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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전도를 주관하시는 성령 (행 10: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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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를 주관하시는 성령 (행 10:17~23) 
 

행10:1부터 11:18까지는 한 가지 사건을 전하는 하나의 긴 이야기입니다. 그 사건은 예루살렘교회로부터 시작된 복음전도에 있어서 한 중요한 전기를 이루는 사건입니다. 우선 그 의미심장한 사건의 전말부터 살펴봅니다. 살기등등하여 예루살렘교회를 박해하는 일에 앞장섰던 사울을 하나님께서 열렬한 복음의 전도자로 바꾸어놓으심으로써 온 유대와 갈릴리와 사마리아에서 교회가 평안하여 든든히 서 가고 있을 때(행9:31) 하나님께서는 베드로를 통해 놀라운 일을 행하셨습니다. 베드로는 사방으로 두루 다니다가 룻다에 사는 성도들에게도 내려갔습니다(행9:32). 
룻다는 예루살렘과 욥바 사이에 있는 마을입니다. 베드로는 거기서 여덟 해째 중풍병으로 침상 위에 누워있던 애니아라 하는 사람을 만나 그를 낫게 해주고 일어나게 해주었습니다(행9:33-34). 그래서 또 많은 사람들이 주님께로 나아오게 되었습니다(행9:35). 그런데 룻다에서 멀지 않은 욥바에서 선행과 구제하는 일을 아주 많이 하던 다비다라 하는 여제자가 병들어 죽자 사람들이 룻다에 베드로가 와있다는 말을 듣고는 두 사람을 베드로에게 보내어 지체 말고 욥바로 와달라고 간청했습니다(행9:36-38). 베드로는 욥바로 가서 이미 시체가 되어 다락에 누워있던 다비다를 일으켜 살려냈습니다(행9:39-41). 그래서 욥바에서도 많은 사람이 주를 믿게 되었습니다(행9:42). 베드로는 욥바에 여러 날을 시몬이라 하는 무두장이의 집에서 머물렀습니다(행9:43).

욥바는 지중해 연안에 있는 큰 항구도시였습니다. 오늘날 이스라엘의 행정수도 텔아비브 근교의 외곽도시 쟈파(Jaffa)가 바로 성경의 욥바입니다. 그런데 그 욥바에서 북쪽으로 50km 정도 떨어진 곳에 가이사랴가 있었습니다. 이 가이사랴는 베드로가 예수님께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라고 고백했던 빌립보 가이사랴와는 다른 도시입니다. 그 빌립보 가이사랴는 갈릴리 호수의 북쪽에 있는 도시이고 이 가이사랴는 지중해 연안에 있는 항구도시입니다. 헤롯 대왕이 어릴 적 친구였다가 훗날 로마제국의 황제가 되고 자기를 유대의 왕으로 세워준 아우구스투스의 이름을 드높이기 위해 공을 들여 세운 도시입니다. 
거기에는 라 하는 군대가 주둔하고 있었고 고넬료라 하는 백부장이 있었습니다(행10:1). 백부장이란 백 명 정도의 부하를 거느린 장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백부장들은 아주 엄선된 로마군의 장교들이었고 로마제국의 안정된 군사력을 지탱하는 핵심요소였습니다. 가이사랴의 한 백부장 고넬료는 경건한 사람으로서 온 집안과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는 사람이었습니다(행10:2). 그는 이방인이었지만 가이사랴에서 파견근무를 하는 동안 유대교를 알게 되었고 그 유대교의 신앙을 받아들이고 그 경건생활을 실천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루는 그가 기도하는 시간인 오후 세 시쯤에 환상 중에 하나님의 사자가 들어오는 것을 밝히 보았고 “고넬료야!” 하고 부르는 음성을 들었습니다(행10:3). 고넬료는 그를 주목하여 보고 두려움 가운데 물었습니다: “주여 무슨 일이니이까?” 천사가 대답했습니다: “네 기도와 구제가 하나님 앞에 상달되어 기억하신 바가 되었으니 네가 지금 사람들을 욥바에 보내어 베드로라 하는 시몬을 청하라. 그는 무두장이 시몬의 집에 유숙하니 그 집은 해변에 있다.”(행10:4-6). 이 말을 하고 천사가 떠나자 고넬료는 집안 하인 둘과 부하 가운데 경건한 사람 하나를 불러 자기가 환상 중에 천사를 본 사실과 그에게서 들은 말을 다 일러주고는 욥바에 있는 베드로를 찾아가라고 보냈습니다(행10:8).

