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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남은 날들을 위하여 (시 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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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날들을 위하여 (시 90:9~17) 

'내 생애 마지막 한달(One Month to Live)' 이란 책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커뮤니케이터인 케리 슉과 크리스 슉(Kerry & Chris Shook) 부부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통해 변화된 삶을 살도록 가르치며 양육하는 일에 헌신을 하다 얻은 경험을 통해 저술한 책입니다. 

저자는 남은 생애를 후회 없이 보내는 데 필요한 삼 십일 간의 영적 여정 속으로 초대합니다. 성품, 건강, 모험, 실패, 헌신, 그리고 꿈 등 하루 한 가지 주제를 삼 십일간 묵상함으로써, 열정적으로 살고(live), 두려움 없이 사랑하며(love), 겸손히 배우고(learn), 담대히 떠나는(leave)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묵상할 삼 십일간을 내 생애 마지막 한 달이라고 생각하면서, 하나님이 주시는 힘으로 의미있는 삶을 경험해 보라고 권합니다. 특히 삼 십일간의 묵상을 통해 근본적 변화를 통해, 진심으로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은 물론, 하나님이 약속하신 영원한 세계를 꿈꾸도록 도전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메시지를 던집니다.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새롭게 태어나는 연습을 시작하라 생의 마지막에 후회하지 않도록!" 

인생은 한 번의 기회밖에 주어지지 않습니다. 생의 마지막 시간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 의미를 새기며 사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남은 날들이 한 달이라고 생각하면서 인생을 살아간다면 분명 지금과 다른 인생이 펼쳐지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나 자신만 생각했던 것들을 다 내려놓게 될 것입니다. 이웃도 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지나쳤던 작은 것 하나라도 다시 돌아보고 감사하며 하루하루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게 될 것입니다. 사는데 열정을 느낄 것입니다. 

초대 교회의 성도들이 카타콤에 숨어 지내면서도 굳센 신앙으로 무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카타콤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입니다. 카타콤 즉 지하 묘지에 살면서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죽음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본문은 죽음을 앞둔 모세의 기도입니다. 티끌로 돌아가는 짧은 인생 속에서 영원하신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인생의 허무를 극복하고 또 삶의 정체성이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대한 성도들은 하나님의 영원을 바라보았기에 티끌로 돌아가는 짧은 인생을 살면서도 주어진 생애를 성실하게 살았던 것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영원한 삶을 바라보며 남은 날들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모세는 남은 날들을 위하여 하나님께 간구해야할 기도제목이 있다고 증거합니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살아오셨습니까? 남은 날들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남은 날들을 어떻게 하시렵니까? 남은 날들을 통해 무엇을 해야 합니까? 본문에 나타난 모세의 기도를 통해서 그 해답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남은 날들을 위하여,
 

첫째로 계수하게 하소서

다석(多夕) 류영모(柳永模) 선생은 우리나라의 근대 사상계를 대표하는 분입니다. 함석헌 선생이 그의 제자입니다. 류영모 선생은 1890년에 태어났고, 15살 때 연동교회에서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20세때 이승훈선생이 세운 오산학교 교사로 2년 간 봉직했습니다. 이때 이승훈을 전도하여 기독교인이 되게 했으며, 그로 인해 오산학교가 기독교 학교가 되었습니다. 그는 잠시 학교를 떠나 일본에서 공부하고, 31세에 조만식 장로 후임으로 오산학교 교장을 맡게 됩니다. 그 후 류영모 선생은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농부가 되었습니다. 평생을 하루에 한 끼만 먹고 살았습니다. 다석(多夕) 이란 호는 저녁에만 식사를 한다고 붙여진 것입니다. 

그런데 그가 특별한 일을 하게 됩니다. 자신이 죽을 날을 정해 놓은 것입니다. 66세쯤 살면 족하다고 생각하고 1956년 4월 26일을 죽음의 날로 정해 놓았습니다. 류영모 선생은 그 날을 자신의 최후의 날로 생각하고 하루씩 날을 줄여가며 살았습니다. 그 때부터 깊이 있는 일기를 썼습니다. 하루도 소홀함이 없이 최선을 다해 살려고 몸부림을 쳤습니다. 

그러다 1981년 90세를 일기로 별세하였습니다. 자신의 별세일로 정해놓은 1956년 4월 26일 일기에 요한복음 12장 27절을 적어 놓았습니다. "지금 내 마음이 민망하니 무슨 말을 하리요, 아버지여 나를 구원하여 이 때를 면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러나 내가 이를 위하여 왔나이다." 살아온 과거의 시간을 계산하는 게 아니라, 남은 시간을 계산하며 살아가는 삶이 인생에 있어 훨씬 더 중요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본문 12절입니다.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하소서". 이는 삶의 지혜를 위한 기도입니다. 복된 삶을 위해서 인생의 남은 날수를 계산하는 지혜의 마음이 있어야 된다는 뜻입니다. 시간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소중한 선물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선한 일에도 이용되고 악한 일에도 사용됩니다. 그러므로 시간에 대한 물음이 언제나 우리에게 있어야만 합니다. 

