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회복해야 할 호렙산의 역사 (출 3:1-14)

회복해야 할 호렙산의 역사 (출 3:1-14)

  "여호와의 사자가 떨기나무 가운데로부터 나오는 불 꽃 안에서 그에게 나타나시느니라. 그가 보니 떨기나무에 불이 붙었으나 그 떨기나무가 사라지지 아니하는지라" (출애굽기 3:2)

  교회는 사순절 절기를 맞이했습니다. 사순절을 뜻하는 영어 렌트(Lent)는 고대 앵글로 색슨어 Lence에서 유래된 말로, 독일어 Lenz와 함께 ‘봄’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40일간의 기념일’이란 뜻의 희랍어인 ‘테살고스테’라는 말을 따라 사순절로 번역했습니다. 이것은 부활주일을 기점으로 역산하여 도중에 주일을 뺀 40일간을 주님의 고난과 부활을 기념하고 묵상하며 보내고자 하는 데서입니다.

  성서에서 40이란 수는 어떤 의미를 전해주고 있음을 봅니다. 예수님께서 40일 동안 광야에서 금식하시며 사단과 싸워 승리하셨습니다. 모세는 40일간 시내 산에서 금식하면서 하나님으로부터 율법을 받았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40년간의 광야 생활을 하면서 훈련받았습니다. 예수님은 부활하셔서 승천하시기까지 40일 동안 이 땅에 계시면서 제자들에게 부활의 확신과 함께 부탁과 다짐, 그리고 약속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이렇게 성서에서는 40이란 수가 고난과 각성, 그리고  갱생의 상징적 기간임을 보여줍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사순절 기간을 우리 인간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의 수난을 자처하신 예수님의 사랑과 그 구원의 가치와 의의를 생각하면서, 신앙의 새로운 각성과 함께, 새로운 갱생의 모습을 찾는 기간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 교회는 사순절 기간, 모세를 모세 되게 한 호렙산의 역사를 또 다시 새롭게 회복해야 한다고 봅니다. 모세가 경험한 호렙산의 역사를 경험하는 뜻 깊은 기간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호렙산에서 모세는 무엇을 경험했습니까? 하나님을 경험한 것입니다. 모세의 경험은 ‘하나님 체험’이었습니다. 그럼 모세는 하나님의 무엇을 체험했습니까?   

  불의 체험입니다.

  모세는 그의 장인 이드로의 양 무리를 치던 중 호렙산에서 떨기나무 가운데 임하신 하나님의 불을 경험했습니다. 그 불은 떨기나무를 태움으로 나는 불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나무에 임한 불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불은 세상 불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임하시는 하나님의 불은 나무가 타서 나는 불이 아닌 것처럼, 인간의 감정이나 분위기가 만든 불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임재 하심의 불’입니다.

  하나님의 불은 빛을 발하는 불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들에게 빛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진리와 생명의 빛을 주셔서 우리의 빛이 되게 하십니다. 우리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인간의 몸으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도 우리의 빛이십니다. 그러므로 사도 요한은 예수님에 대하여 증거 하기를 “그 안에는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요1:4) 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불을 경험하는 사람은 이 생명의 빛을 가지고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불은 태우는 불입니다. 하나님의 불은 이 세상의 죄악을 태워버리는 불입니다. 그러므로 히브리 저자는 “우리 하나님은 소멸하는 불이심이니라.”(히12:29)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인간을 심판하실 때에 불로 심판하실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가라지를 거두어 불에 사르는 것 같이 세상 끝에도 그러하리라”(마13:40)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우리 안에 임하실 때에 하나님은 우리의 죄악과 못된 습성을 태우십니다. 그리고 우리를 성결하게 하고 온전하게 하십니다. 