그 이튿날 고넬료가 보낸 사람들이 욥바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베드로는 정오에 기도하려고 지붕에 올라가 있었습니다(행10:9). 기도를 마치고 시장해진 베드로는 점심을 먹기를 원했고 그래서 사람들이 준비하고 있을 때 그는 황홀한 중에 뜻밖의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행10:10). 그것은 하늘이 열리며 큰 보자기의 네 귀를 맨 것 같이 보이는 그릇 하나가 땅에 내려와 앉는 것이었습니다(행10:11). 그 안에는 땅에 있는 각종 네 발 가진 짐승과 기는 것과 공중에 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행10:12). 그리고 소리가 들리는데 “베드로야, 일어나 잡아먹어라.” 하는 것이었습니다(행10:13). 베드로는 놀라 대답하기를 “주여, 그럴 수 없나이다. 
속되고 깨끗하지 아니한 것을 내가 결코 먹지 아니하였나이다.” 했습니다(행10:14). 그 보자기 같은 그릇 안에는 깨끗한 것도 있었지만 깨끗하지 못한 것도 함께 들어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면 모세의 율법에 따라 먹어도 되는 것들과 먹지 말아야 할 것들이 섞여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유대인의 정결법에 따르면 깨끗하지 못한 것에 접촉하면 다 더러워지는 것이기 때문에 베드로는 그 그릇 안에 들어있던 그 어떤 것도 먹을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두 번째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 하는 것이었습니다(행10:15). 이런 일이 세 번 있은 후 그 그릇은 곧 하늘로 올려져 갔습니다(행10:16).

베드로는 자기가 본 이 환상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하여 속으로 의아해 하고 있었습니다(본문 17절). 그런데 그때 마침 가이사랴로부터 고넬료가 보낸 사람들이 베드로가 머물고 있던 집을 찾아 문 밖에 서서 사람을 부르며 “베드로라 하는 시몬이 여기 유숙합니까?” 하고 묻고 있었습니다(본문 18절). 베드로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계속해서 자기가 본 환상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었는데 성령께서 그에게 말씀하시기를 “두 사람이 너를 찾으니 일어나 내려가 의심하지 말고 함께 가라. 내가 그들을 보내었느니라.” 하신 것입니다(본문 19-20절). 이에 베드로가 내려가 그 사람들을 보고 묻기를 “내가 바로 당신들이 찾는 사람인데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했습니다(본문 21절). 그들이 대답하기를 “백부장 고넬료는 의인이요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고 유대 온 족속이 칭찬하는 분인데 그가 거룩한 천사의 지시를 받아 당신을 그 집으로 청하여 말씀을 들으려 합니다.” 했습니다(본문 22절). 베드로는 이미 “내가 보낸 사람들이니 의심하지 말고 그들과 함께 가라.”는 성령의 말씀을 들었기에 그 사람들과 함께 갈 생각으로 일단 그들을 집으로 불러 들여 유숙하게 하고는 이튿날 그들과 함께 가이사랴로 향했습니다(본문 23절).

