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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져주는 지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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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명진 목사(수원중앙침례교회)

나의 아버지는 문경,작은 시골교회의 주일학교 부장 선생님이셨기 때문에 종종 재미있는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했다. 그럴 때마다 우리 4남매는 너무너무 신나고 즐거웠다.

아버지는 가끔 어린 나에게 한판 승부의 씨름을 도전해 오시곤 했다. 부자지간에 서로 붙잡고 밀고 잡아당기는 말도 안 되는 겨루기 한판승의 경기가 진행되었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언제나 어린 내가 거인 같은 아버지를 쓰러뜨려 경기 때마다 승리했다는 것이다. 나는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고,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시면서 아버지는 껄껄 웃으셨다. 아버지는 참으로 놀라운 인생 게임 운영을 하신 것이다.

나는 그런 아버지를 마음속 깊이 존경하고 따르면서 감사하게 되었다. 아버지는 자녀가 기죽지 않고 매사에 용기를 갖고 씩씩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시는 것이다. 나는 여기에 놀라운 지도력의 비밀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져주는 지도력’의 위대함이다. 보편적으로 지도자는 약한 사람들을 지배하고,호령하며 통치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지도자에게는 정직함으로 신뢰감을 주고 강한 힘과 문제해결 능력을 가지므로 낙망하고 좌절한 사람들에게 격려와 용기를 갖도록 하며 소망이 없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꿈을 갖게 해야 한다. 또 일하고자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창조적인 삶의 터전에서 인류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도록 비전을 제시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게 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다. 지도자가 아무리 선한 의도를 가지고 있더라도 사람들과 일하다보면 불평 불만이 발생되고 인간 관계의 문제가 생겨 상처받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깊이 상처받은 사람들을 이기려해서는 절대 안 되며 따르는 사람들을 항상 이기려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지도자에게 있어서 그들은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격려와 칭찬의 대상이요 온유한 지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임을 인식해야 한다. 지도자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그들의 욕구와 마음을 헤아려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의 아픔과 슬픔을 이해하고 격려하며 용기를 북돋워주므로 같은 목적지를 향해 행복을 누리면서 함께 전진해야 하는 것이다.

좀 더디고 답답하고 무기력해 보일지 모르지만 때로는 그들에게 승리를 내어 주고 돌아서서 웃을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이기려고만 하지 말고 이제는 여유있게 져주는 리더십의 주인공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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