  하나님의 불은 뜨겁게 하는 불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뜨거운 사람이 되게 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을 믿음과 사랑으로 뜨겁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오순절 절기를 지키기 위하여 마가의 다락방에 모였던 예수님의 제자들과 예수님을 따랐던 120명의 무리들은 하나님의 불인 성령의 불을 체험했습니다. 이 불이 임할 때에 그들은 뜨거워졌습니다. 뜨거워진 그들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가지고 예루살렘과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세상을 뜨겁게 하는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감리교의 창시자 요한 웨슬레 목사님은 올더스게이트 거리의 한 소규모 집회에 참여했다가 말씀을 듣던 중 그의 마음을 뜨겁게 하시는 하나님의 불을 경험했습니다. 뜨거워진 요한 웨슬레의 복음사역은 죄악으로 무너져 가는 영국사회를 새롭게 변화 시켰습니다.

  하나님의 불은 우리의 마음과 영혼을 뜨겁게 하여 그 뜨거움이 삶의 원동력이 되게 합니다. 하나님의 불은 우리를 뜨겁게 하여 그 뜨거움이 믿음의 원동력이 되게 하여, 믿음의 사람으로 믿음의 역사를 이루게 합니다. 하나님의 불은 우리를 뜨겁게 하여 그 뜨거움이 사랑의 원동력에 되게 하여 희생과 봉사의 불을 태우게 합니다. 하나님의 불은 우리를 뜨겁게 하여 그 뜨거움이 소망의 원동력이 되어 어떠한 어려움 중에도 끊임없이 희망하며 살게  합니다. 

  거북이는 참으로 약해 보이고 온순해 보입니다. 그러나 거북이는 강제로 목을 뺄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 없을 정도로 무서운 괴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거북이의 체중은 12-18kg 밖에 되지 않지만 70-80kg나가는 사람도 움츠린 거북이의 목을 빼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거북이의 목을 빼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거북이를 뜨거운 불에 가까이 놓아두는 것입니다. 그러면 거북이의 목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입니다.

  움츠러든 부정적이고 소극적이며 자신감 없는 신앙의 모습은 어느 누구도 끄집어 낼 수 없고 세워줄 수 없는 비 신앙적인 모습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불로서만이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으로 끄집어 나타낼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사순절에 말씀을 읽고 기도함으로 하나님의 불을 체험하시기를 바랍니다. 그 불로 빛 가운데 살고, 우리 안에서 끊임없이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죄와 못된 습성의 근원을 태우고, 뜨거운 심령으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되시길 바랍니다. 

  거룩함의 경험입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경험했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가는 모세에게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말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5절)고 하셨습니다. 거룩한 땅이란 하나님이 임재 하여 계시기 때문에 거룩해진 땅이라는 뜻입니다. 무엇이든 하나님과 관계될 때에 거룩한 것이 됩니다. 

  거룩한 땅에서의 첫 조건은 신을 벗는 것입니다. 고대 근동 지방에서는 ‘신’ 또는 ‘발’은 인간 삶의 전체 영역, 곧 내적 품성과 외적 행동의 모든 것을 상징했습니다. 모세의 신었던 신은 더러운 세상을 밟던 신입니다. 살인하던 신입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경험할 때에 그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모든 신을 벗는 자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 새롭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거룩함을 체험할 때에 자신에게 긍휼과 용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자신이 죄인이며 실패자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자신이 더럽다고 느낍니다. 자신은 그 누구도 깨끗하게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압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체험하는 성도는 신을 벗게 됩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은 피곤하고 먼지 묻고 냄새나는 인생의 신을 벗게 하십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은 원망하며 불평하며 절망하던 모습의 신을 벗게 하십니다. 무의미한 삶을 살아왔던 게으름과 나태함의 신을 벗게 하십니다. 회의와 불신의 신을 벗게 하십니다. 교만과 아집의 신을 벗게 하십니다. 상처와 병든 마음의 신을 벗게 하십니다. 그렇게 하심으로 우리를 새롭게 하십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경험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두려움을 갖게 됩니다. 그러므로 모세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경험할 때에 하나님 뵈옵기를 두려워하여 얼굴을 가리었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경험한 사람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두려움 뿐 아니라 거룩한 사람이 됩니다. 이사야는 하나님의 거룩함을 경험할 때에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요 입술이 부정한 백성 중에 거주하면서 만군의 여호와이신 왕을 뵈었음이라”(사6:5)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은 이사야로 하여금 그의 부정을  깨닫게 하실 뿐 아니라 하나님을 참되게 경외하도록 했고 이사야의 입을 거룩하게 하시어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 하는 예언자의 입이 되게 하셨습니다. 