베드로 일행이 가이사랴에 들어갔을 때 고넬료는 그의 친척과 가까운 친구들을 모아 기다리고 있다가 최대의 존경심과 예의를 갖춰 정중히 영접했습니다(행10:24-25). 베드로는 안으로 들어가 여러 사람이 모인 앞에서 말했습니다: “유대인으로서 이방인과 교제하며 가까이 하는 것이 위법인 줄은 여러분도 알거니와 하나님께서 내게 지시하셔서 ‘아무도 속되다 하거나 깨끗하지 않다 하지 말라.’ 하시기에 부름을 사양하지 아니하고 왔습니다. 무슨 일로 나를 부른 것입니까?”(행10:27-29) 그러자 고넬료가 대답했습니다: “내가 나흘 전 이맘때까지 내 집에서 제 구 시 기도를 하는데 갑자기 한 사람이 빛난 옷을 입고 내 앞에 서서 말하되 ‘고넬료야, 하나님이 네 기도를 들으시고 네 구제를 기억하셨으니 사람을 욥바에 보내어 베드로라 하는 시몬을 청하라. 
그가 바닷가 무두장이 시몬의 집에 유숙하느니라.’ 하시기로 내가 곧 당신에게 사람을 보내었는데 오셨으니 잘하였나이다. 이제 우리는 주께서 당신에게 명하신 모든 것을 듣고자 하여 다 하나님 앞에 있나이다.”(행10:30-33) 이때 비로소 베드로는 자기가 본 환상과 자기가 이방인 고넬료의 집을 찾아오게 된 모든 일들이 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고, 그것은 유대인뿐 아니라 이방인도 하나님께서 구원하시며 깨끗하게 하신다는 사실을 알게 하시기 위한 것이며, 성령께서 명하시면 언어, 종교, 국적, 민족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증언하고 복음을 전해야 할 것임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베드로는 말했습니다: “내가 참으로 하나님은 사람의 외모를 보지 아니하시고 각 나라 중 하나님을 경외하며 의를 행하는 사람은 다 받으시는 줄 깨달았도다.”(행10:34-35) 그리고는 만유의 주 되신 예수 그리스도와, 그로 인한 화평의 복음과, 그가 예루살렘과 유대인의 모든 땅에서 행하신 일과, 십자가에서의 그의 죽음과 하나님께서 그를 사흘 만에 다시 살리신 일과, 그를 믿음으로 인해 얻는 죄의 용서의 은혜와, 그가 하나님께서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의 재판장으로 정하신 분이심과, 만백성에게 그를 전도하고 증언해야 할 사명을 힘주어 말했습니다(행10:36-43).
 
베드로가 이 말을 할 때에 성령이 그의 말씀을 듣고 있던 모든 사람에게 임했습니다(행10:44). 베드로와 함께 온 할례 받은 신자들은 이방인들도 성령을 부어 주심을 받고 방언을 말하며 하나님을 높이는 것을 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행10:45-46). 이에 베드로가 말하기를 “이 사람들이 우리와 같이 성령을 받았으니 누가 능히 물로 세례 베푸는 것을 금하겠는가?” 하고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 명령했습니다. 그리고는 베드로에게 며칠 더 머물기를 청했습니다(행10:47-48).

가이사랴에서 이방인들에게도 성령께서 임하셨고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다는 소문은 곧 유대에 있는 사도들과 형제들에게 전해졌습니다(행11:1). 다시 예루살렘에 올라간 베드로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려면 반드시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들로부터 무할례자의 집에 들어가 함께 음식을 먹었다고 하는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행11:2-3). 베드로는 그들에게 자기가 욥바 시에서 기도할 때에 황홀한 중에 환상을 본 일로부터 시작해서 가이사랴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차례차례 설명했습니다(행11:4-16). 그리고  결론적으로 말했습니다: “그런즉 하나님이 우리가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을 때에 주신 것과 같은 선물을 그들에게도 주셨으니 내가 누구이기에 하나님을 능히 막겠느냐?”(행11:17). 그러자 베드로를 비난하던 자들이 잠잠해졌고 오히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말하기를 “그러면 하나님께서 이방인에게도 생명 얻는 회개를 주셨도다.” 했습니다(행11:18).

