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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솔로몬, 자화상을 남기다 (전 1: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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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자화상을 남기다 (전 1:12~18)


설교란 하나님의 대사로서 그분의 말씀을 대언(代言)하는 것입니다.(D. W. Cleverley Ford). 하나님은 인간을 도구로 사용하여 말씀을 선포하십니다.(J. Calvin). 그래서 설교(說敎)는 목사에게 있어 영광인 동시에 십자가입니다. 

1975년 이후 30년이 넘도록, 이 한 자리에서만 20년 넘게 설교한 저에게도 강단은 여전히 두렵고 떨림의 자리입니다. 얼마 전, 어느 자리에서 설교를 했는데, 집회가 끝나자 평소에 존경하는 한 목사님으로부터 설교 시간에 등이 굽어지는 것 같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30여년 가까이 입을 마이크에 가깝게 하려고 계속 머리를 앞으로 내밀다보니 나도 모르게 등이 굽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전도서는 다윗의 아들 솔로몬이 기록한 책입니다(전1:1, 12). 3,000년 전의 인물인 솔로몬의 모습을 우리가 알 길이 없습니다만, 솔로몬은 전도서 12장에서 현재 자신의 모습에 대해 묘사하고 있습니다(전12:3-5). 여기에서 솔로몬의 트레이드마크는 '구부러질 것이며(전12:3)' 입니다. 그는 허리가 무척 구부러졌는데(전1:15, 7:13, 12:3), 그렇게 된 이유는 유전적이라기보다는 후천적 요인 때문으로 보입니다. 

전도서의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해 아래서' 입니다(1:3,9,13,14,2:11,17,18,19,20,22,3:16,4:1,3,7,15). 12장에 불과한 이 전도서에 이 단어가 서른 번이나 등장하는데, 이것은 솔로몬이 일생동안 해 아래, 즉 땅만 바라보며 살았다는 것입니다(전2:3-10,25). 이렇게 땅만 바라보고 살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등이 굽어졌습니다. '해 아래의 삶' 을 살다가 등이 굽어져 버린 솔로몬, 어떤 동물과 가장 닮았을까요?

성경에 나오는 동물들 중 가장 천대를 받는 동물은 뱀이 아니라(마10:16) 돼지입니다. 돼지는 성경에서 늘부정적으로 인용되었습니다(레11:7, 신14:8, 시80:13, 잠11:22, 사65:4, 66:3,17, 마7:6, 8:30-32, 눅8:32-33, 15:15,16, 벧후2:22, 막5:11-16). 

돼지는 목뼈가 아래쪽으로 굽어있어서 평소엔 15˚, 아무리 고개를 들어도 수평 이상은 볼 수 없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돼지가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먹을 것을 찾아 땅만 바라보고 '꿀꿀꿀' 하다 보니 점점 목뼈가 굳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해 위의 삶' 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돼지야말로 '해 아래의 삶'의 대표적 존재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돼지와 같이 자기도 모르게 목뼈가 아래로 굳어진 자들이 있습니다. 이런 자들이 입에서 이 세상을 떠날때 마지막으로 남기고 가는 말은 한결같이 헛되다는 것입니다(전1:2, 7-8, 2:14,17).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해 아래에서' '해 위로의 삶' 으로 전환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돼지가 하늘을 볼 수 있을까요?

한 가지, 돼지가 발랑 뒤집히는 것밖에 없습니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거나 혹은 웅덩이에 빠져 뒤집힐 때, 그 때 돼지도 비로소 높고 아름다운 하늘이 있다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게 됩니다. 그러나 발랑 넘어져 뒤집혀 있는 돼지의 모습은 결코 유쾌한 모습이 아닙니다. 

살다보면 우리에게도 이렇게 뒤집히는 일이 있습니다. 원치 않는 질병, 가정의 붕괴, 사업의 실패, 경제파탄, 인간관계의 뒤죽박죽,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치부가 여지없이 드러납니다. 그런데 그 뒤집히는 일을 통하여 얻는 유익(有益)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늘, 전혀 다른 세계가 내 눈앞에 열리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땅에 집착할수록 고난, 광야, 광풍, 파도를 이용하여 뒤집히게 하시고, 기어이 하늘을 보게 하십니다. 하나님을 부르며, 하늘을 향하여 손을 들게 하십니다(시119:71, 신8;2, 시107:25-27,30, 마8:27).

며칠 전, 캐나다의 김채영집사님으로부터 이메일이 왔습니다. "목사님! 안녕하세요? 밴쿠버로 이주한 김채영입니다. 저희 가족이 이 곳 밴쿠버로 이민 온지 어느덧 2년이라는 세월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짧은 기간은 저한테는 엄청난 일들을 경험한 시간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하나님 품으로 보내야 하는 슬픔과 고통의 시간을 지금 보내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찾아 온 아내의 죽음 앞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지만, 시험당할 즈음에 피할 길을 내사 능히 감당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이곳 교우님들의 헌신적인 위로와 사랑에 힘입어 모든 장례절차를 순탄하게 마쳤으며, 저와 아이들도 서서히 평온을 찾아가고 있고, 아내가 이제는 천국에서 참 평안을 누리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2년 전 푸른 꿈과 희망찬 계획을 갖고 이곳에 이민자로 도착하였으나 하나님께서는 저희 모든 계획을 포기하게 하시어 저로 하여금 하나님 앞에 온전히 무릎을 꿇게 하셨습니다. 이제는 우리 집에 아내의 소리와 엄마의 메아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더라도 남아 있는 우리들은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며 하나님의 음성에 더 순종하겠습니다. 

이제 아내의 사랑과 엄마의 손길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할지라도 남아 있는 우리들은 주님의 교회를 더욱 사랑하며 충성과 봉사를 다하며 살겠습니다. 이제는 내 침상에서 아내의 숨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을지라도, 내 방에서 엄마의 향기가 더 이상 피어나지 아니할지라도 남아 있는 우리들은 성도님과 이웃을 더욱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목사님! 지금, 저와 아이들이 겪고 있는 이 시련을 극복하여, 신앙고백처럼 살아갈 수 있도록 맣은 기도 부탁 드립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솔로몬은 지금 등뼈가 휘어진 자신의 자화상(自畵像)을 우리에게 내보이며 말합니다. "나처럼 등뼈가 휘어져서는 안 된다. 땅에만 집중하고, 집착하면 안 된다" 라고 말입니다. 전도서 앞부분에는 '해 아래서' 라는 단어가 곳곳에 있습니다만, 뒤로 갈수록 점점 뜸해지다가 이제는 해 아래서의 삶을 청산하고 '해 위' 즉, 하나님을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전12:13-14). 여러분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여러분의 등뼈는 얼마나 휘어져 있습니까?... 하나님은 '해 아래에서의 삶'을 청산하고 '해 위를 바라보라' 고 말씀 하십니다(골3:2, 벧전4:3, 고후4:18, 사45:22).

지금의 시련과 고난에 부끄럽고, 자존심이 상할지라도 해 위를 바라본다면 소망이 있습니다. 이번에 가지는 전교인 수련회는 해 위를 바라보게 해 주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참여하는 자들마다 용서와 치유, 그리고 회복의 기쁨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참여하여 휘어진 등뼈를 교정하는 은혜를 맛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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