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발을 씻어주신 예수 그리스도 (요 13:1~11)
-
잡초 - 454
- 0
첨부 1
발을 씻어주신 예수 그리스도 (요 13:1~11)
본문은 예수님께서 붙잡히시기 전 마지막 날에 있었던 한 가지 일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세상을 떠나실 때가 다가왔고 마귀는 벌써 시몬의 아들 가룟 유다의 마음에 예수님을 팔려는 생각을 집어넣었을 때였습니다(본문 1-2절). 이 위험하고 긴박한 때 예수님께서는 너무나 놀랍고 아름다운 행동 한 가지를 제자들에게 보이셨습니다. 그들의 발을 씻어주신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의 사람들은 포장되지 않아 흙먼지 나는 길을 샌들 하나만 신고 다니기가 일수였습니다. 따라서 발이 더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집이든 주인은 자기 집을 찾아온 손님에게 의례 발을 깨끗이 씻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었습니다. 종이 있는 집에서는 손님들의 발을 씻는 일은 당연히 그 종들의 몫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을 예수님께서 친히 하신 것입니다. 제자들의 발을 친히 씻어주신 예수님의 이 행동은 겸손과 섬김의 최고의 본보기로서 많은 사람들에게서 회자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예수님의 그 행동이 갖는 의미는 거기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그 행위를 단지 겸손과 섬김의 본을 보이시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고 만다면 그 행위의 보다 깊고 중요한 의미를 놓치고 마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 보다 깊고 중요한 의미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을 우리는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하신 말씀에서부터 출발하여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베드로와 예수님 사이에 오간 말들을 다시 살펴봅니다.
본문 4-8절을 다시 읽습니다: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이에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그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를 시작하여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니 베드로가 이르되 ‘주여, 주께서 내 발을 씻으시나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하는 것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나 이후에는 알리라.’ 베드로가 이르되 ‘내 발을 절대로 씻지 못하시리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베드로는 자기의 발을 예수님께서 씻어주시는 일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했고, 예수님께서는 그러면 베드로는 당신과 아무 상관이 없을 것이라 말씀하신 것입니다.
여기서 베드로가 한 말은 빌립보 가이사랴 지방에서 있었던 일을 우리에게 생각나게 합니다.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물으셨습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이에 베드로는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16:13-16)라고 대답하여 칭찬을 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때 비로소 당신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제삼일에 살아나야 할 것을 제자들에게 알리셨습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붙들고 항변하여 말하기를 “주여, 그리 마옵소서. 이 일이 결코 주께 미치지 아니하리이다.”(마16:21-22) 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주여, 주께서 내 발을 씻으시나이까? ... 내 발을 절대로 씻지 못하시리이다.” 한 베드로의 말이 빌립보 가이사랴에서의 그의 말과 닮은꼴임을 봅니다. 베드로가 자기의 발을 예수님께서 씻지 못하시게 하겠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과 동일선상에 놓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것은 바로 그의 십자가에서의 대속적 죽음을 예표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발을 씻는 것은 종이 주인에게 하는 일이지 결코 주인이 종에게 해주는 일일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 말도 되지 않는 일을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도 말도 되지 않는 일입니다. 종이 주인을 대신해서 벌을 받거나 죽는 일은 혹 있을 수 있어도 주인이 종 대신 벌 받고나 죽는 일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하나님의 사랑하시는 아들이 죄 많은 사람들을 대신해서 죽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놀라운 일을 행하신 것입니다. 그 완전히 우리의 상식을 뒤집는 구원의 역사를 행하실 것을 예표하는 상징적 행위가 제자들의 발을 씻으신 일이었던 것입니다.
본문 1절 말씀을 의미 있게 읽어야 합니다: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여기서 “끝까지” 사랑하셨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하셨다는 뜻도 될 수 있지만 예수님께서 하실 수 있는 모든 것으로 있는 힘을 다하여 온전히 사랑하셨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십자가에 달리셔서 대신 죽으신 그 역사야말로 “사람을 끝까지 사랑하심”의 표현이고 증거입니다. 이제 죽으시고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된 것을 아신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셔서 마지막으로 하실 그 십자가에서의 대속의 죽음을 암시하신 행위가 바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신 행위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16:24)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친히 제자들의 발을 씻으신 일은 바로 자기를 부인하신 일이고 십자가를 지시려는 그의 뜻을 천명하신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자기 자신이 누군지 몰라서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행하신 것이 아닙니다.
본문 3절을 봅니다: “저녁 먹는 중 예수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자기 손에 맡기신 것과 또 자기가 하나님께로부터 오셨다가 하나님께로 돌아가실 것을 아시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의 손에 모든 것을 맡기셨습니다. 예수님은 만물의 주인이시고 주권자이십니다. 그리고 예수님 자신이 그 사실을 잘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이유가 전혀 없으신 분이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십자가를 지신 것입니다. 자기를 부인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신 이 사건은 오직 요한복음에만 기록되어 있습니다. 다른 세 복음서에는 이 자리에 마지막 유월절 식사 이야기가 대신 나옵니다. 그 기사는 요한복음에는 없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가리킵니까? 요한복음이 전하는 대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신 행위의 의미는 공관복음서들이 전하는 성만찬의 의미와 같다는 것입니다.