이 일은 예루살렘교회로부터 시작된 복음전도에 있어서 한 중요한 전기를 이루는 사건입니다. 가이사랴에서의 성령강림은 예루살렘에서의 오순절 성령강림에 이은 제2의 성령강림사건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루살렘에서의 오순절 성령강림이 유대인의 성령강림사건이라면 이것은 이방인의 성령강림사건인 것입니다. 이 일은 하나님께서 유대인만 아니라 온 천하 사람들을 차별 없이 구원하시겠다는 뜻을 확실하게 밝히시려고 일으키신 사건입니다. 이방인들도 성령을 받고 믿음을 갖게 되며 구원을 얻게 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신 것입니다. 아니 이제 유대인과 이방이라는 차이와 구별조차 사라지게 되었음을 선언하신 것입니다. 
더 이상 유대인들이 생각하듯이 자기들만 깨끗하고 남들은 다 깨끗하지 못하다는 고정관념이 폐기되어야 할 것임을 알리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민족, 언어, 국적, 종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피로 깨끗하게 하신 이들이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임을 천명하신 것입니다. 보자기 모양의 그릇이 하늘로부터 내려왔다가 하늘로 다시 올려져 간 것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이겠습니까? 하늘나라 백성은 그렇게 남녀노소, 인종, 국적, 언어가 다 다른 사람들 가운데 하나님께서 택하시고 성결케 하셔서 함께 살게 하시는 나라임을 가르치시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것이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는 말씀의 뜻이었습니다. 그것이 베드로에게 보이신 환상의 메시지였던 것입니다. 
그것이 베드로로 하여금 낯선 이방인을 따라 이방인의 도시로 가서 이방인에게 말씀을 전하고 세례를 베풀게 하신 하나님의 의도였습니다. 예루살렘 교회는 사울이라는 열렬한 새 전도자를 얻었습니다. 그는 주님께서 “이 사람은 내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전하기 위하여 택한 나의 그릇이라.”(행9:15) 말씀하신 사람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된 그 자신도 스스로를 다른 사도들과 차별화하여 이방인을 위한 사도로 부르심을 받았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그가 아닌 베드로를 가이사랴 전도에 투입하신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사도들의 수장이고 가장 권위 있는 예루살렘 교회의 지도자로 하여금 그 일을 하게 하심으로써 예루살렘 교회가 새로 생길 이방인교회와 새 신자들을 같은 형제자매들로 기꺼이 받아들이게 하고 모든 교회의 동질성에 대한 인식을 확고히 하게 하시려는 뜻이었을 것입니다.

유대인들에게는 이방인이 유대교에 들어오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와 지켜야 할 법도라고 여겨지는 것이 할례와 음식물에 대한 엄격한 규례였습니다. 베드로의 가이사랴 방문이 그가 성령의 지시에 따라 행했고 성령의 역사로 일어난 일이었음을 알지 못했던 예루살렘 교인들에게는 베드로가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른 엄청난 스캔들이었을 것입니다. 할레도 받지 않은 사람들 집에 들어가면 그들과 식사를 해야 하고 먹어서는 안 될 깨끗하지 못한 음식을 먹어야 할 것인데 이는 유대인의 기본적인 성결율례를 다 어기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베드로 자신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환상 중에 땅에 있는 각종 네 발 가진 짐승과 기는 것과 공중에 나는 것들을 잡아먹으라는 말씀을 들었을 때 대뜸 “주여, 그럴 수 없나이다. 
속되고 깨끗하지 아니한 것을 내가 결코 먹지 아니하였나이다.”라고 대답했던 베드로입니다. 그리고 낯선 이방인들이 찾아와 가이사랴로 가서 이방인 백부장을 만나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당연히 거부했을 베드로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께서 그에게 말씀하시기를 “의심하지 말고 함께 가라. 내가 그들을 보내었느니라.” 하셨기에 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성령의 명령이었기에 그는 할례 받지 않은 사람의 집에 들어갔고 그들과 며칠을 함께 지내며 먹고 마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유대인들로 하여금 고정관념과 선입관을 다 벗어버리고 모든 민족 모든 백성을 향해 마음을 열고 발을 달리며 손을 뻗치는 전도에로 내보내시는 성령의 역사를 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예루살렘과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게 하시고 모든 민족으로 제자를 삼으시는 일을 친히 선도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봅니다. 성령께서 직접 주관하시는 전도의 사역을 보는 것입니다. 전도는 하나님의 뜻이고 주님의 명령이며 성령의 역사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주님의 명령을 수행하게 하시는 성령의 역사에 순응하여 전도에 더욱 힘쓰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기를 빕니다. (이수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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