 되고 약하게 됩니다. 이제 하나님의 백성들인 우리는 우리의 믿음의 말씀이 마음에 들어가고 입으로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 우리의 삶은 말씀이 말하고 있는 대로 거룩하고, 건강하고, 능력 있게 바뀔 것입니다.

믿음의 말씀은 선포되어진 하나님의 말씀에서부터 나옵니다. 그리고 나의 마음에 들어와 그 이루어진 것이 나의 것이 됩니다. 그리고 나의 입으로 고백됨으로 내 삶 가운데 그 믿음의 말씀이 누려지게 됩니다.
신분만의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유대인처럼 최고의 복을 손에 들고 다니면서 그 복을 해야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항목들의 나열로만 여기며 사는 삶이 변화되길 원합니다. 믿음의 말씀을 누리며 사는 삶 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