모세는 시한부 인생임을 알라고 교훈합니다. 시한부 인생에게 시간은 얼마나 소중한 것입니까? 그들에게 10분, 30분, 1시간은 얼마나 귀합니까? 인생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기에 시간을 헤아리며 시간을 아끼는 지혜의 마음을 가지라고 모세는 말합니다. 남은 날을 계수하는 것은 큰 유익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난 세월이 아니라 남아있는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남은 날들을 계수하는 사람만이 세월을 아낍니다. 부디 남은 날을 계수하는 지혜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둘째로 기쁘게 하소서

부와 명예를 간절히 바라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꿈을 꾸었는데 어떤 사람이 나타나 "해 뜰녘에 동구 밖 큰 나무 앞을 지나는 수도사가 있을 테니 그에게 '당신이 가진 보물을 주십시오' 라고 구해 그 보물로 행복하게 살라" 는 것이었습니다. 잠에서 깬 그는 동구 밖 큰 나무로 가서 기다렸더니 정말로 수도사가 지나갑니다. 그는 달려가 "당신이 가지고 있는 그 보물을 제게 주세요" 라고 말했더니 수도사는 두말도 하지 않고 바랑에서 보물을 꺼내어 줍니다. 이 사람이 놀라며 "이런 귀한 보물을 알지도 못하는 저에게 어떻게 줄 수 있습니까?" 라고 물으니 "당신이 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저도 그렇게 얻은 것이기에 드립니다" 라며 유유히 가는 것입니다. 

보물을 얻는 사람은 너무도 기뻐 가슴이 터질 것 같았으나 이내 깨달은 바가 있어 수도사를 좇아가서 말합니다. "선생님, 이 보석을 돌려드립니다. 이것 말고, 귀한 보석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선뜻 내어 줄 수 있는 당신의 그 부요한 마음, 그 마음을 제게 주십시오." 

인생은 많이 가져서 만족한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마음입니다. 마음에 만족이 없으면 온 세상을 다 가져도 결코 행복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만족은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본문의 시편 기자는 만족의 비밀을 알았습니다. 

본문 14절입니다. "아침에 주의 인자로 우리를 만족케 하사 우리 평생에 즐겁고 기쁘게 하소서". 모세는 아침에 주의 인자로 만족할 수 있다고 노래합니다. 여기의 '인자' 는 '조건 없는 사랑, 언약에 성실한 사랑' 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다함이 없는 사랑을 맛볼 때 인생의 만족이 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거스틴(St.Augustine)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오 하나님, 주님 안에서 참 쉼을 얻기까지 제 마음은 그 어디서도 만족을 얻지 못하였나이다." 

진정한 만족은 하나님의 사랑을 맛 보는데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생은 많이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가진 바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맛보고 거기에 응답함으로 가능한 것입니다. 그로 인해 만족과 기쁨과 즐거움의 삶도 살아가게 됩니다. 
 

셋째로 견고케 하소서

빙점(氷點)이란 소설로 유명한 작가는 일본의 여류작가 미우라 아야코(三浦綾子)입니다. 그녀가 작가가 된 배경이 있습니다. 미우라 아야코에게는 자녀가 없었습니다. 남편의 수입만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었지만,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조그마한 구멍가게를 차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두 사람의 생계는 내 수입으로도 넉넉한데 구멍가게까지 차렸으니, 이웃 집 구멍가게 손님이 줄어들 것이 아니겠소. 그러니 구멍가게를 치워버리든지 아니면 몇 가지 품목만 취급하기로 합시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주님의 가르침에 맞지 않는 삶을 살아서야 되겠소." 아야코는 장사의 이치로는 당치 않은 제의였으나 남편의 뜻을 존중해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자연히 가게에 손님들이 붐비지 않게 되자 그녀는 틈나는 대로 글을 쓰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저들로 부자가 되게 한 '빙점(氷點)'이 된 것입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수의 가르침대로 살려고 하는 남편의 뜻이 이런 일을 이루어 놓았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일은 자신의 처지를 계산한다면 도저히 불가능한 립 서비스(lip service)에 지나지 않게 됩니다. 이웃 사랑은 자신의 처지를 넘어서고 초월해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러한 삶을 살 때 하나님께서 그 손의 행사를 더욱 견고케 하신다는 사실입니다. 

본문 17절입니다. "주 우리 하나님의 은총을 우리에게 임하게 하사 우리 손의 행사를 우리에게 견고케 하소서 우리 손의 행사를 견고케 하소서". 이는 삶의 보람을 위한 기도입니다. 여기의 은총은 '아름다움, 혹은 즐겁게 하는 것' 이란 뜻입니다. 

기자는 행하는 일마다 하나님의 은총 안에서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우리도 손이 무엇을 하든지 그 행사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도록 해달라는 것입니다. 손으로 많은 일을 하지만 다 견고케 되는 일은 아닙니다. 도리어 인생을 허물어트리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모세는 남은 날들이 그렇지 않은 삶이 되도록 기도합니다. 손의 행사를 견고케 해 달라고 반복해서 구합니다.  여기의 견고케 해달라는 것은 헛되지 않게 해 달라는 뜻입니다.  

어느 백발의 노인이 인생을 다 경험한 후, 인생의 시간이 얼마나 귀중한가를 청년들에게 이렇게 훈계했다고 합니다. "내가 울고 있던 어린 시절에는 시간이 마치 기어가는 것처럼 천천히 지나갔다. 내가 꿈을 꾸고 이야기하던 청년 시절에는 시간이 빠른 걸음처럼 지나갔다. 내가 완전히 성인이 되었을 때는 시간이 마치 뛰어가는 것처럼 지나갔다. 내가 장년이 되어 능력을 과시할 자리에서 활동을 시작했을 때 시간은 마치 구름처럼 날아가 버렸다. 내 머리가 흰색으로 변하여 노인이 된 지금엔, 시간은 이미 나에게서 지나가 버린 것을 알았다." 

세월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부디 남은 날들을 위하여 계수하는 지혜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남은 날들을 참된 만족으로 기쁘게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남은 날들 속에 보람 있는 일을 행함으로 하나님의 견고케 하시는 은총을 입는 복된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김광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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