  사순절 주님에 대하여 묵상하시면서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체험하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체험하는데서 벗어야 할 모습을 벗고 새로워 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경험하며 사는 그리스도인이 되십시오.

  소명과 능력의 경험

  모세는 하나님의 부르심과 능력을 경험했습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내가 애굽에 있는 내 백성의 고통을 분명히 보고 그들이 그들의 감독자로 말미암아 부르짖음을 듣고 그 근심을 알고 내가 내려가서 그들을 애굽 인의 손에서 건져내고 그들을 그 땅에서 인도하여 아름답고 광대한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곧 가나안 족속 , 헷 족속, 아모리 족속, 브리스 족속, 히위 족속, 여부스 족속의 지방에 데리고 가려 하노라”(8-9절)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내가 너를 바로에게 보내어 너로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게 하리라”(10절)고 소명을 주셨습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소명 앞에서 “내가 누구이기에 바로에게 가며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리이까”(11절)고 약함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세와 함께 하시겠다면서, 모세의 지팡이로 뱀이 되게 하시고 그의 손을 문둥병이 발하게 하심으로, 능력으로 함께하실 것을 확신시켜 주셨습니다.   

  모세는 하나님을 소명과 능력을 경험했습니다. 이 경험은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해방시키고 홍해바다를 갈라 건너가게 했고 광야 40년간의 행군을 이끌어간 위대한 삶을 살게 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그리스도인으로 살도록 부르시면서 그렇게 살도록 힘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을 하도록 부르시면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이 세상에는 두 가지의 힘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큰 느티나무를 흔드는 바람의 힘이 있다면, 이 굉장한 세력의 바람을 견디어 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무거운 화차를 끌고 다리를 건너가는 기관차의 힘이 있으면, 이 기차가 지나가도록 기차의 무게를 견디는 다리의 힘이 있습니다.

  하나는 능동적인 힘이고 다른 하나는 수동적인 힘입니다. 하나는 항상 앞으로 가게 하는 힘이고 다른 하나는 가만히 있게 하는 힘입니다. 하나는 그것으로 우리가 무엇을 정복하고 발전시키는 힘이고 다른 하나는 아무리 어려운 것이라도 참고 견디어 나가게 하는 힘입니다. 우리에게는 이 두 가지 힘이 모두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 힘은 하나님의 소명과 능력을 경험하는데서 힘 있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수력발전소의 발전기를 돌리는 강물의 힘은 강 전체의 힘에 비교할 때에 극히 작은 힘입니다. 우리는 그 강의 힘의 극히 적은 일부를 사용하여 소중하고 가치 있게 사용합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그 강이 가지고 있는 힘을 전부 사용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겠습니까? 아마 그 힘으로 어마어마한 역사를 일으킬 것입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능력을 극히 일부만 사용하며 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부르셔서 그 분의 일을 주시면서 하나님의 능력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하십니다. 그 능력을 가지고 살아갈 때에 그 사람의 힘은 어마어마한 하나님의 일이 될 것이다. 
  한 제자가 스승에게 와서 물었습니다. “제가 어디서 하나님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바로 네 앞에 계시다.“ “그런데 왜 저는 그 분을 못 보는 것입니까?” “술 취한 사람이 자기 집인들 보겠느냐?” 후에 스승은 말했습니다. “무엇이 너를 취하게 만드는지를 알아내어라. 보기 위해서는 취해 있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세상에 취해서 하나님을 바로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까?

  사순절은 모세가 경험한 호렙산의 역사를 회복해야 합니다. 세속성과 일상성, 사상적 편견, 욕망과 탐욕의 취함에서 깨어나서 호렙산의 사건을 회복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체험하는 성도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불을 체험하십시오 하나님의 거룩함을 경험하십시오. 그럼으로 하나님의 소명과 능력을 가지십시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