요6:53-57에 보면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 살아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시매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같이 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리라.”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 하신 말씀은 바로 본문 8절에서 보는 대로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기를 “내 발을 절대로 씻지 못하시리이다.” 하자 예수님께서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하신 말씀의 뜻인 것입니다.
예수님과 상관이 없다는 것은 하나님의 나라에서 예수님과 함께할 일이 없다는 뜻입니다. 하나님나라에서의 유업이 없다는 것입니다. 하늘나라 잔치에서 주님과 함께 즐길 권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유대인의 관습에서 발을 씻는 것은 집에 들어가 식사자리에 앉기 위해서입니다. 발을 씻지 않고는 식사를 할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일도 식사와의 긴밀한 연관 속에서 일어났습니다.
본문 4-5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그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를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식사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식사는 특별한 식사였습니다. 바로 유월절 식사였던 것입니다. 그 마지막 식사를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바로 세상을 구하기 위한 유월절의 속죄제물인 어린양이심을 가르치시려고 하신 것입니다. 유대인들이 유월절 제물로써 어린양을 잡을 그 시각에 예수님께서는 유대인들에게 잡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일을 미리 보여주시려 하신 것입니다. 곧 함께 나누어 먹을 떡과 포도주가 당신께서 그 십자가에서 찢기실 살과 흘리실 피임을 알게 하려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것은 바로 그 자신의 살과 피로 차려질 구원의 식탁에 제자들을 앉히시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서 만일 예수님에 의해 발 씻김을 받지 않는다면 그 구원의 식탁에 주님과 함께 앉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이 예수님께서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대답하신 말씀의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친히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것은 그들의 죄를 씻어주실 것임을 상징한 행위입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고 식사를 나누신 것은 십자가에서 찢기실 살과 흘리실 피로써 제자들을 하늘나라의 잔치자리에로 부르실 것임을 앞당겨 보여주신 일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부르시며 우리에게 좋은 일을 베푸시는 예수님의 모든 말씀에 우리는 전적인 신뢰와 순종을 드려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깨끗이 씻으시도록 우리의 발을 내놓고 우리의 죄를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구원하시고자 하시는 대로 우리의 생명을 드리고 주님께서 함께 나누시고자 하시는 식탁에 우리의 삶을 온전히 드려야 할 것입니다. (이수영 목사)
본문은 예수님께서 붙잡히시기 전 마지막 날에 있었던 한 가지 일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세상을 떠나실 때가 다가왔고 마귀는 벌써 시몬의 아들 가룟 유다의 마음에 예수님을 팔려는 생각을 집어넣었을 때였습니다(본문 1-2절). 이 위험하고 긴박한 때 예수님께서는 너무나 놀랍고 아름다운 행동 한 가지를 제자들에게 보이셨습니다. 그들의 발을 씻어주신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의 사람들은 포장되지 않아 흙먼지 나는 길을 샌들 하나만 신고 다니기가 일수였습니다. 따라서 발이 더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집이든 주인은 자기 집을 찾아온 손님에게 의례 발을 깨끗이 씻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었습니다. 종이 있는 집에서는 손님들의 발을 씻는 일은 당연히 그 종들의 몫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을 예수님께서 친히 하신 것입니다. 제자들의 발을 친히 씻어주신 예수님의 이 행동은 겸손과 섬김의 최고의 본보기로서 많은 사람들에게서 회자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예수님의 그 행동이 갖는 의미는 거기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그 행위를 단지 겸손과 섬김의 본을 보이시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고 만다면 그 행위의 보다 깊고 중요한 의미를 놓치고 마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 보다 깊고 중요한 의미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을 우리는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하신 말씀에서부터 출발하여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베드로와 예수님 사이에 오간 말들을 다시 살펴봅니다.
본문 4-8절을 다시 읽습니다: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이에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그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를 시작하여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니 베드로가 이르되 ‘주여, 주께서 내 발을 씻으시나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하는 것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나 이후에는 알리라.’ 베드로가 이르되 ‘내 발을 절대로 씻지 못하시리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베드로는 자기의 발을 예수님께서 씻어주시는 일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했고, 예수님께서는 그러면 베드로는 당신과 아무 상관이 없을 것이라 말씀하신 것입니다.
