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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가장 값진 일 (마 13: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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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값진 일 (마 13:44~46) 


비교적 짧은 오늘 본문 속에는 예수님의 두 개의 천국비유말씀이 있습니다. 두 비유말씀의 요점은 같은 것입니다. 천국은 반드시 소유해야 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천국은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고서라도 반드시 소유해야 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천국이 무엇이기에 그렇게 반드시 소유해야 할 것이라는 말입니까? 천국은 말 그대로 하늘나라입니다. 하늘이라는 것은 하나님이 계신 곳입니다. 하나님이 하늘에 계신다기보다 하나님이 계신 곳을 하늘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즉 천국은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하나님과 함께하는 나라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왜 소유해야 합니까? 하나님의 나라에는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자기 목숨과 바꾸겠느냐?”(막8:36-37) 천하를 다 내주고도 소유해야 할 것은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거기에는 생명뿐 아니라 또 행복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영원히 복된 삶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그렇게 얘기해도 “난 하나님도 필요 없고 영원히 살고 싶지도 않고 그저 적당한 세월 동안 내 맘대로 즐겁게 살다가 죽겠다”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적어도 말은 그렇게 할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나라의 삶을 거부한다고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 없이 자기 맘대로 즐겁게만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자기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하나님 없이 살려고 하면 하나님 대신 마귀와 죄와 악과 더불어 살게 됩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 맘대로 되는 것 하나 없이 불만과 고통과 근심걱정과 불안과 허무와 절망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상태가 끝나지 않고 영원히 계속됩니다. 그것이 지옥입니다. 천국이 영원하듯이 지옥도 영원합니다. 천국도 지옥도 아닌 중간지대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천국에 가지 않아도 좋다고 말할 사람이 있겠습니까? 없을 것입니다. 없어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천국을 소유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필요할 때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두 비유말씀은 천국을 소유함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가르치는 것이지만 우리의 일상적인 삶의 지혜를 가르치기도 합니다. 즉 바른 선택의 삶에 관한 지혜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의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가치 있는 일도 수없이 많고 하고 싶은 일도 참으로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가치의 순위를 정해야 하고 꼭 해야 할 일을 선택해야 하게 됩니다. 그 많은 일 가운데 무엇이 가장 값진 일인지를 바르게 결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제한된 삶의 세월과 제한된 능력을 가지고 살지만 선택을 바르게 한 사람은 성공한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일의 가치순위를 잘못 매기고 일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채 살면 실패한 삶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생은 투자입니다. 투자를 잘 해야 성공합니다. 시간도 물질도 바르게 투자해야 합니다. 시간도 물질도 가장 값진 일에 투자하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 됩니다.


우리 장로교는 기독교신앙의 한 자랑스러운 전통입니다. 장로교로 하여금 장로교 되게 하며 다른 기독교의 전통들과 구별되게 하는 몇 가지 요소들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세 가지만 이 시간에 소개하면 하나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일을 가장 가치 있는 일로 여기는 확신입니다. 다른 하나는 우리 스스로를 하나님의 영광의 도구로 여기는 자의식입니다. 또 하나는 교육과 학문의 중시입니다. 장로교회는 가는 곳마다 교회를 세우며 동시에 학교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교육과 학문을 힘썼습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주신 재능과 삶의 모든 에너지를 교육과 학문을 통해 최대한 개발해서 보다 더 큰 영광을 하나님께 돌려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재능, 건강, 시간, 물질 등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모든 삶의 자산은 최대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바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순간순간의 모든 선택의 기준은 하나님의 영광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온전히 다 쓰기 위해 하나님의 영광과 상관없는 일에는 조금도 낭비하지 않으려고 힘쓰는 것이 장로교인의 경건이고 경제적 삶의 원리입니다.

우리 교회는 지금 새 성전 건축이라는 대사역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성전건축은 아무 때나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시고 함께하여야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일생 신앙생활하면서 한 번도 성전건축을 할 기회 없이 지나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성전을 건축한다 하면 그것을 부담스러운 짐으로 여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생에 성전건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을 특권으로 여기며 하나님의 은혜로 받아들이는 것이 참된 신앙인의 자세입니다. 아마도 지금 우리 교인들은 살아있는 동안 다시는 성전건축의 참여할 기회를 갖지 못할 것입니다. 

