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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소서 (눅 17:5~10, 막 9: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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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소서 (눅 17:5~10,  막 9:20~24)


오늘 말씀의 시작은 사도들이 예수님께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소서'라고 말씀드리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예수님께서 두 가지 말씀을 하셨습니다. 
     
첫째는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을 말씀하셨습니다. 믿음을 더해 달라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왜 하필이면 가장 작은 겨자씨에다 믿음을 비유하셨을까요. 우리들도 흔히 그런 말을 쓰듯이 보통 '큰 믿음' '놀라운 믿음'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예수님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을 말씀하셨습니다.   
     
겨자씨 한 알 만한 믿음만 있어도 뽕나무에게 뿌리가 뽑혀 바다에 심기어져라 하여도 순종하여 그 일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믿음은 작아도 그 속에 생명이 들어있는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믿음은 그 겉모양의 크기에 달린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겨있는 참 생명에 달려 있는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경력이나, 직분이나, 믿어 온 세월이나, 심지어 성경지식이나, 그러한 겉모양이 생명은 아닙니다. 그것은 생명을 담는 그릇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생명 그 자체가 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비록 겉모양이 겨자씨 같이 작아도 그 속에 생명이 들어있으면 뽕나무를 뽑아 바다에 심기우게 하는 능력이 나온다는 말씀입니다.  
     
두 번째는 종들이 밭에 가서 하루 종일 일한 후에 돌아와서 오히려 주인의 식사를 만들어 차려 드리는 충성스런 종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믿음 안에는 신비도 있고, 능력도 있고, 기적도 있지만 충성스런 헌신이 믿음인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그것도 단순히 헌신하는 것만이 아니라 겸손한 헌신을 말씀하셨습니다. 종들이 그렇게 하루 종일 밖에서 일했음에도 들어와서 주인의 저녁상을 차리고,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것을 한 것뿐이라고 말한다는 것입니다.

   명한 대로 하였다고 종에게 감사하겠느냐
   이와 같이 너희도 명령 받은 것을 다 행한 후에 이르기를 우리를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 할지니라. 17:9-10

믿음의 근본은 하나님의 내려주신 은혜를 깨달아 알고, 그 은혜에 감사하면서 사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실된 믿음의 사람은 항상 충성스러운 헌신자의 모습이 되고, 더더구나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고백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도 요한이 본 가장 아름다운 하나님 나라의 장면 -
하나님께서 앉으신 의자 둘레에 이십사 장로들이 흰옷을 입고 머리에는 금관을 쓰고 앉아있는 장면을 보았습니다(요한계시록4:4-11). 그들은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하며 찬송하는 하늘 찬송에 화답하여 '주께서 영광을 받으시는 것이 마땅하십니다'고 찬송합니다. 찬송하는 중에 그 이십사 장로들은 상급으로 받은 머리의 금관을 벗어서 주님께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왜 이십사 장로들은 자신들에게 주신 상급인 면류관을 벗어서 주님께 드리는 것일까요? 
'주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에 비하면 저희들이 한 일이라곤 티끌만도 못합니다'는 고백 때문입니다. 
우리 찬송가에도 수없이 나옵니다.

   거룩 거룩 거룩 주의 보좌 앞에 모든 성도 면류관을 벗어 드리네.... 8장
   면류관 벗어서 주 앞에 드리세 저 천사 기쁜 노래가 온 땅에 퍼지네 .....25장
   찬양하라 복되신 구세주 예수, 면류관을 주 앞에 드리세... 31장
   주 예수 이름 높이어 다 찬송하여라. 금면류관을 드려서 만유의 주 찬양...36장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 이것이 참 믿음의 사람의 고백입니다. 이런 믿음으로 이십사 장로들이 자신의 면류관을 벗어서 주님께 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소서' 라고 구한 제자들에게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겨자씨 한 알 만한 믿음, 진실된 종의 헌신, 그것이 믿음이요, 그것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귀신들려 물불 가리지 않고 뛰는 자기의 아들을 데리고 와서 예수님께 고쳐주기를 구합니다. 아이의 아버지가 예수께 와서 엎드리어 아뢰었습니다. '무엇을 하실 수 있거든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도와주옵소서.' 그 때에 주님께서 이 사람에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  마가복음 9:23
깜짝 놀라서 그 아버지가 고백합니다. 

   '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 마가복음 9:24

오늘 본문에 나오는 제자들의 고백과 닮았습니다.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소서',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 
     
저는 이 말씀을 읽을 때마다 가슴이 저려옵니다. 마치 저의 기도처럼 들려옵니다. 하나님을 향한 제 가슴에 울림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가슴이 저려옵니다. 주여, 이것이 저의 고백입니다. 이것이 저의 기도입니다. 제자들의 고백도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소서'
     
믿음의 고백은 항상 분명해야 합니다. '내가 믿나이다!' 이것입니다. 알고 믿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으로 아는 것입니다. 아는 것은 믿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이미 지식이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하나님을 향하여 '내가 믿습니다!'고 고백해야 합니다. 예수님을 향하여 '주님, 제가 믿습니다!'고 고백해야 합니다. 그럴 때에 없던 믿음도 생겨 나는 것입니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  로마서1:17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는 것입니다. 의인은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믿음 생활하면서도 항상 두 마음을 품고 이럴까 저럴까,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갈까--식으로 망설이고, 의심하고, 오락가락 하는 것은 어리석은 삶의 모습입니다. 믿음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요, 능력의 사람이요, 믿음의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내가 믿나이다!'고 분명하게 고백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아이의 아버지의 두 개의 고백을 눈여겨보게 됩니다. 
   '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

'믿습니다!'라고 했으면서, 믿음 없는 것을 도와달라는 것이 무슨 말입니까. 앞뒤가 안 맞아보입니다. 그러나 이 고백이야말로 진실한 자신의 고백입니다. '믿습니다!' 하였지만 스스로를 돌아보면 내 믿음이 시원치 않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이 아이의 아버지가 이렇게 다시 고백하게 된 것입니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
     
그렇습니다. 우리들의 믿음도 그러합니다. 아무리 믿음이 좋은 사람, 확신에 찬 사람도 삶의 현장에서 항상 부족함을 느끼게 됩니다. 받은 은혜만큼 세상을 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결심만큼 행하지 못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밀려오는 세파에 힘겨워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삶의 현장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고백--그것이 바로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입니다.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백건우'라는 피아니스트가 TV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좋은 연주자는 두 가지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첫째는 자신감이고, 둘째는 겸손함이다'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그 연주를 잘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또 아직도 부족하다는 겸손함으로 연주에 임할 때 좋은 연주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믿음이야말로 이 두 고백이 동시에 있어야 합니다. 은혜의 자리에서 우리는 '주여 내가 믿습니다!'고 고백하게 됩니다. 동시에 삶의 자리에서 우리가 부족을 느낄 때마다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면서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라고 고백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소서' 하고 구했던 제자들에게 '작아도 생명을 담은 겨자씨 한 알의 믿음, 충성스럽고 겸손한 종의 믿음을 가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의 말씀을 들을 때마다 '믿습니다!'의 고백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삶의 현장으로 나아가 생활의 복잡한 현실과 맞부딛칠 때마다 '주여, 저에게 믿음을 더하소서. 저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 고백하는 여러분이 되시기 바랍니다. 그 믿음이 날마다 우리를 새롭게 하는 능력이 될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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