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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어느 것이 옳으냐? (막 2: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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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것이 옳으냐?  (막 2:23~3:6)

 
사람들은 인간 관계에 있어서 갈등 관계에 놓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사는 곳에는 어디나 갈등이 있게 마련입니다. 오늘 봉독한 본문 말씀에도 예수님과 바리새인들 간의 갈등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갈등의 원인은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에 대한 견해 차이 때문이었습니다. 출애굽기 20장 8절 이하, 출애굽기 34장 21절, 그리고 신명기 5장 12절 이하의 말씀을 보면 하나님께서 안식일에 일하는 것을 금하셨습니다. 그것을 기초로 해서 바리새인들은 복잡한 안식일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밭을 갈거나, 씨를 뿌리거나, 수확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건축, 사냥, 바느질, 글쓰기 등과 하물며 요리를 하는 것과 불을 켜고 끄는 것까지 규정하고 있습니다. 안식일에 일천 미터까지 걸어가면 괜찮지만 그 이상 걸어가면 죄가 됩니다. 바느질을 두 번하면 괜찮고 세 번하면 죄가 됩니다. 안식일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하나님의 뜻을 위반하는 것이 되고 그런 사람들은 모두 다 죄인으로 취급했습니다.

어느 날 예수님과 그 일행이 밀밭 사이를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이 손으로 이삭을 잘라 먹었습니다. 바리새인들이 그것을 보고 안식일에 하지 못할 일을 했다고 예수님을 공격했습니다.
"보시오 저들이 어찌하여 안식일에 하지 못할 일을 하나이까?"
그러자 예수님이 그들에게 대답하셨습니다.
"다윗이 자기와 및 함께 한 자들이 먹을 것이 없어 시장할 때에 한 일을 읽지 못하였느냐? 그가 아비아달 대제사장 때에 하나님의 전에 들어가서 제사장 외에는 먹어서는 안 되는 진설병을 먹고 함께 한 자들에게도 주지 아니하였느냐?"(막 2:25~26)
예수님은 유대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다윗의 경우를 예로 들어서 제자들의 행동을 변호하셨던 것입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그 당시 사람들, 특히 바리새인들에게 있어서 매우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말씀을 선포하셨습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니 이러므로 인자는 안식일에도 주인이니라"(막 2:27~28)
그 말씀은 그 당시 바리새인들로서는 결코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안식일의 주인은 오직 하나님뿐이신데 예수님 자신이 안식일의 주인이라는 주장은 그들로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어지는 3장 1절 이하 말씀에 소개되고 있는 사건도 또한 안식일과 관련된 사건이었습니다. 예수님이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셨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한쪽 손 마른 사람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를 불쌍히 여기시고 그를 고쳐 주시려고 한 가운데 일어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바리새인들을 비롯한 사람들이 예수님의 행동을 주시했습니다. 안식일에 그를 고쳐 주실 것인가... 매우 위급한 경우를 제외하고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는 것은 안식일 규정에 위반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이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으셨습니다.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 생명을 구하는 것과 죽이는 것, 어느 것이 옳으냐?"
그 물음에 대해서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예수님의 그 물음에는 이미 대답이 들어 있었습니다. 선을 행하는 것과 생명을 구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지 않습니까? 비록 안식일이지만 병든 자를 고쳐 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그것이 바로 선을 행하는 것이며 생명을 구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답하지 않는 완악한 사람들을 예수님은 매우 안타깝게 여기셨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노한 눈으로 둘러보시며 그 손 마른 사람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네 손을 내밀라!"
그러자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의 손이 회복되었습니다. 그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바리새인들이 밖으로 나가서 평소에는 서로 불편하게 지내던 헤롯당과 함께 어떻게 하여 예수님을 죽일까 의논했다고 성경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이 오늘 우리에게 지시하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입니까?
우리는 먼저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는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안식일 대신에 주일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주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주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으로 받아들여도 좋을 것입니다. 또 주님이 한쪽 손 마른 사람을 고쳐 주시기 전에 하신 말씀도 주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 생명을 구하는 것과 죽이는 것, 어느 것이 옳으냐는 말씀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도 주일 성수와 관련해서 갈등에 빠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제자들이 안식일임에도 불구하고 이삭을 잘라 먹었던 것처럼 주일을 거룩하게 지켜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때때로 일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만약 바리새인들이 지금 여기 있다면 우리를 가차없이 정죄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님도 우리를 정죄하실까요? 아닙니다! 주님은 오히려 우리의 형편을 이해하고 우리를 위로해 주실 것입니다. 왜냐 하면 주님의 관심은 바로 사람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처럼 주일도 사람을 위하여 있습니다. 주님에게는 안식일 규정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입니다. 배가 고프면 먹어야 하고 먹기 위해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형편을 주님은 충분히 이해하실 것입니다. 주일 성수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죄책감에 사로잡혀 지내는 것을 주님은 결코 원치 않으실 것입니다.

