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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깊은 데로 나가라! (눅 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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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데로 나가라!  (눅 5:1~11) 


<풍요로운 새해를 향하여>

천주교인과 감리교인과 유대교인 세 사람이 모여 누가 더 많은 물질을 하나님께 드리는지 자랑했습니다. 먼저 천주교인이 말했습니다. "나는 땅에 줄을 긋고 돈을 공중에 던져 오른쪽에 떨어진 것은 하나님께 드리고, 왼쪽에 떨어진 것은 내 호주머니에 넣습니다." 이번에는 감리교인이 자랑했습니다. "나는 땅에 원을 그려놓고서는 돈을 공중에 던져 원 안에 떨어진 것은 하나님께 드리고, 원 밖에 떨어진 것은 내 호주머니에 넣습니다."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있던 유대교인이 말문을 열었습니다. 

"나는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하나님께 드립니다." 사람들이 깜짝 놀라서, "아니, 정말입니까?"라고 묻자, "그럼요. 나는 내가 가진 것은 모두 하나님을 향하여 공중으로 던집니다. 그런 뒤, '하나님, 공중에 머무는 것은 하나님의 것이고, 땅에 떨어지는 것은 다 제 것입니다.'라고 크게 외치지요."

새해에는 우리 교인들이 하는 일들이 다 잘되었으면 합니다. 기왕이면 하나님이 주시는 물질적인 축복을 많이 받아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우리 교회 위해서도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특히나 작년 한 해 동안 힘들었던 분들은 새해에는 회복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봉독한 본문 말씀은 예수님이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제자로 불러주신 장면입니다. 이들은 게네사렛 호숫가에서 물고기를 잡는 어부들이었습니다. 게네사렛은 갈릴리에 대한 또 다른 이름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마태나 마가, 요한은 모두 갈릴리를 바다라고 했는데 누가만 호수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갈릴리 지역에 가보면 이곳은 바다가 아니라 호수입니다. 

하지만 평생 바다를 보지 못한 사람들은 갈릴리 호수를 바다라고 생각할 만큼 엄청나게 큰 호수인 것이 사실입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는 국제적인 안목을 갖춘 의사로써 지중해를 비롯한 큰 바다를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갈릴리 호수가 아무리 바다처럼 넓고 깊어도 그냥 호수라고 봤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태나 마가나 요한은 갈릴리 호수와 비길 데 없이 넓고 깊은 지중해와 같은 바다를 본 적이 없었다고 볼 수 있겠지요. 

어쨌거나 예수님이 갈릴리 호수에서 물고기를 잡던 세 사람의 어부들을 제자로 부르셨는데 그 시점과 상황이 중요합니다. 이들은 빈 배 옆에서 빈 그물을 씻고 있다가 예수님을 만났고 예수님의 부르심을 들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들에게 인간의 실패는 축복이었습니다. 자신의 무능력을 절감했을 바로 그 때 예수님의 신비한 능력을 경험했던 것이지요. 갈릴리 호수에서 고기 잡는 일로 잔뼈가 굵었던 그들, 특히 베드로가 예수님을 만나던 날 물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았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빈 배에다가 예수님을 모시고 예수님의 말씀대로 그물을 던졌더니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많은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이런 놀라운 일을 경험한 뒤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빈 배 옆에서 빈 그 물을 씻으며>

이제 본문 말씀 하나 하나를 꼼꼼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① 먼저 1절로부터 3절을 봅시다. "무리가 몰려와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새 예수는 게네사렛 호숫가에 서서 호숫가에 배 두 척이 있는 것을 보시니 어부들은 배에서 나와서 그물을 씻는지라 예수께서 한 배에 오르시니 그 배는 시몬의 배라 육지에서 조금 떼기를 청하시고 앉으사 배에서 무리를 가르치시더니."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 곁으로 몰려들었습니다. 당연히 예수님이 운신할 수 있도록 좀 더 여유 있는 장소를 물색하셨겠지요. 그래서 사방을 둘러보니 때마침 갈릴리 호숫가에 배가 두 척이 있었는데 어부들이 빈 그물을 씻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빈 배가 두 척이나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베드로의 배에 올라 타셨습니다. 왜 빈 배가 두 척이나 있었는데 하필이면 베드로의 배를 선택하셨을까요? 이것은 신학적으로 하나님의 주권 혹은 자유로운 선택 혹은 예정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실패한 빈 배라고 해서 주님이 다 올라타시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혹시 빈 배 옆에서 빈 그물을 씻고 계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주님이 바로 여러분의 빈 배에 올라타시도록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예수께서 베드로의 배를 선택하신 이유는 이미 베드로의 인격이나 성품 등에 대한 정보를 다 알고 계셨기에 그를 제자 삼기로 작정하셨기 때문에 베드로의 배를 선택하셨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런 다음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배를 육지로부터 조금 떼어 놓으라고 하신 다음, 배에 앉으신 채로 무리를 가르치셨습니다. 여기까지는 흔히 있을 수 있는 풍경으로써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잡은 것이 없지마는>

그 다음에 예수님이 베드로와 함께 나누는 대화가 참으로 중요합니다. ② 4절과 5절 말씀을 보세요.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에게 이르시되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시몬이 대답하여 이르되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하고." 