일생에 한 번 찾아온 기회입니다. 우리에게 이 대사역의 역할을 맡기신 하나님께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다윗은 하나님께 성전을 건축하여 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다윗은 비록 자기가 건축할 수는 없었지만 “하나님을 위하여 건축할 성전은 극히 웅장하여 만국에 명성과 영광이 있게 하여야 할지라.” 하며 죽기까지 많이 준비했습니다(대상22:5). 그는 자기를 부인하고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는 일 앞에서는 그 어떤 일도 그 중요성을 비교할 수 없다는 겸손 가운데 자기 자신은 가난하여지기까지 힘을 다하여 금과 은과 놋과 철과 각종 보석 등 그의 개인적 소유의 모든 것을 성전건축에 바쳤습니다(대상29:3). 

자신이 먼저 그렇게 바친 다윗은 백성을 향해 “오늘 누가 즐거이 손에 채워 여호와께 드리겠느냐?”(대상29:5) 했습니다. 그러자 모든 가문의 지도자들과 천부장과 백부장과 왕의 사무관이 다 즐겨 드렸고(대상29:6) 백성들은 성심으로 자원하여 드리며 기뻐했습니다. 이렇게 온 백성이 성전건축을 위하여 기쁜 마음으로 자원하여 힘껏 바친 후 다윗이 온 회중 앞에서 하나을 송축하며 한 말은 참으로 우리의 마음을 울리고도 남습니다. 그 가운데 일부를 읽어봅니다. 대상29:12-16입니다: “부와 귀가 주께로 말미암고 또 주는 만물의 주재가 되사 손에 권세와 능력이 있사오니 모든 사람을 크게 하심과 강하게 하심이 주의 손에 있나이다. 우리 하나님이여 이제 우리가 주께 감사하오며 주의 영화로운 이름을 찬양하나이다. 나와 내 백성이 무엇이기에 이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드릴 힘이 있었나이까? 

모든 것이 주께로 말미암았사오니 우리가 주의 손에서 받은 것으로 주께 드렸을 뿐이니이다. ... 우리 하나님 여호와여 우리가 주의 거룩한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려고 미리 저축한 이 모든 물건이 다 주의 손에서 왔사오니 다 주의 것이니이다.” 다윗과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이 다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임을 고백하며 다 하나님의 것으로 돌릴 줄 알았습니다. 부귀영화는 다 주께로 말미암으며 모든 사람을 크게 하심과 강하게 하심이 주의 손에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면 우리가 바치지 않아도 우리에게 있는 것을 다 거두어 가실 수 있으며 우리가 다 바쳐도 하나님께서 더 큰 부귀영화를 주실 수 있다는 믿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나와 내 백성이 무엇이기에 이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드릴 힘이 있었나이까? 모든 것이 주께로 말미암았사오니 우리가 주의 손에서 받은 것으로 주께 드렸을 뿐이니이다.” 한 것은 다윗과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성전을 짓기 위해 힘껏 드릴 수 있게 된 것을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요 특권으로 여기는 마음의 발로입니다. 기쁨의 헌신입니다. 솔로몬 때의 하나님의 성전은 그렇게 세워진 것입니다.

이 말씀을 읽으며 마음속에 얼마나 기쁨이 솟아오르고 감격으로 가득 찼는지 모릅니다. 모르긴 몰라도 이 21세기에는 우리교회의 새 성전은 또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앞으로 제 뒤로 올 담임목사님들 중 적어도 다섯 분은 성전 건축의 기회를 얻지 못하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런 영광이 어디 있습니까? 다윗처럼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아니할 수 없습니다. 다윗처럼 가진 것은 없으나 아무리 적어도 있는 것 다 바치는 데는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습니다. 현금을 모아둔 것도 전혀 없는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은 우리교회 부임 전에 살던 집 한 채뿐입니다. 

