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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어버이주일] 위대한 삶의 순례(20) : 십자가상의 마지막 효도 (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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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삶의 순례(20) : 십자가상의 마지막 효도 (요 19:25-30)


사람은 죽을 때 가장 진실하고도 의미 있는 말을 남기고 갑니다. 여러분은 죽을 때 무슨 말을 남길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작년(2009년) 2월 별세직전에 김수환 추기경이 남기신 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는 한동안 이 땅에 큰 감동으로 국민들에게 회자된 말이었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마지막 유언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 운명이다. 삶과 죽음도 자연의 한 조각이라”는 말도 그분에 대한 선호도를 떠나서 우리나라 국민 모두에게 많은 생각을 남긴 말이었습니다. 

얼마 전 역시 입적한 법정 스님은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내가 금생에 저지른 허물은 생사를 넘어 참회할 것이다. 절대로 다비식하지 말라.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 달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CCC 김준곤 목사님은 그가 사랑했던 대학생들을 향한 마지막 금식 수련회 설교에서 이것은 나의 마지막 유언이라고 하면서 “복음의 불쏘시개가 되어 주십시오”란 말을 남기셨습니다.

인터넷에 들어가 보니까 우리나라 각계각층의 사회 명사들을 대상으로 마지막 어떤 유언을 남길 것인가의 물음에 대답한 <미리 쓰는 유서>들이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엄상익 변호사는 “아들 딸아 소처럼 묵묵히 걸어가거라”는 편지를 남겼고, 

고도원씨는 “내 영전에 장미꽃 한송이를 놓아달라”는 말과 함께 자녀들에게 “작은 잘못을 경계하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소설가 신달자씨는 “내 사랑이 부족한 것을 용서하세요”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싶다고 했습니다. 

만화가 강철수씨는 “다시 못 올 다리를 넘는다고 생각하니 모든 것이 절절해 내 애간장을 뒤 짚는다. 죽음은 장난이 아니구나”라는 말을 남기겠다고 했습니다. 

장애인 문학가 고정욱씨는 “소아마미 장애인을 남편으로 맞아준 당신과 저 세상에서도 살고 싶소. 그때는 장애 없는 평범한 남편이 되어 아내를 한번 업어주고 싶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김동길 교수는 “나는 한일이 없기 때문에 남길 말이 없다. 한평생 정직하게 살고 싶었지만 정직하게 살지 못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최근 예수님의 위대한 삶의 흔적을 찾아 순례하고 있습니다. 십자가는 예수님의 위대한 삶의 순례의 절정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남기신 마지막 말은 무엇이었습니까? 

복음서 전체를 읽고 요약해 보면 그분은 십자가에서 모두 일곱 말씀을 남긴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그 말씀들을 가상칠언이라고 부릅니다. 이천년 전 골고다 언덕 십자가에서 예수님은 당신의 마지막 유언의 말씀들을 남기신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여러분이 이스라엘 예루살렘을 방문해 보면 골고다 언덕을 볼 수 없습니다. 물론 영국의 고든 장군이라는 분이 발견했다는 골고다 언덕과 유사한 동산(고든의 갈보리,Gordon's Calvary, The Garden Tomb)을 볼 수 있습니다만, 고고학적으로 고증되는 곳은 그 곳이 아니고, 지금의 성묘 교회(비아 돌로로사가 끝나는 지점)장소입니다. 그곳은 예수님 당시에는 성문 밖이었고 지금도 조심스럽게 관찰해 보면 언덕 위의 장소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거기에서 예수님은 마지막 유언의 말씀들을 남기셨는데 오늘의 본문 요한 복음서를 읽어보면 일곱 번의 말씀 가운데 세 번의 말씀이 나옵니다. 세 번의 말씀 가운데 한번 “내가 목마르다”(28절)는 죽음 앞에 선 그분의 육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말씀이고 유언적 성격을 지닌 부탁의 말씀은 다시 두 부분으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번의 말씀은 다 효도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기독교가 동양종교가 아니라는 의식을 가지신 분들에게서 종종 기독교에도 효도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예, 예수님은 마지막 삶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효도를 생각하신 분이셨습니다.

*오늘(어버이 주일) 우리는 십자가상에서 마지막으로 주께서 남기신 두 번의 효도의 말씀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1. 하늘 아버지를 향한 효도의 말씀입니다.

본문 30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에 이르시되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니 영혼이 떠나가시니라” 이 본문에 의하면 예수께서 지상에서 마지막 남기신 말씀이 “다 이루었다” “다 이루었습니다.”라는 말씀입니다. 저는 이 말씀이 하늘 아버지를 향한 보고의 고백이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하늘 아버지로부터 미션을 위임받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것은 인류의 구원을 위해 예수께서 자신의 목숨을 대속의 제물로 바치시는 일이셨습니다. 

마가10:45의 말씀을 기억하십니까?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예수님께서 골고다 언덕 십자가에 달려 마지막 거룩한 핏방울을 떨구시는 순간 그는 마침내 이 대속의 미션을 성취하신 것을 아셨습니다. 그리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향해 외치십니다. “테텔레스타이!” 

이 말은 본래 경제 용어로 “빚은 다 갚아졌다”는 뜻입니다. 죄는 인간이 하나님 앞에 지불해야 할 도덕적인 부채와 같은 것입니다. 인간은 모두 죄를 범했고 인간중에는 이 빚을 갚을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당신의 아들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법은 예로부터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죄의 빚을 갚고자 보냄 받아 오셔서 우리의 죄와 허물을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로 가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아들 예수의 피가 아니면 달리는 죄 사함이 길이 없었던 인생을 위해 대속의 주로 오신 그 분, 그분의 마지막 핏 방울이 골고다 언덕을 적시던 순간 비로소 대속의 미션은 성취된 것입니다. 