예수님이 무리에게 하시던 말씀을 마치셨습니다. 그런 다음 시몬 베드로에게 주목하십니다. 그러면서 다짜고짜 "깊은 데로 나가, 그물을 내려서 고기를 잡아라" 하고 명령하십니다. 이미 예수님은 베드로가 빈 배 옆에서 빈 그물을 씻고 있을 때부터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물고기를 잡으려면 깊은 데로 나가 그물을 내려야한다고 충고하십니다. 

그런데 이런 충고는 베드로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충고입니다. 먼저, 예수님은 목수이신데 반하여 베드로는 어부입니다. 연목구어(緣木求魚)라는 말이 있지요.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한다는 뜻인데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시도한다는 말입니다. 적어도 고기 잡는 일이라면 베드로가 예수님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전문 지식과 숙달된 경험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썩 내키지 않는 변명부터 먼저 합니다. 

5절 전반부에 보니까 "선생님, 우리가 밤새도록 애를 썼으나, 아무 것도 잡지 못했습니다." 숙련된 어부로서 최선을 다했지만 실패했다는 말이지요. 밤새도록 그물을 던졌지만 한 마리도 못 잡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목수 출신인 예수님이 어부인 자기에게 깊은 데로 나가 그물을 던지라니, 받아들이기가 참으로 어려운 충고입니다. 갈릴리 호수에서는 대개 밤에 배에다가 등불을 켜놓고 그 불빛을 보고 몰려드는 물고기를 잡습니다. 그런데 지금 환하게 동이 터오는 아침에 그물을 던지라니요. 시간상 고기를 잡을 수 있는 때가 아닙니다. 게다가 빈 그물을 깨끗이 씻어서 청소해놓았는데 또 한 번 시도해서 실패를 할 경우, 빈 그물을 또 씻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겠지요. 

그러므로 주님의 제안은 상식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잘 맞지 않는 제안이었습니다. 하지만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했습니다.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어부의 지식이나 경험으로 보건대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씀이지만 "그래도 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 하고 순종했던 것이지요. 아마도 완전히 실패했기에 베드로는 기가 죽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도 살다보면 많은 실패를 경험합니다. 적어도 그 분야에는 내가 최고의 지식과 최고의 기술을 가졌다고 자부하는데 어이없이 실패할 때가 있습니다. 입시에 실패하고, 직장 생활과 사업에 실패하고, 심지어 가정생활에도 실패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좌절감을 곱씹으면서 인생의 빈 배 옆에 실패의 빈 그물을 씻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주님은 바로 이런 실패와 절망의 때에 우리 인생의 빈 배를 타 주십니다. 그러면서 "깊은 데로 나가 그물을 던지라!"고 말씀하십니다.

<깊은 데로 나갔더니>

그렇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명령을 따라 깊은 데로 나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보다 주님이 능력이 더 많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내가 아무리 내 직업과 기술에 있어서 최고의 지식과 기술을 가졌다고 할지라도 주님의 지식과 기술이 더 낫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주님 앞에 겸손히 머리를 숙이고 주님의 말씀을 따라야 합니다. 밤이 새도록 수없이 그물을 던져봤지만 헛수고였습니다. 왜 최선을 다했어도 실패했을까, 빈 그물을 씻으면서 그 원인을 반성해봐야 합니다. 그런 뒤 이제는 내 실력보다는 주님의 실력을 믿고 의지해야 합니다. 그러면 빈 그물이 찢어지고 빈 배가 가라앉을 정도로 많은 물고기를 잡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그동안 인간적인 잔수나 부리면서 낮은 물가로 왔다 갔다 하며 안일하게 그물을 던졌던 분들은 주님의 명령을 따라 깊은 데로 나가시기 바랍니다. 물론 깊은 데는 위험합니다. 그곳까지 가려면 많은 수고가 필요합니다. 고기 잡기 편한 곳에 머물러서 쉽고 편하게 그물을 던져서는 안 됩니다. 멀리 나가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야 합니다. 내 지식과 내 기술을 의지하지 않고 주님의 지식과 주님의 기술을 의지하면, 깊은 데로 나가는 것이 아무리 힘들고 위험해도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베드로도 그랬지요. ③ 6절과 7절을 봅니다. "그렇게 하니 고기를 잡은 것이 심히 많아 그물이 찢어지는지라 이에 다른 배에 있는 동무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 하니 그들이 와서 두 배에 채우매 잠기게 되었더라." 