여기서 베드로가 한 말은 빌립보 가이사랴 지방에서 있었던 일을 우리에게 생각나게 합니다.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물으셨습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이에 베드로는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16:13-16)라고 대답하여 칭찬을 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때 비로소 당신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제삼일에 살아나야 할 것을 제자들에게 알리셨습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붙들고 항변하여 말하기를 “주여, 그리 마옵소서. 이 일이 결코 주께 미치지 아니하리이다.”(마16:21-22) 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주여, 주께서 내 발을 씻으시나이까? ... 내 발을 절대로 씻지 못하시리이다.” 한 베드로의 말이 빌립보 가이사랴에서의 그의 말과 닮은꼴임을 봅니다. 베드로가 자기의 발을 예수님께서 씻지 못하시게 하겠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과 동일선상에 놓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것은 바로 그의 십자가에서의 대속적 죽음을 예표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발을 씻는 것은 종이 주인에게 하는 일이지 결코 주인이 종에게 해주는 일일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 말도 되지 않는 일을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도 말도 되지 않는 일입니다. 종이 주인을 대신해서 벌을 받거나 죽는 일은 혹 있을 수 있어도 주인이 종 대신 벌 받고나 죽는 일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하나님의 사랑하시는 아들이 죄 많은 사람들을 대신해서 죽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놀라운 일을 행하신 것입니다. 그 완전히 우리의 상식을 뒤집는 구원의 역사를 행하실 것을 예표하는 상징적 행위가 제자들의 발을 씻으신 일이었던 것입니다.
본문 1절 말씀을 의미 있게 읽어야 합니다: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여기서 “끝까지” 사랑하셨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하셨다는 뜻도 될 수 있지만 예수님께서 하실 수 있는 모든 것으로 있는 힘을 다하여 온전히 사랑하셨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십자가에 달리셔서 대신 죽으신 그 역사야말로 “사람을 끝까지 사랑하심”의 표현이고 증거입니다. 이제 죽으시고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된 것을 아신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셔서 마지막으로 하실 그 십자가에서의 대속의 죽음을 암시하신 행위가 바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신 행위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16:24)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친히 제자들의 발을 씻으신 일은 바로 자기를 부인하신 일이고 십자가를 지시려는 그의 뜻을 천명하신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자기 자신이 누군지 몰라서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행하신 것이 아닙니다.
본문 3절을 봅니다: “저녁 먹는 중 예수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자기 손에 맡기신 것과 또 자기가 하나님께로부터 오셨다가 하나님께로 돌아가실 것을 아시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의 손에 모든 것을 맡기셨습니다. 예수님은 만물의 주인이시고 주권자이십니다. 그리고 예수님 자신이 그 사실을 잘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이유가 전혀 없으신 분이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십자가를 지신 것입니다. 자기를 부인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신 이 사건은 오직 요한복음에만 기록되어 있습니다. 다른 세 복음서에는 이 자리에 마지막 유월절 식사 이야기가 대신 나옵니다. 그 기사는 요한복음에는 없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가리킵니까? 요한복음이 전하는 대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신 행위의 의미는 공관복음서들이 전하는 성만찬의 의미와 같다는 것입니다.
요6:53-57에 보면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 살아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시매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같이 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리라.”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 하신 말씀은 바로 본문 8절에서 보는 대로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기를 “내 발을 절대로 씻지 못하시리이다.” 하자 예수님께서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하신 말씀의 뜻인 것입니다.
예수님과 상관이 없다는 것은 하나님의 나라에서 예수님과 함께할 일이 없다는 뜻입니다. 하나님나라에서의 유업이 없다는 것입니다. 하늘나라 잔치에서 주님과 함께 즐길 권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유대인의 관습에서 발을 씻는 것은 집에 들어가 식사자리에 앉기 위해서입니다. 발을 씻지 않고는 식사를 할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일도 식사와의 긴밀한 연관 속에서 일어났습니다.
본문 4-5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그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를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식사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식사는 특별한 식사였습니다. 바로 유월절 식사였던 것입니다. 그 마지막 식사를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바로 세상을 구하기 위한 유월절의 속죄제물인 어린양이심을 가르치시려고 하신 것입니다. 유대인들이 유월절 제물로써 어린양을 잡을 그 시각에 예수님께서는 유대인들에게 잡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일을 미리 보여주시려 하신 것입니다. 곧 함께 나누어 먹을 떡과 포도주가 당신께서 그 십자가에서 찢기실 살과 흘리실 피임을 알게 하려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것은 바로 그 자신의 살과 피로 차려질 구원의 식탁에 제자들을 앉히시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서 만일 예수님에 의해 발 씻김을 받지 않는다면 그 구원의 식탁에 주님과 함께 앉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이 예수님께서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대답하신 말씀의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친히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것은 그들의 죄를 씻어주실 것임을 상징한 행위입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고 식사를 나누신 것은 십자가에서 찢기실 살과 흘리실 피로써 제자들을 하늘나라의 잔치자리에로 부르실 것임을 앞당겨 보여주신 일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부르시며 우리에게 좋은 일을 베푸시는 예수님의 모든 말씀에 우리는 전적인 신뢰와 순종을 드려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깨끗이 씻으시도록 우리의 발을 내놓고 우리의 죄를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구원하시고자 하시는 대로 우리의 생명을 드리고 주님께서 함께 나누시고자 하시는 식탁에 우리의 삶을 온전히 드려야 할 것입니다. (이수영 목사)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