아울러 주님이 안식일에 한쪽 손 마른 사람을 고쳐 주신 사건은 좀 더 적극적으로 선한 일,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해야 할 것을 오늘 우리에게 지시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우리도 주일에는 예배드리는 일 외에는 모든 일을 경건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대부분의 교회들이 주일에 예배드리는 일 외에도 지역 사회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가서 그들을 섬기는 일을 열심히 실천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예수님의 말씀과도 전적으로 부합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어떤 집단의 교리나 제도들이 생명을 죽이고 악을 행하도록 이끈다면 그러한 집단은 결코 주님의 몸된 교회가 될 수 없습니다.
요즈음 사이비 이단 집단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들이 주장하는 교리와 제도와 행태를 통해서 사람들을 얽어매고 결과적으로 사람들의 생명을 죽이고 있습니다. 오늘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생명을 죽이는 악한 집단들을 향해서 주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사람이 종교를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 종교가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좀 더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주일을 성수하는 의미가 과연 어디에 있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위하여 안식일을 정하셨습니다. 안식일에 관한 법은 하나님께서 직접 십계명을 통해서 주셨습니다.
출애굽기 20장 8절 이하의 말씀입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가축이나 네 문안에 머무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일곱째 날에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출 20:8~11)

하나님께서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왜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하셨을까요? 그 까닭은 하나님께서 쉬셨기 때문입니다. 그 날을 복되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일하지 않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 아닙니다. 일을 멈추고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천지 만물을 창조하시고 사람을 지으신 하나님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안식일의 진정한 목적입니다. 하나님을 생각하고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이 참된 안식이라는 말입니다.

신명기 5장 15절 말씀에 또 뭐라고 기록되어 있습니까?
"너는 기억하라 네가 애굽 땅에서 종이 되었더니 네 하나님 여호와가 강한 손과 편 팔로 거기서 너를 인도하여 내었나니 그러므로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명령하여 안식일을 지키라 하느니라"
안식일을 지키는 목적은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억은 옛 추억을 다시금 떠올리는 그런 기억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것입니다. 예배드리기 위해서 일을 멈추고 쉬라는 것이지 먹고 놀기 위해서 쉬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영과 진리로 예배드릴 때에 마치 보너스처럼 우리에게 쉼이 주어지는 것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껍데기는 가라!'는 신동엽의 시가 있습니다. 그는 가식이나 위선 등을 껍데기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그 옛날 위선적인 바리새인들에게 주님은 형식이나 규정보다 내용과 목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자신이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안식일의 목적이 주님의 목적과 같다는 말입니다. 주님이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이 무엇입니까? 선을 행하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안식일의 목적도 오직 사람을 살리는 데 있다는 말입니다.

때문에 우리도 안식일의 목적을 기억하고 주님의 뜻을 구하는 일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주님은 사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셨습니다. 주님은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셨습니다. 때문에 죄와 허물로 죽었던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기 위해서 친히 십자가에 달려 죽지 않으셨습니까? 오늘 그 주님을 믿는 우리의 관심사는 도대체 무엇입니까?
껍데기만 번듯한 위선적인 신앙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기억하고 언제 어디서나 생명을 살리는 옳은 일에 최선을 다함으로 말미암아 구원의 주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는 복되고 충성스러운 주님의 제자들이 다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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