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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사랑의 포장지 (고전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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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포장지 (고전 13:1~3)


1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2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3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1. 시작하면서

대체로 고난 시기에 두드러지는 현상중의 하나가 관계의 붕괴입니다. 부부가 경제난 때문에 이혼하고, 자녀들이 흩어지고, 경제난에 자기는 살아남으려고 남을 헐뜯고 짓밟는 극단적 이기주의로 인해 사회공동체들이 깨어지고 있습니다. 10년 전 IMF시절 우리가 몸소 겪은 바들입니다. 

그러나 금번 미국 발 금융위기로 인하여 불어 닥치고 있는 경제 한파에서는 전과 다른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어 우리 사회가 전보다 조금 더 성숙한 사회인 것을 느끼게 해주고 있습니다. 즉 임금삭감을 통하여 고용을 안정시키려는 사회적 공감대 운동이 그것일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에서도 극빈자 안전대책을 내놓으며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해 발 빠르게 대처하려고 애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우리 기독교 교계에서도 반찬 나누기 운동을 비롯한 이웃 돌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일수록 우리가 투자해야 되는 곳은 인간관계입니다. 전도서는 이렇게 우리를 교훈하고 있습니다.

9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10 혹시 그들이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전 4:9-10)

오늘 우리 사회가 시장경제주의로 인해서 사람의 가치조차도 결국은 경제적 능력으로 평가하고 있는 이때에 우리 성도들은 돈보다 사람과의 관계를 더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럴 때 교회는 그 따뜻함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구원의 방주가 되며 피난처로 여겨질 것입니다. 
오늘은 교회력으로 사순절 셋째주간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사순절은 그리스도 예수의 고난을 묵상하며 죄 많은 이 세상으로 오셔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님의 십자가 길을 실천하는 훈련 기간입니다. 지난 2월 25일부터 시작하여 부활절 전일까지 주일을 뺀 40일 동안 계속 됩니다. 금번 사순절 기간에 남은 주일을 통하여 인간관계성의 시금석인 사랑이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 것인가를 고린도전서 13장을 통하여 주의 말씀을 얻고자 합니다.

2. 선물의 포장지

사랑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 길 중 하나가 선물을 드리는 것입니다. 선물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도 자기 마음을 대신하는 것이기에 아까워하지 않고 드립니다. 그런데 그 선물의 내용물 못지않게 신경을 쓰는 것이 그것을 감싸는 포장지입니다. 상대의 기호에 맞추어 포장지의 색깔을 선택합니다. 혹은 선물할 명분에 맞추어 포장모양을 고르기도 합니다. 

선물이 물건이 아니고 만남 자체 일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만남의 자리에 나갈 때 자기를 포장합니다. 상가 집을 방문할 때는 검은 정장을 합니다. 결혼 잔치 집에 갈 때는 단정한 정장의 옷을 입습니다. 병문안을 갈 때는 꽃을 들고 야단스럽지 않은 화사한 옷차림으로 밝은 톤의 의상을 하고 갑니다. 

이처럼 내용물 못지않게 신경을 쓰고 수고를 하는 것이 포장입니다. 포장은 선물을 받는 분에게 단번에 드러내는 매우 중요한 첫 인상이 됩니다. 이것이 상대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고 세심한 배려 곧 사랑입니다. 

본문을 다시 읽어봅니다.
       
1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2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3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사람의 방언 곧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고 천사의 말 곧 천상의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도 자칫 잘못하면 그것들이 시끄러운 꽹과리가 되고 맙니다. 예언의 능력 곧 앞을 내다보는 식견을 가지고 미래를 향한 꿈이 있고, 세상의 많은 정보와 지식을 남보다 훨씬 많이 가지고 있고 그것을 이루어 갈 신념이 투철하더라도 자칫 잘못하면 자기에게 아무것도 남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의 소유를 다 들여서 이웃을 위하여 구제하는 사회 운동가가 되더라도 자칫 잘못하면 좋은 소리 하나 못들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칫 잘못하면” 이란 것은 곧 “소중한 선물을 준비했으나 그것을 산 포장지가 없거나 엉뚱한 포장지로 하면” 욕만 얻어먹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곧 본문에서 직접적으로 “사랑이 없으면” 그렇게 된다는 경고입니다.    