자기의 지식과 기술로 했을 때에는 헛수고요 실패였지만 예수님의 지시대로 했더니 대성공이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물고기 떼가 몰려드는지 그물이 찢어질 지경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도움을 청해서 고기를 두 배에다 가득 채웠는데 그래도 두 척의 배가 가라앉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일어났지요!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자랑하는 것을 다 주님 앞에 내려놓고 겸손히 주님의 지혜와 능력을 구하면 주님께서 길을 열어주십니다. 내 힘으로 안 되던 일들이 주님의 능력으로 해결됩니다. 새해에는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교회의 건축도 마찬가지이지요. 빈 배에서 빈 그물을 씻는 것과 같이 좌절하고 낙심하게 될 때마다 예수님을 우리의 빈 배에 모셔야 합니다. 그리하면 우리 교회의 건축 문제도 깨끗이 해결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이름과 영광을 위하여 하는 성전 건축이라면 어찌 하나님께서 해결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어느 출판사에서 성경책을 판매하는 외판원을 모집하는데 말을 몹시 더듬는 사람이 지원을 했습니다. 말로서 고객들을 설득해야 하는 세일즈맨이 말을 더듬다니, 아무래도 부적격자였겠지요. 그래서 일찌감치 떨어뜨리려고 했는데 하도 열심히 하겠다며 통사정을 하기에 일단 채용했습니다. "하다가 안 되면 스스로 그만 두겠지." 하는 생각으로 붙여주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몇 달 후 영업실적을 결산을 해보니 말더듬이 신입 사원의 판매실적이 1위였습니다. 도대체 그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는 직장 상사에게 이 분이 설명을 하는데 그 역시 떠듬떠듬 한 참이 걸렸습니다. 이유인즉, 이 사람이 어느 집에 가서 초인종을 누르면 사람이 나오는데 "성경책을 사시겠습니까? 아니면 제가 들어가서 읽어드릴까요?"라고 묻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판매원이 워낙 말을 심하게 더듬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데에도 시간이 꽤 걸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대부분의 손님들은 "알았어요, 얼마예요?" 하고 지갑을 열었다는 것이지요. 

때로 우리가 말을 잘 못할 때 하나님이 우리를 대신해서 말씀해주십니다. 이런 이유로 하나님은 말을 잘못하는 모세도 출애굽의 영도자로 써주셨던 것입니다.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인 박태환 선수는 어렸을 때 천식이 심했다고 합니다. 박 선수의 부모님은 기관지염으로 고생하는 아들의 호흡 기능을 좋게 해주려는 요량으로 수영을 시켰는데 이것 때문에 세계적인 수영선수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실패가 하나님께는 성공의 시작이 된다는 사실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이제 이런 놀라운 기적을 경험한 뒤 베드로가 보인 반응을 주목해야 합니다. ④ 8절을 보세요. "시몬 베드로가 이를 보고 예수의 무릎 아래에 엎드려 이르되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니." 베드로는 이런 희한한 경험을 한 뒤 제일 먼저 자신이 죄인임을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야, 예수님 말씀대로만 하면 부자가 되겠구나!" 이런 생각을 한 것이 아닙니다. 놀랍게도 주님 앞에서 자신이 형편없이 초라한 죄인임을 자각했던 것입니다. 베드로는 자기 힘으로 못하던 것을 주님의 능력으로 했을 때 주님이 자신과는 질적으로 다른 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초월적이고 종교적인 체험을 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런 베드로를 귀히 여기시고 제자로 불러주셨습니다. ⑤ 10절 후반부를 보세요. "예수께서 시몬에게 이르시되 무서워하지 말라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 하시니." 이제 베드로에게 중요한 것은 물고기 잡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구원하는 일입니다. 사업이 아니라 선교가 중요합니다. 돈이 아니라 사람의 영혼이 중요합니다. 이 놀라운 체험을 한 뒤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은 배를 육지에다 댄 뒤 모든 것을 버려두고 주님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베드로와 같은 체험을 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나의 지식과 나의 기술, 나의 능력이 아닌 주님의 지식과 주님의 기술, 주님의 능력을 믿고 의지해서 베드로와 같이 놀라운 체험을 해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이 모든 면에서 전문가이심을 인정하고 높여 드리고, 주님 앞에 무릎을 꿇고 겸손히 낮아지는 한 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작년 한 해가 유난히 힘들었던 분들은 오늘의 말씀을 통하여 큰 위로와 용기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주님은 분명히 실패의 빈 그물을 씻고 계시는 여러분의 빈 배에 동승해주실 것입니다. 그 때 "깊은 데로 나가 그물을 던지라!"고 말씀하시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십시오! 여러분이 하지 못했던 것을 우리 주님은 해주실 줄로 믿습니다. 그리하여 새해에는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놀라운 축복을 경험하는 한 해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교회의 성전 건축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모든 세상적인 자랑을 내려놓고 겸손히 주님의 말씀을 청종할 때 놀라운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금년 한 해에는 우리 모두 주님의 말씀대로 깊은 데로 나가 그물을 내리는 축복의 해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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