이 집 한 채라도 남아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이 집을 바칩니다. 얼마짜리냐고요? 얼마 안 됩니다.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44.5평짜리 벽산빌라 한 채입니다. 최근 시세는 모르지만 한 때 공시가격으로 7억 4천만 원까지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작정헌금으로 써내기는 일단 5억 원으로 써낼까 합니다. 왜냐하면 집값이 떨어질지 어떨지 모르고 전세금을 물어야 하고 세금이 얼마나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께 바치려면 빚 다 갚고 온전한 상태로 드려야 할 것 같아서 작년 9월부터 적금을 붓기 시작했습니다. 은퇴할 때까지 부지런히 모으면 세금 뺀 집값 전부를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목표한 500억 원 중 백분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5만원 씩 일만 주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제 아버님은 일생 교회음악가로 사신 분입니다. 옛날의 교회음악가는 지금보다도 훨씬 더 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런데도 바이올리니스트시면서 성가합창 지휘자이셨던 아버님은 일 년에 두 차례씩 정기연주회를 꼭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정기연주회는 돈을 버는 연주회가 아니라 집안 살림을 축내는 연주회였습니다. 연주회에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연주회 한 번 하고나면 집을 옮겨야 했습니다. 일 년에 한 두 차례씩 이사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의 정기행사였습니다. 조금 더 싼 집으로, 점점 더 변두리로 이사를 해야 했습니다. 연주회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한 번은 아버님께 연주회 좀 안 하면 안 되겠느냐고 여쭈었다가 혼난 적도 있습니다. 

음악가가 연주 안 하면 죽은 거라는 아버님의 말씀을 들은 이후로 다시는 연주회수 줄이자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습니다. 세상물정 모르시던 아버님은 딱한 처지에 놓인 사람 도와주겠다고 무슨 각서 하나도 받지 않으시고 집문서를 빌려주셨다가 기적처럼 장만했던 집 한 채를 그냥 날리고 마셨습니다. 그래서 길바닥에 나아 앉았다가 남의 집 마루방 한 칸에서 여섯 식구가 살아야 했습니다. 대학시절 3년간을 그렇게 살았습니다. 집 없는 설움을 얼마나 당했는지 그 후로 30년이 다 지나도록 저 산위에 토굴 같은 집 하나 얻고서도 우리 집이라고 좋아하는 꿈을 꾸곤 했습니다. 우리교회에 부임한 이후로는 안 꾸다가 작년 봄에 성전건축에 집을 바치기로 우리 집 사람하고 약속을 하고나자 오래간 만에 그런 꿈을 또 꾸었습니다. 

84년에 유학에서 돌아와 장신대 교수생활을 시작한지 십삼 년 만에 집을 하나 장만했습니다. 그것도 대장암 수술을 받고 투병하는 동안 여기저기서 위로금 들어오고 보험외판사원 하는 친척들이 하도 조르는 바람에 마지못해 들었던 보험료를 타게 되는 바람에 집 산지 근 십 년이 다 되어서 겨우 빚을 갚고 완전한 우리 집이 된 것입니다. 옛날 아버님 생각 하면서 “나는 적어도 집 때문에는 어머니나 우리 아이들 고생시키지 말아야겠다.” 다짐하며 끝까지 지키려했던 집입니다. 피와 눈물에 젖은 집이기 때문입니다. 그 집을 이렇게 기쁘게 바칠 수 있도록 마음을 주장해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 일생에 가장 값진 일을 하는 데 아낄 것이 없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다윗과 이스라엘 백성이 가졌던 그 마음으로 우리의 새 성전건축에 다 같이 참여하시기를 빕니다. 다음 주일부터 시작하는 헌금작정에 성심으로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액수가 문제가 아닙니다. 정말 하나님 앞에서 최선을 다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다 아십니다. 하나님은 기쁨으로 즐겨 내는 것을 받으십니다. 하나님께 큰 영광을 돌리는 새 성전을 건축합시다. 일생에 한 번 우리 각자의 능력을 총동원해서 가장 값진 일에 바치는 위대한 역사가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이수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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