같은 값에 다홍치마라고 포장지가 좋으면 더욱 좋은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때 듣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전하고, 세상의 정보와 그것을 판단하는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이 그 행동에 사랑마저 풍요하다면, 그리고 남을 구제하고 도와 줄 때 상대에게 진한 감동을 주는 사랑으로 한다면 그 모든 것들이 엄청난 힘으로 살아날 것입니다.   

3. 고린도교회처럼

오늘 본문은 고린도 교회의 상황에서 쓰여진 바울의 권면입니다. 당시 고린도 교회는 주변 지역에서 가장 문물이 발달한 헬라의 대도시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고린도교회엔 사회적 엘리트들이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고린도전서에서 다음같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형제들아 너희를 부르심을 보라 육체를 따라 지혜로운 자가 많지 아니하며 능한 자가 많지 아니하며 문벌 좋은 자가 많지 아니하도다. (고전 1:26)

대신에 이런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엄청난 영적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다른 어떤 교회에서보다 더 많은 은사들과 더 큰 능력들을 부어주셨습니다. 그러나 풍성한 은사로 인하여 온갖 신비한 능력들이 나타났지만, 인격적인 성숙되지 못한 고린도 교인들이 영적인 은사들을 오용하고 만 것입니다. 그들이 은사를 사용할 때 서로 비교하며 자랑하였고, 서로 다른 은사들을 수용하지 못하여 계파를 형성하여 교회의 일치를 깨뜨리려 했던 것입니다. 이에 바울은 그들을 “육신에 속한 자 곧 그리스도 안에서 어린 아이들을 대함과 같이 하노라”(고전 3:1) 고 꾸지람을 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더 큰 은사를 사모하라(고전 12:31)고 하면서 오늘 본문을 기록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은사를 풍성히 받아 방언도 하고 예언도 하고 구제도 하지만 사랑이 없이 하면 모든 것이 헛되고 만다는 경고를 준 것입니다. 사랑이 없는 방언, 예언, 지식, 믿음, 구제, 봉사는 자신에게나 교회에 아무 유익이 없습니다. 마치 다이아몬드 반지를 헌 신문지에 둘둘 말아서 선물할 때 상대가 그 포장지로 인해서 그 안에 다이아몬드가 담겨져 있음을 알지 못하고 버리게 되듯이 말입니다.

사랑은 내용물이 아닙니다. 만져지거나 볼 수 있는 보물도 아닙니다. 사랑은 내 삶을 표현하는 포장지와 같습니다. 그 포장지는 내 삶의 내용들을 더욱 멋지고 아름답게 높여줍니다. 즉 나의 가치를 업(up)시켜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포장지가 뭐 그리 중요하냐?” 고 반문합니다. 그것은 형식이고 내용이 더욱 중요하다고 역설합니다. 그러나 형식은 내용을 더욱 아름답게 그리고 그 내용물을 더욱 빛나게 하는 마술과 같습니다. 포장지를 아무렇게나 하고 선물을 주면서 “내 마음을 다 알지?”라고 할 때 우리는 도리어 실망하고 그 진정성을 의심도 합니다-“이런 것이야 돈만 있으면 누구든 다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하고 말입니다. 
             
4. 마무리하면서

성도 여러분! 이제는 포장지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할 때입니다. 어려운 시절 살다 보니 먹고 살기에 바빠서 인간 노릇 제대로 못했다는 말이 있었듯이 우리들에겐 사랑 없이 살아온 시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서로 믿는 다’는 마음에서 사랑을 빼버리고 살아온 것입니다. 이제 오히려 어려운 시절일수록 우리 서로에게는 사랑이 더욱 필요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말씀 한 마디로도 온 인류를 구원하실 수 있는 분이시지만 독생자를 우리 위해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우리에게 아들의 십자가로 나타내셨습니다. 말로만 하지 않으시고 몸으로 사랑을 하셨습니다. 사랑은 표현입니다. 포장지 같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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