“테텔레스타이!” 그 아들이 십자가에 달려 있는 순간 하늘 아버지는 얼마나 아프셨겠습니까? 그러나 그 아들이 인류의 구원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 놓으시고 미션을 성취하는 순간 하늘 아버지는 얼마나 또한 기쁘셨겠습니까? 그래서 예수께서 인류의 구속주가 되시기 위해 죄인된 자리를 스스로 취하고자 요단강에 침례를 받고자 들어가시고 물에서 올라오시는 순간 하늘 아버지의 음성이 들려오지 않았습니까?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고.

 진정한 효도는 어버이날의 이벤트 이상으로 자녀들이 하나님의 기대를 이루는 소명의 삶을 당당히 살아감에 있다고 믿습니다. 예수님이 생의 마지막에 이처럼 위대한 효도의 고백을 드린 것처럼 우리도 하늘 아버지에게 먼저 효도하는 인생,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뜻을 이루어 드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 땅의 어머니를 향한 효도의 말씀입니다.

본문 26-27의 말씀은 예수님의 가상 제3언으로 불리우는 말씀입니다. 먼저 함께 읽겠습니다. “예수께서 자기의 어머니와 사랑하시는 제자가 곁에 서 있는 것을 보시고 자기 어머니께 말씀하시되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하시고 (27)또 그 제자에게 이르시되 보라 네 어머니라 하신대 그때부터 그 제자가 자기 집에 모시니라” 사람이 고통을 경험하면 자신의 고통 외에는 아무 것도 집중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신이 십자가에 못박혀 있는 이 최악의 고통의 시간에 예수님은 어머니를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것도 단순한 “우리 어머니 어쩌나?” 그 수준이 아니라, 자신의 사후 어머니의 남은 생의 복지 문제를 구체적으로 생각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제자중 가장 오래 살수 있는 제자 그리고 섬세한 마음으로 자기 어머니를 돌아볼 제자로 요한을 생각해 내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요한에게 “요한아 네 어머니로 모셔다오”이렇게 부탁하신 것입니다. 이만하면 예수님도 효자가 아니신가요?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예수님의 제자중 가장 오래 산 제자가 사도 요한이었습니다. 아니 그의 장수는 예수님의 어머니를 잘 모신 것에 대한 하늘의 상급이라고 할만 합니다. 

엡6:2-3의 말씀이 생각나지 않으시나요?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 그는 제자 중 가장 오래(교부들-100세)살았을 뿐 아니라, 요한복음과 요한 1,2,3서를 기록합니다. 

교회 전승은 그가 밧모 섬에 유배된 기간을 제외하고는 줄곧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자신의 어머니로 모시고 극진한 효도를 바친 것으로 기록됩니다. 사도 요한은 말년에 에베소 교회의 감독으로 섬기었는데 마리아도 거기서 최후를 마칩니다. 지금 에베소에 가보면 거기 사도 요한 기념교회와 함께 카톨릭이 공인한 성모 마리아의 집(1961년 로마 교황청이 공인함)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한은 그런 삶을 누구에게 배웠을까요? 물론 예수님이지요. 그래서 바울도 딤전5:8에서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악한 자니라”고 한 것입니다.

사실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하나님을 제외하고는 부모 보다 더 큰 사랑의 빚을 지는 대상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는 젊어서 부모의 사랑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우리도 자식 낳고 키우면서 비로소 그 사랑을 이해하지 않습니까? 이번 우리 교회 지구촌 비전 5월호에 실린 김진성 목사님이 소개한 심순덕이라는 분의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를 아주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죽어라 힘들게 일해도/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찬밥 한 덩이로/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한 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발뒤꿈치 다 헤져/이불이 소리를 내도/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손톱이 깍을 수 조차 없이 닳고 문들어져도/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덕 없는/끄덕 없는 어머니의 모습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보고 싶으시다고/ 외할머니가 보고 싶으시다고그것이 그냥 넋두리 인줄 알았던 나/한밤중 자다가 깨어 방구석에서한 없이 소리 죽여 울던/어머니를 본 후론-어머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그러면 우리가 할 일은 무엇입니까? 다시 두 가지로 결론을 내릴 수가 있을 것입니다. 하나는 할 수 있는 한 어버이들의 노후의 복지를 섬기는 일(성경은 그것은 나라가 할일이 아니라, 자녀가 할 일이라고 가르침),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님의 일생의 교훈 잊지 말고 부모의 기대 그리고 내 부모를 주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당당한 인생을 우리가 살아가는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한 평생을 살아가며 땅의 부모들을 기쁘게 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이 늘 부탁하던 소중한 인생의 소명을 따라 사는 일보다 더 부모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어버이날의 반짝 이벤트도 부모를 기쁘게 하기 위해 필요하겠지만 자식들이 인생을 당당하게 소명을 따라 살지 못하고 목적 없이 방황하고 있다면 이것보다 더 심각한 불효가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예수를 믿은 이래로 인생을 이렇게 정의해 왔습니다. “인생이란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 맡겨주신 시간의 길이”라고. 그렇다면 인생의 진정한 성공은 출세나 부의 획득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죽을 때 후회 없이 “참 부족하지만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일에 쓰임 받게 하신 것을 감사합니다.”고 고백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할 것 입니다. “주님. 할일을 다 했습니다. 이제는 주님에게 갈 때가 된 것 같습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사람의 마지막 하늘가는 길은 슬픔의 길이 아닌 아름다운 귀향의 소풍 길이 될 것입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을 함께 기억하고 싶습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하늘 아버지에게 그리고 땅의 부모에게 효도의 삶을 살아드리고 이런 아름다운 고백으로 인생을 결산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동원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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